[음악추천] N.EX.T - The Power
2013.12.12 23:21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시는지요? 그냥 뉴비도 아니고 그냥 커뮤니티 하나를 깨러 온 무뢰한이 깽판을 친 기분 더러운 날 아니냐구요? 사실 그 말도 맞긴 맞는데 역사를 한 번 떠올려 보십시오. 오늘은 12월 12일. 쉽게 쓰면 12.12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12.12 군사 쿠데타, 통칭 12.12 사태가 벌어진 날입니다.
12.12 군사 쿠데타가 뭔지 모르는 10대분이라면 일단 저는 좀 한숨좀 쉬고... 일단 아래 링크를 읽어보시면 됩니다. 전두환이라는 군인이 자기 상급자를 멋대로 체포하고 자기가 군권을 쥔 쿠데타 사건입니다. 이걸로 대머리표 전두환은 오공제약 사장 자리를 예약해 놓습니다. 그 이후 5월까지 서울의 봄이라는 민주화 운동이 있었고, 그것의 마지막을 찍은 것이 5.18 민주화 항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5.18은 전대머리가 미리 찍어 놓은 희생양이었으며, 확실한 자신감을 얻은 것은 5월 15일의 서울역 회군 사건입니다. 참고로 이 서울역 회군으로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 열기가 식어버렸고(참고로 시위를 포기하고 회군을 결정한 가장 윗선이 지금 새누리당에서 애국국회의원인양 떠들어대는 심재철이라는 넘입니다. 그리고 이걸 반대한 사람이 이해찬과 신계륜입니다.), 며칠 뒤 광주의 비극이 벌어집니다.
http://ko.wikipedia.org/wiki/12%C2%B712_%EA%B5%B0%EC%82%AC_%EB%B0%98%EB%9E%80
The Power는 N.EX.T 사상 가장 많이 돈을 쳐발랐다는 4집, 그것도 라젠카 OST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그 4집의 타이틀곡도 아닌 넘입니다. 주력곡이 아니기에 보통은 그냥 라젠카의 악역인 모노스타 장군의 테마곡 정도로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곡은 N.EX.T 4집 가운데 가장 정치적인 곡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애니메이션의 특정 캐릭터의 테마곡이 아닌 바로 '전두환' 그 자체를 모티브로 만든 곡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뮤직비디오에서 광주항쟁 당시의 영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전두환이라는 역사의 반란자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에 어떠한 심정이었을지 대입해보면 재미있습니다. 힘과 권력, 폭력을 추구하는 강자의 심리와 논리, 그리고 쿠데타라는 무력 행위를 벌이면 되돌릴 수 없다는 나름대로의 비장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결과는 개인에게는 영예와 돈(아들들의 부가 자신들만의 능력이었다고 믿는 분은 없겠죠?)이었지만 그 영예와 돈은 광주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피로 사들인 것에 불과합니다. 권력을 자기의 이익과 명예만을 위해 쓰려는 인간은 남의 처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한겨울에 물대포를 태연히 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에는 숨고 외국에 놀러나 다니며 자기와 자기 아버지에게 뭐라고 하면 죽일듯이 달려드는 영애님의 세상처럼 말입니다.
추신: 다음 음악 추천은 역시 N.EX.T의 곡 가운데 가장 돈을 안쓴 5집에서 역시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곡 하나를 올릴 예정입니다.
코멘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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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주부용사
12.12 23:46
저도 저앨범 샀어요 ^_^ -
해색주
12.13 00:51
예전에 이거 앨범 사면 넥스트 브로마이드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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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권덕분에, 신해철이 쓴 곡중 가장 정치적은 곡은 "70년대에 바침" 이 되버린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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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앨범을 비롯..넥스트 앨범은 다 있는데.. 간만에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해철옹은 요즘 머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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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12.13 20:13
넥스트는 음악성에 비해 약간 저평가 받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근데, 그 핵심이 신해철 보컬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ㅎㅎ 저도 넥스트를 대단한 그룹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시의 래젼드 급 그룹들의 보컬리스트들은 지금 들으면 오히려 "우와... 이렇게 잘 불렀었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신해철은 반대로... "엥... - _ -;; 이렇게 불렀었나?" 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ㅎㅎ
그래도 대단한 그룹인 건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