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있어도 안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2014.08.28 20:57
세월호 피해자 한 분이 취미로 국궁을 한다고 해서 상당히 비난을 받더군요. 저는 솔직히 취미생활에 돈 쓴다고 욕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왠지 슬픔과 분노를 동시에 느낍니다. 예전에 모든 시민들이 못살고 굶주릴 때를 거쳤던 것은 인정하겠으나, 과연 그분들은 현재 주체할 수 없을만큼 많은 시간들에 무엇들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야근을 아주 많이 하는 편이고 이런 저런 이유로 집에 늦는 사람입니다. 아이들도 많고 해서 자그마한 취미 하나 갖지 못하고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아내 쫓아 다니면서 기사 노릇하는 애아버지지요. 저는 한국이 좀더 발전하고 나아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취미나 전문적인 분야로 파고드는 것을 하나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덕중지덕은 양덕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서양의 경우 개인들의 취미가 전문가 경지로 올라가서 그런 사람들이 모였을 때 깊이 있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서양에서 유행하는 여러 소설이나 이야기들이 거저 나온것이 아니듯이 말이지요. 저는 별다른 취미나 운동 없이 그저 모여서 술만 마시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회사에 합병되면서 느낀 점이 여기는 일찍 가도 누구가 붙잡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들의 취미를 하나씩 찾으면서 각자의 길을 가더군요. 하는 일 없이 집에도 안들어가고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술이나 먹고 사내 정치 이야기 하는 것보다 훨씬 낫더군요.
저는 술마시면서 다른 사람 뒷이야기나 하고, 정치 이야기 하는 것보다 취미를 갖는 것이 더 나아보입니다. 건전한 취미 갖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알아가면서 그렇게 늙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대접 받으려고 목에 힘주고 핏대 세워가면서 늙기보다 여유롭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코멘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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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8.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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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8.29 09:33
의외로 제정신인 분들중에 그런 분들이 많아서 놀라고 있습니다. 애 가진 부모가 그런 저주를 퍼붓다니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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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28 21:41
그 분들은 인생이 취미신가 봅니다.
여벌로 사시는 인생. 상당히 고가의 취미신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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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니 취미 하나둘씩 사라지더라고요.
특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지니... 자연스래 잠만 자더라고요ㅠ
그래서 운동부터 시작했어요.운동도 하고 공부도하고
취미활동하고 더 바쁘게 살아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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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8.29 00:14
세월호 이전에..유부남으로 취미는 안되는것 아닐까요 ?
세월호에 지치지 마시길... -
왕초보
08.29 00:41
유부남에게 허용되는 취미는
1. 가족이랑 시간 보내기 (아기 보기, 각종 가사 주도적으로 하기)
2. 집/기기 수리하기
정도랄까요. 이정도면 해볼 만 하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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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커가면 그 취미도 조금씩 바뀝니다.
학교태워다주기, 학원태워다주기, 애들 노는데 방해 안하기....
집/기기수리.... 이런건 취미가 아니고 의무(?) 입죠.
아이들이 내손을 덜타기 시작하면 조금씩 여가시간 이라는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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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eraesthetic
08.29 10:18
어느정도 언론의 모략인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분의 취미활동이 비난을 받은것은 (정확히 어느정도의 비난이 있었는지도 확실히 모르겠습니다만) 이혼후 아이들의 양육비조차 지원못하고 있다 (못했다?)는 보도와 함께 국궁을 즐긴다는 이야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재정적 책임을 다 한후에 떴떴하게 번돈가지고 즐긴다는데 딴지를 걸 사람은 몇명 안될거 같습니다. 세상은 원래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딴지 거는 사람천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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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29 15:30
글쎄요. 적당히란게 있지 않을까요?
즐긴다는 금액이 월 3만원으로 딴지라...너무 심한 느낌이 드네요.
지금 이 나라에서 자신의 생활도 어려운데 양육비를 그래도 상당히 보낸 사람에게 무책임하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들립니다. 월 3만원의 국궁비? 그건 그 사람에게 유일한 탈출구일수도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이런 딴지는 수십조를 강바닥에 처박고 나몰라라하는 모 대통령이 처먹어야 하는 거고, 민영화 해서는 재벌에 온갖 특혜를 갇다바치는 분들에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이 모든 판단은 기사에 근거한건데 이 나라 기사의 정확도가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이 말 조차 꺼내는 게 실은 너무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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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이 든 세대(가까이는 부모님, 나이든 친척들)들을 보면, 저는 늙어도 저렇게 늙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 많이 합니다. 생각이 꽉 막힌 사고 방식과 고집, 자신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조차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하고 고칠 생각을 안 하는 것 보면서 그렇게 늙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 집안 사정 모르면서 이러쿵 저렁쿵 말들이 참 많네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특이하게 남의 이야기
함부로 하는 것을 너무 좋아 합니다. 사람 2명이상만 모여도 남 헐 뜯는 이야기.. 누구네 집 남편은 어떻고,
누구네 집 시어머니들은 어쩌고 저쩌고...
요즘 제가 많이 쓰는 말이 "너나 잘 하세요." 입니다. 쓸데없는 참견 말고 너 할일이나 잘 하라는 것이죠.
자기 할일도 못하면서 남의 일에 이러쿵 저러쿵 말이 너무 많다는...
요즘 업무와 관련해서 다시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항상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하던 취미생활도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일단 먹고 사는 일이 제일 우선.. 돈 좀 모아 나이 먹어서 취미생활 실컷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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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못했으면
자식들이라도 즐겁게 살고 취미누리고 살아야죠
기업이 아닌 일반인들이 급여도 더 많이 받고 내수도 살고
뭐 어쨌건...
잠시 국궁하던 후배 있었는데 좋던데요 의외로 운동이 많이되던거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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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니
08.31 14:24
간만에 완전공감하네요...저도 남들과 휴무일이 달라(평일휴무 주말근무) 다른이들과 잘 어울리지못하고 회사 집회사집 하며
쉬는날에는 와이프 따라 기사 노릇한지 5년재이네요... 사는 낙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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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좋아요. 제가 정의하는 취미란 '정치적 목적 없이 너무 좋아서 푹 빠지고 싶은 것들' 입니다. 저에겐 루어낚시, 캠핑, 사이클링, 탁구, 강의가 그렇습니다. 반면 골프는 정치색이 섞여있어 너무 불편해요. 불편한데 억지로 돈과 시간을 써야하니 고역입니다. 취미는 무조건 좋다고 봐요. 반드시 가족과 엮일 필요도 없습니다. 나만 좋으면 되요.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어요. 짧은 시간 즐길 수 있어도 충분히 좋아요. 눈치 보지 마시고 즐기세요!
저는아내와아이와 와이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돌아다닙니다. 어짜피 40넘어가면 아이는 나와 놀지 않을 것이고, 아내에게도 당신하고싶은거 맘껏 하라고 해요. 아내와 같은 취미? 넘 힘들어요. 싸우지 않음 다행인걸요. -
푸른들이
09.01 00:17
아내와 와이프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말에 '으잉?'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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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아이 ㅋㅋ 폰으로 오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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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9.01 01:07
그래도 나이 들어서 바라볼 사람은 아내 하나밖에 없다고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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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말이죠. 단 취미는 예외라는게 현재의 제 생각입니다만, 균형을 잡는게 포인트 입니다. 찍히지 않는 수준에서~~
그 시간에 그 분들은 피해자들의 루머를 열심히 카톡으로 뿌리시고, 모여서 죽으라고 욕하는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