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안녕하십니까? 냉소입니다.

 

이제 모든 상황이 원만히 수습되었고, 평온을 되찾아가는 과정에 이런 게시물을 과연 올리는 것이 모양새가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사실상 이런 생각을 하게 된데 있어서 이번 일이 어느 정도의 기폭제는

되었으되, 그에 완전히 종속되어 시작된 생각은 아닌 바에야  인사 정도는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줄 메모에 할까..하는 고민은 했었습니다.)  게다가 탈퇴하시는 분들이 급증하여 분위기상 좀 고민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본격적으로 인터넷환경을 접하고, 동호회 활동을 하고, 이를 하나의 사회활동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은 대략 93~4년

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하이텔과 천리안에서 참 열심히도 활동했더랬습니다.  컴퓨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것도,

몇몇 스포츠에 광적으로 빠져들게 된 것도, 그리고, 단순/무식/과격한 공돌이에게 어떤 문학적인 소양에 대한 자극을 준

것도 넷 상의 활동들이었습니다.

 

이후 환경이 웹으로 옮겨가면서 참 많은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실제로 KPUG의 옆/옆옆/옆옆옆/옆옆옆옆 동네들로 지칭되는 곳에서도 활동을 했었고요.

 

그러다 일상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면서 서서히 활동이 줄어들기도 하였고, 저도 모르는 사이의 웹에서의 인격과 실제

저의 인격의 괴리를 느끼고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었고, 그리고 웹상의 커뮤니티에서 흐르는 언어들의 폭력성에

움츠러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실 어쩌면 저는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 보다는 블로그에나 어울릴 법한 제 이야기만

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한두개 커뮤니티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논쟁의 중심에

서 본적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냥 조용히 관망만 하는 편이었고, 사실상 KPUG에서도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고 생각은 합니다.


어쩌면 그 이유는 현재 제가 "글을 쓰는" 커뮤니티가 아닌 "회원가입"된 유일한 커뮤니티가 KPUG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일상의 무게와 제 글을 제가 읽을 때 조차 느껴지는 이질감, 그리고 또한 이를 어떤 다른 삶의 에너지로

만들어 볼 수 있을 지도 모르는 가능성 확인의 의지조자 희미해져가고 있는 지금 제 심정에서, 커뮤니티 활동이란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지 싶습니다.


그동안 KPUG 회원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나름대로 즐거웠고, 짬짬이 들어와 한마디씩 보태는게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사람들은 넷도 또다른 사회이고, 이 또한 실제세상과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제 마지막 커뮤니티였던 KPUG에서 떠나는 것으로 모든 넷상의 커뮤니티 활동을 접고, "글"뿐만이

아닌 표정과 몸짓과 눈빛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 제 일상의 관계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돌아와서 이 글을 다시 볼 일을 없은 것 같습니다.  오타가 있거나 표현이 거친 부분이 있더라도 용서 바랍니다.

혹시 그간 제 글과 리플에 기분이 좋아지셨던 일이 있으신 분들은 그대로 기억해 주시기 바라며,

혹시 제 글과 리플에 상처 받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0년 3월 31일

 

냉소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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