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흡연... 금연...

2014.01.26 16:11

노랑잠수함 조회:5941

제가 처음 담배를 피운 게...

중학교 2학년인가 3학년인가 그랬습니다.

새로 이사간 동네에 초등학교 동창 여학생이 살고 있었는데, 그 친구 덕분(?)에 흡연의 세계에 입문했죠.

(그 친구가 아니었어도 호기심많은 제 성격상 담배를 피우긴 했을 겁니다.)

 

그 이후로 쭈욱...

군 시절에는 하루에 네 갑 이상도 피웠었고...

요즘은 하루 평균 한 갑 정도...

 

삼 년 전쯤, 금연을 시도했다가 안면마비(구안와사)가 왔습니다.

병원에 다녀도 안 나았는데, 술자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이틀만에 나았습니다. ㅠㅠ

 

그 이후로 쭉 피웠는데 말이죠.

이 담배 냄새는 참 어쩔 수 없더라고요.

게다가 살사댄스를 배우다 보니, 살세라(살사 추는 여성) 분들과 몸을 부대끼게 되는데, 담배냄새 때문에 구박을 받게 되니...

춤도 잘 추지 못하는데 담배냄새로 구박받는 것도 짜증나고...

 

전 생각보다 꽤 심한 골초였더라고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담배를 물어야 하고, 뭔가 먹고 나면 꼭 물어야 하고, 한 시간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고...

 

금년 초, 우연히 전자담배를 피우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해봤지만 그 땐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술 발전인지 모르지만,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일단 가장 저렴하게 한 세트 구입했습니다. 예전에 사둔 것 중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건 재활용하고... 뭐 그렇게 말이죠.

그다지 어렵지 않게 담배를 줄이게 되네요.

요즘엔 하루에 두 세 개피 정도 피웁니다.

 

딱 끊을 생각도 했습니다만, 그렇게 하다가 전처럼 실패하느니 천천히 줄이면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에서는 딱 끊는 게 더 낫다, 너처럼 하다가 다시 피운다, 전자담배에 돈 쓸 바에야 그냥 피워라... 라고들 합니다만...

 

아직은... 자극적인 음식을 먹게 되면 연초담배를 피웁니다.

그리고 잠들기 직전에는 연초담배를 피웁니다.

 

문제는 전자담배가 꽤 돈이 많이 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일단 액상을 구입하는 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보니 액상을 직접 만들어도 된다고 하더군요.

옥션을 뒤져서 액상 재료를 사서 만들었습니다. 니코틴 액상은 인터넷 주문이 되지 않아서 무니코틴으로 일단 만들었고...

이걸 니코틴이 포함된, 기존에 사둔 액상과 섞어서 사용합니다.

니코틴 함유량은 줄었을텐데, 오히려 느낌은 더 좋더라고요.

2만원 정도 주고 구입한 액상재료만으로 대략 1년치 사용할 액상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검색을 해보니...

전자담배를 DIY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아마 이런 느낌일 겁니다.

남자들은 무언가 뚝딱거리며 만들고 그 결과를 보며 만족을 얻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전자담배가 그런 분위기로 가는 것 같아요.

 

일단 담배 피우는 행위는 유지되고, 연초담배는 끊고...

기본액상과 맛내는 원료 섞어서 내 입맛에 맞는 액상을 만들어내는 재미도 있고 말이죠.

 

게다가 아날로그 모드라고 해서, 아예 전자담배 기기 자체를 어느 정도 DIY할 수 있고 디자인도 다양하게 커스텀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작업이더라고요.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연초담배를 멀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연초담배 피우고 싶다는 욕구가 별로 일지 않으니 말이죠.

 

더불어 살사댄스를 추면서 살세라 분들께 담배 냄새때문에 구박받지 않는 것도 좋네요.

 

그리고 이건 정확한 건 아닙니다만, 손발이 따뜻해요.

제가 원래 손발이 꽤 찬 편인데, 요즘 들어 손발이 별로 차지 않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전자담배 시작하고, 연초담배를 확 줄인 다음부터인 것 같은데...

 

걱정되는 건...

제가 뭔가 재미있다고 느끼면 한동안 거기에 빠져서 사는 성격인데...

전자담배 기기 DIY하는 재미에 빠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전자담배 한다는 걸 알게된 주변 분들이 그런 말을 종종 합니다.

"전자담배, 그것도 몸에 안 좋대."

당연히 안 좋겠죠. 더구나 지금은 니코틴이 포함된 액상을 이용하고 있으니 니코틴이 주는 피해는 고스란히 받겠죠.

그런데 연초담배 보다 더 나쁠 거야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더불어 냄새 나지 않는다는 게 참 좋고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금년에는 연초담배를 보낼 생각입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764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1476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6406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52700
23123 가구가 원목일때.... [9] Electra 01.27 1408
» 흡연... 금연... [31] 노랑잠수함 01.26 5941
23121 아무리 아까워도..;; 이건 아닌듯; [21] MyStyle폐인 01.26 2051
23120 두머리 사이트에서 구입한 키보드가 왔습니다. [5] file 스파르타 01.26 2065
23119 카드 개인정보 제3자 유출에 놀란 가슴 [28] file 푸른솔 01.25 4621
23118 겨울이니 따뜻한 차 한잔을... ^^; [32] file Alphonse 01.25 1947
23117 지름을 결심했습니다. 84.8㎡ 아파트 [13] 성하니 01.25 2358
23116 이번엔 이웃을 잘 만나길 ... [7] 즐거운하루 01.25 1790
23115 음 저도 가지고 싶은 물품... 스파르타 01.25 1549
23114 팔자에도 없는 다운그레이드(?)를 해버렸습니다. [13] iris 01.24 2910
23113 이야 지갑 잃어버릴 뻔 햿네요. [4] file matsal 01.24 2387
23112 백수 탈출 하면 갖고 싶은 리스트 [22] 전설의주부용사 01.24 5442
23111 중국 스마트폰 회사들이 MIUI 포팅한게 아니었네요. 星夜舞人 01.24 2726
23110 건강검진상 혈관계가 안 좋으신 분들께. [10] 김강욱 01.24 1976
23109 결국... 지르고 말았습니다. [12] file 태블릿포 01.24 2111
23108 서버가 불타고 있어요~ [8] file 토토사랑 01.24 1937
23107 어금니 인레이 안에 충치가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1] SON 01.24 2097
23106 으헝헝헝 멍청하면 고생한다더니OTL [6] file 스파르타 01.24 1983
23105 각자 근무했던 부대 한 번 신고해 볼까요? [90] 푸른솔 01.23 4933
23104 아~~~ [4] file 인포넷 01.23 1390

오늘:
4,101
어제:
11,781
전체:
16,931,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