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자다 깨서 쓴 글

2014.01.19 01:30

jubilee 조회:1664 추천:1

오늘 '에드워드 툴리안의 신기한 여행'이라는 책을 서점에서 읽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를 정주행(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것을 말함)하다가 그 안에서 등장하는 동화책이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검색해보니 근처 도서관에는 없어서 중심가 서점에 가서 찾아보았다.

우리에게는 동화는 모두 아름다워야 한다는 환상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이대왕'같은 책이 낯설었던 것처럼 이 책도 처음에는 낯설었다. 동화(액자소설같은 액자동화다)속에 나오는 공주가 흑돼지로 왜 변해야 했는지 왜 요리사에게 죽어야 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는 점에서 부조리 동화(?)라는 이름을 붙여야 할지도 모른다.(우리 인생도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부조리 동화인지도 모른다.)

에드워드 툴리안의 여행은 끝날 것 같으면서도 끝나지 않았고, 그는 죽을 것(인형에게 죽음이 있다면) 같으면서도 죽지 않았다. 그가 겪은 시련의 끝이 재회였기에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여전히 슬픔이 남아있는 이유는 그가 만난 사람들이 하나같이 뭔가를 잃어버린 병든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동화는 아름답지 않지만 아름답다. 마치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처럼. 비참하고 잔혹하지만 그대로 끝나지는 않는다. 우리 속의 어두움을 여과없이 드러냄으로 불편함을 주지만, 어쩌면 현실에는 더 비참함이 있을 수 있다고 보면 그리 무자비하지 않은 편이다. 에드워드 툴리안은 자기를 인형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했다. 그를 인격체로 받아들인 것은 부랑자 '불'이었다. (사회적으로는 낙오자였지만 누구보다도 에드워드를 아껴줬다. )

이 책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이유는 천송이의 추락이 끝날거라는 암시이기도 하다. 그렇게 많은 사랑을 연기하면서도 사랑이라는 것을 몰랐던 배우가 사랑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을 말하자면, 이 잔혹한 현실의 세계에서도 마음을 열고 사랑을 기다릴 때, 사랑의 결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별그대의 천송이가 말한 그 대사를 읊조리는 것이다. 마음을 열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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