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프네요.

2014.04.19 04:50

노랑잠수함 조회:899

저는 매일 밤, 딸에게 편지를 씁니다.
삼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편지를 써왔습니다.
매일 쓰는 편지의 마지막은 항상 같은 말로 인사를 했습니다.
"잘 자. 언제나 사랑하는 아빠가"

수요일, 편지를 쓰면서 저 인삿말을 쓰기가 참 망설여지더군요....
모래알 씹히듯 서걱거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제, 목요일...
이렇게 썼습니다.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자. 아빠가"

오늘, 금요일...
이렇게 썼습니다.
"이만 자자. 아빠가"

자식들의 생사를 걱정하며 뜬눈으로 며칠을 꼬박 새며 퉁퉁 부은 눈으로 간절하게 바다를 바라보는 엄마 아빠들의 모습을 보며...
내새끼한테 "잘 자라. 사랑한다." 이 말 하는 것조차 죄송스럽습니다.

언제쯤이면...
다시 예전처럼 웃을 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저는...
"잘 자. 언제나 사랑하는 아빠가"라는...
이 한없이 쉽고 평범한 밤인사를...
늘 하듯 그렇게 툭 던질 수 있을까요?

천백여통이 넘는 편지를 쓰면서...
이런 미안함, 이런 걱정, 이런 슬픔을 느끼기는 처음입니다.

얘들아...
이제 그만 나오렴.
그 차가운 바닷물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되잖아?
학교로, 교실로...
따뜻한 너희들의 집으로 돌아가야지.

울컥울컥...
목젖이 아파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22003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47478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61302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83447
23704 섬나라님의 글을 읽고 쓰는 저의 회사 관련 인생 스토리 [17] jubilee 04.22 896
23703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어요... [7] 인포넷 04.22 871
23702 [번개] 내일 23일. 수. 19시. 장소. [24] 맑은하늘 04.22 868
23701 사랑인가 장사인가. [3] 만파식적 04.22 859
23700 ireadygo사의 Much I5 3일간 사용 후 느낀 점 [3] 돈돈돈까스 04.22 2778
23699 사직서를 냈습니다.. [26] 섬나라 04.22 949
23698 세월호. 글 올리는 것을 좀 삼가해 주세요. [10] 왕초보 04.22 860
23697 종편을 챙겨보게 될줄은 몰랐네요. [7] 만파식적 04.21 798
23696 홍콩전자전 및 China Sourcing Fair에서 받은 기념품들 어떻게 처리할까요?? [6] 星夜舞人 04.21 917
23695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세상을 향하여..--; [5] darkness 04.21 858
23694 무섭네요... [9] file IRON 04.21 1063
23693 오늘부터 정리해야 하는데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네요. [3] 星夜舞人 04.21 820
23692 이게 바로 진정한 은신잠입입니디. [1] file RuBisCO 04.21 1151
23691 일어나 보니 밤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네요... [11] 윤발이 04.20 1183
23690 4.19 민주혁명 54주년 입니다. [5] Mongster 04.19 881
23689 펌/ 세월호..팽목항 다녀온 이의 ..팽목항 현재 이야기 [12] 맑은하늘 04.19 1962
23688 펌/ 팽목항의 현실..세월호 ..대한민국은 존재하는걸까요 ? [3] 맑은하늘 04.19 863
» 아프네요. [1] 노랑잠수함 04.19 899
23686 생일인데, 참 슬픈 하루입니다. [7] 해색주 04.18 2245
23685 시국도 어수선한데, 제 방도 어수선 합니다. iStpik 04.18 860

오늘:
5,849
어제:
14,993
전체:
18,704,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