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처자
2014.04.09 23:43
옆자리에 후드를 뒤집어 쓴채, 얼굴이 빨개져서 자는 어린 처자가 있었습니다. 핸드폰으로 블로그 답글 달고 있는데, 이 처자가 제 어깨에 기대서 자는군요. 얼굴은 발그레 해서 술냄새도 나고 말이죠. 옆은 딱봐도 대학생, 저는 일에 찌는 회사원이죠. 앞에 있던 아저씨가 불쾌하게 저를 쳐다 보더군요. 그렇다고 머리를 밀 수도 없고 해서 그냥 뒀습니다.
내릴때 살짝 빠져나왔습니다. 그 학생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회사 분위기는 흉흉하고, 일은 넘쳐 나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이 처자를 보니 아내가 떠오릅니다. 4살 연상에 거만한 파평윤씨 장녀인 우리 아가씨랑 데이트 할때도 이랬는데 생각이 들더군요. 어제는 적년 여행 사진 봤는데 두 달에 한번씩 여행을 다녔더군요. 맏이는 최근 사진에서야 웃는 모습이 나오더군요. 회사 사정이 안좋아서 휴가 쓰기도 어렵고, 이래저래 갑갑하네요. 아이들도 모두 자기 일정이 있구요.
5월까지 절약해서 동해안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작년에는 여행을 다녀와서 몸이 골골했지만 마음은 참 풍요로왔네요. 올해도 좀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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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4.10 00:02
마음도 풍요로운 삶 되시길.. -
최강산왕
04.10 00:48
앞자리에 앉으신 분이 많이 부러웠나보네요.
저도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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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 오늘 옆에 앉은 처자는 저랑 전공도 같은 걸 보고 있더군요. 대학원 신입생이세요? 라고 물어보려다 피곤해서 말았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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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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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4.10 05:30
뭐 사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챙겨서 많이 다니시는 편이네요. 저는 뭐 거의 연중행사 비스무리해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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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04.10 09:06
저도 월욜마다 시체처럼 지내긴 하지만 애들이랑 주말마다 가까운데라도 나들이를 다녀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몸은 힘들어도 애들로부터 느끼는 즐거움을 포기할수 없네요^^ -
대머리아자씨
04.10 10:32
수능만 끝나기 바라는 고3학부모에게는 아무런 생각도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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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4.10 12:40
부럽네요...
두달마다 여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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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면 큰 차 새로 사셔서 열심히 다니실 때겠네요.
해색주님의 이런 글 볼 때마다..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고.. (엇? 당연한 건가..) 그냥 막 사는 게 조금은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세금은 제법 잘 내고 있어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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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4.10 23:15
제목에 비해 덧글 수가 적어요 ㅎㅎ -
인증 사진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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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4.11 21:20
젊은 처자 사진 잘못 찍으면 큰일나죠. 그냥 옛추억 생각 난 것만으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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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4.11 12:59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