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사회에 작은 권련 다툼
2014.12.16 01:48
어제 저희딸이 속한 XX시 합창단의 정기공연이
시에서 많은 가수나 예술가들이 공연하는 곳에서
했습니다.
뭐 딸이 하고 싶어서 시키기 한거라 뭐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기공연하는 과정에서
단장이랑 학부모들의 기싸움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기싸움이 벌어진데는
하필이면 딸아이가 속한반이 시에서 하는 공개수업 대표학급으로 뽑혔고
그반에는 딸외에 2명이나 더 합창단에 속해있었는데
딸을 포함한 다른 2명이 반에서 공개수업할때
핵심멤버여서 빠지게 되면 공개수업이 제대로 진행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딸아이 선생님에게 들었습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정기공연하는날 공개수업이 동일한 날이어서
공연당일 리허설에 제시간에 참가하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사실 둘다 중요한 행사여서
딸아이를 포함한 3명의 엄마들이 당일날 리허설에 빠지면 안되겠냐는
이야기를 했고 합창단 단장은
리허설 빠지게 되면 3부공연에만 이 3명을 세우겠다라고
통보식으로 들게되어
결국 1명은 공연 일주일전에 합창단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두명도 리허설에 늦게 가는걸 각오하고
(물론 이과정에는 수많은 상황이 생기긴 했죠.)
공개수업에 참가했습니다.
어제 공연을 보니 모든 공연에 이 두명도 참가하게 되더군요.
집사람이나 저나 딸아이에게는 공부를 못하더라도
성실히 학교에 다니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합창단활동도 중요하지만
공개수업 역시 아이 선생님이 언급할정도라면
꽤 합창단과 더불어 상당히 오래동안 준비한듯 보입니다.
다만 합창단 단장은 합창단의 정기공연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서
그 때문에 상당한 마찰이 좀 있었습니다.
결국 몇일전에는 공개수업 참가하는 제딸을 포함한 2명의 아이에게
(한명은 그만두었기에)
꽤 심하게 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합창단 정기공연에 참가했던 제딸과 다른아이 하나도
정기공연만 하고 더 이상 합창단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구요.
개인적으로는 합창단을 딸아이 의사에 의해 그만두었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그만두는게 이런형태라면 딸아이가 상당부분
상처를 입고 끝내는 상황이라서요.
단순히 학원 다니는 정도라면야 큰 문제가 없겠지만
서서히 딸아이가 이런 합창단과 같은 학교외 작은 사회에 속하게 될텐데
앞으로 이런일이 또다시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없다라고 단정짓기 힘들기에
상당히 걱정이 됩니다.
제딸이 머리에 든건 많은데 또래에 비해 정신적으로 성숙한면이 약간 부족해서
더욱더 그렇습니다.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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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1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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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똑같지요 뭐......
선생이란 것들이 학생들 장래 보다는 자기들 안위에 급급한게 하루이틀도 아닌데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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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12.16 10:05
잘 풀리면 좋을 텐데, 안타까우시겠네요.
물론,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좋겠지만, 어차피 살다보면 선택을 해야만 하는 때가 오는 법이죠.
그럴 때, 명확한 기준 (대개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르겠지만)에 따라 선택을 하고, 이에 따른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삶에 필요한 배움이라고 봅니다.
단지, 선택의 결과로 오는 아픔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거기서 배움을 얻는지는 당사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주변사람의 도움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네요.
잘 설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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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2.16 13:46
욕심은 차치하더라도, 둘다 좋은 행사라 어른의 눈으로는 선별하기 어렵네요.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아이가 기본이긴 하니 뭐가 옳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야 당연히 수업이 기본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토닥토닥. 이럴때 필요한게 '종교'라는 겁니다. 또 다른 권력기관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