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험해본 불나면 위험한 이유 2가지
2014.05.30 15:54
요즘은 사고로 조용한 날이 없는것 같군요
조금오래되었지만 제가 화재현장에 두번이나 있었었는데 그때 아찔했던 경험을 돌이켜보면
비경험자들의 상상만으로 예측하는 실제와는 너무 다르다는걸 느낍니다
먼저 실내화재의 경우에 유독가스가 얼마나 독한지 실감을 못하는게 가장 문제입니다
한모금만 들이마셔도 기절할정도의 강력한 유독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불이 덜 번진 상태에서 입구에서
가까운곳의 물건을 좀 꺼내볼려고 살짝 몇미터를 들어 갔다가 먹은거 토하면서 기어 나왔습니다 @.@
유독가스가 얼마나 독했냐하면 군대에서 경험한 화생방 가스의 수십배는 되는거 같았습니다 눈은 전혀 안보이고(너무 따가워서)
위장은 그냥 뒤집히더군요 두어번 숨쉬다가 기어서 입구로 기어서 나왔습니다
두번째는 화재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모르더군요
군대현역시절에 산불을 진압하러 갔었는데 불길이 너무커서 멀리 떨어진곳에서 큰불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거리는 멀었지만 워낙 큰산불이라 열기가 뜨끈뜨끈한게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늦가을 쌀쌀한 날씨)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바뀌면서 우리쪽으로 열기가 확날아오는데 너무 뜨거워서 급히 뒤돌아서서 피했는데
제 눈썹이 몽땅 타버렸습니다 ㅠ.ㅜ 늦게 피한 고참은 볼에 화상을 입었고 결국 부대원 전원 산아래로 대피했습니다
도망을 다니다시피 달리는데 어떤 산소주변에서 불길이 바람에 확!살아나면서 1초도 안되는시간에 엄청나게 큰불로 변했는데
얼굴을 야상으로 가리고 도망가는데 정말 죽을 정도로 온몸이 뜨거웠습니다
불나면 난 절대 안죽을꺼 같지만 현실은 유독가스로 몇걸음 못가고 쓰러집니다
그다음 엄청난 열기에 기도가 화상을 입어서 쓰러집니다
예전에 방화벨이 오작동했을때 모두가 눈치를 볼때 저는 혼자 달렸습니다 일단 밖으로 얼마나 빨리나오느냐가 중요합니다
연기를 마시면서 나올수있다고 절대 생각하지 마세요 정말 강력한 유독성입니다
연기를 마시면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시고 뛰어야 합니다
열기는 내가 실신하면 찾아옵니다
불..정말 무섭습니다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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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5.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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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05.30 17:28
얼마전에 미용실에서 불 난거 목전에서 보고는 유독가스에 대해서 실감했습니다. 검은색 연기가 엄청나게 나오는데 그냥 봐도 유독해보이더군요.
(소방서에 전화한지 10분만에 와서 진압했지만 이미 그 가게는 많이 탔습니다)
그때 본 바로는 불이 나면
신고 & 초기진압 -> 소방서 -> 진압 이후 -> 경찰&도시가스 등등 순서로 현장에서 와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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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05.30 17:59
글을 보니 실감이 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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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실 잘 모르던 사실이었습니다. 더 조심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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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통
05.30 22:50
확 와닿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나 해서 대피요령을 보니, 크게 비가 오거나 홍수 위험이 예상될 때는 건물 안으로 피하고... 이걸 제외하면 (지진이나 화재나 기타등등의 안전사고에는) 무조건 건물밖으로 나가야겠더군요. 덧붙여 119 신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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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셨다니 기쁘네요 ^^ 그래도 화재현장에서 써먹을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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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5.31 00:20
참 좋은 글입니다. 평생 아무도 확인할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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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5.31 01:42
타바스코님의 경험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제 경험을 적어보겠습니다.
정확한 연도는 뭐 잘 모르겠으나... 여튼 잠실1단지 옛날 주공아파트 전세 시절입니다.
저는 꼭대기 층이었구요. 정확하진 않으나 여튼 아랫 층에서 새벽 한시에 불이 났습니다. 원인은 콘센트 발화였구요.
화학약품 같은 유독 물질이 타는 것은 아니었으나, 여튼 일반적인 아파트 내부 굉장히 작은 평수가 홀라당 탄 화재 사건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연기의 질식.... 장난아니었습니다. 당시 동거인이었던 큰 누님께서 저를 깨우고 현관문을 열고 계단을 통해 탈출했고, 약 1분 차로 제가 나가려는데 시커먼 연기가 Abyss 물기둥 같이 뭉클뭉클 집안으로 들어오더군요.
그 연기를 1회 호흡하자마자 목이 콱 막히면서
'아~ 이렇게 죽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얼마전 어딘가의 들은 내용이 있어, 옆 욕실의 수건으로 물을 축여 입을 가리니 한결 호흡이 좋아졌습니다.
2~3 층인가를 내려가니 연기 자욱한 공간을 통과할 수 있었고, 결국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해당 화재는 그 집만 피해를 입었고, 조기 진화되어, 새벽3시경 집으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뭐... 물론... OTL 제가 현관 문을 열어 놓았고, 베란다 문도 열려 있어, 대부분의 검은 연기가 우리 집을 통해
배출된 관계로 우리 집만 그으름과 재 덩어리로 엉망이 되었다는건 .... (보험으로 보상은 이후에 받았지만..)
화재... 쉽게 볼 문제가 절대 아닙니다. 질식...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상상황이 되면, 타바스코님 말씀대로 일단 튀어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하네요.
"대한민국에서는 비상시에는 일단 튀어야 산다" 는 씁쓸한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