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갔는데... 너무 슬펐습니다.
2015.05.24 15:39
아버지께서 입원 중이신데 병원이 김해장유라 매일 가지 못하고 이틀에 한번은 갑니다.
오늘은 애들 성당도 다녀왔고 해서 애들 데리고 먹거리 좀 사들고 같이 갔습니다.
민락회센터에서 회도 좀 사고 과일도 좀 사고...
가서 같은 병실 옆에 계신 환자분이랑 회도 나눠 먹고 화기애애 했는데...
갑자기 병실에 어리게 보이는 동남아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한 손에 음료수 선물세트를 들고...
나머지 한 손은 붕대를 감고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오른 손목 아래가 없이 붕대를 감고 있었습니다 ㅠㅠ
아버지 간병을 어머니께서 하고 계신데 요며칠 사이에 그 동남아 젊은이랑 알게 됐나 봅니다.
인도네시아 22살 청년인데 오늘 회사에서 동료들이 많이 다녀가서 음료수 많다며 갖다 주고 갔습니다.
참 미안하더군요.
남의 나라에 돈 벌러 왔다가 큰 상처를 입고 평생 불구의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 청년의 처지를 생각하니...
그런데... 그 청년은 계속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너무나 착하고 순순한 얼굴.
왜 그 청년은 자신이 그렇게 다치고 인생이 바뀔수도 있는데 화를 내지 않고 슬퍼하지도 않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정말 이상했습니다. 그 얼굴을 본 후 더 미안해지고 그 얼굴을 바고 보지 못하겠더라구요.
답례를 할 것이 회랑 과일밖에 없어 회 한접시를 상추랑 초장이랑 세팅해서 그 청년 입원실로 들고 갔습니다.
회를 먹을 줄 아느냐... 고 물었더니 웃으며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미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머리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그 청년은 슬픔을 속으로 삭히고만 있을까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알고는 계신건지...
나라면 정말 큰 좌절을 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있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도 해법이 쉽지 않은데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는 언감생심인 건 압니다만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는지... ㅠㅠ
매일 매일을 감사하고 반성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또 스칩니다.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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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5.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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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05.24 21:26
3D 업종에서 일하는 외국인들 주위에 많죠.
일하면서 안전이 최우선인데 업체들이 돈 들여서 안전 시설을 하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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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05.25 00:20
동남아의 일부 특정 국가나 몽골 등에서의 한국 이미지는 실로 심각하지요. 예전에 우리가 일본 사람 욕하던 , 딱 그 경우예요.도덕적인 소양의 발전 없이 물질적인 발전만 우선시한 폐해가 아니겠습니까. -
해색주
05.25 02:56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사실상 사각지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권에서는 사실상 고용주들과 경총을 위시한 고위층들을 중점으로 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서 반쯤 눈을 감아 줍니다. 야권은요? 사실상 NL이라는 불리우는 사람들과 노조가 주축이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한국 노동자들을 대체하기 위한 용역직' 정도로 봅니다. 서유럽 우익들이 하는 짓거리를 좌파라는 인간들이 하는 것이죠.
사실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는 부분을 한국인들이 하기 어려우며, 만약 정상적이 조직이라면 외국인들의 급여를 정상화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겠죠. 그래야 한국인들이 대체되는 부분을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거니와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주로 종교인들입니다. 더군다나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의 '미친' 유부남들이 한국 여성분들과 결혼하고 나서 저질렀던 '본토'방식은 한국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더해주었지요.(이 부분은 검색해 보시면 많이 나옵니다.)
새누리당이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고 현실적인 정책을 펼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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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5.25 04:03
해색주님의 의견에는 왠지 공감하기 힘드네요. 전 이정희씨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사회가 박근혜씨가 대통령인 지금 사회보다 정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보편적 인권을 중시하는 야권 사람들이 지금의 집권세력이나 그에 동조하는 일부 개신교 세력들 보다는 훨씬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지성
05.25 12:26
저도 동의하기 힘든 주장이네요. 야권이 NL과 노조가 주축이라는 주장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이데올로기적인 주장입니다. NL은 해산된 통진당의 주축 세력입니다. 노조는 현실적으로 현 야권, 특히 새정련과는 거의 관계가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주장도 근거가 불확실합니다. 사실 다문화주의라는 것도 이주노동자들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윗글에 나온 사례는 정말 슬픈 사례인 것 같습니다. 그 젊은 외국인 노동자의 앞날을 생각하니 우울합니다. 그나마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지닐 수 있게 보상이라도 잘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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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5.25 03:58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네요! 빨리 돈보다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지금의 친일매국세력하에서는 힘들다고 봅니다. 전 새누리당은 사라지고 보수당인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번갈아 집권하는 때가 빨리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이라 이런 일을 접하면 바로 울컥합니다.
몇 일 지나면 잊혀질지도 모르지만 요즈음엔 이런 일이 잦다 보니 맘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맘으론 도와야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모르고 용기도 부족하여 기껏한다는 것이
돈 몇 푼으로 후원하는 제일 쉬운 길을 택하곤 합니다. 몸으로 직접 도와주고 싶은게 제 진짜 맘인데 말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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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핀 아빠가 아프셔서 잠깐 들어왔다 돌아가는 중입니다. 한국에선 심각하지 않은 병이 여기선 심각하네여. 병원 치료 받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다행이 괜찮아지셔서 다행이네여 -
장인어른 말씀이시지요? 얼른 쾌차 하시기 기원합니다^^
한국 내에서 고생하시는 분들께도 죄송하지만, 동남아 현지에서 한국 기업이 사람 부리는거 보면, 그 나라가서 절대로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밤에 길 가다가 칼 맞을 것 같아요. 좀 극단적인 얘기지만, (일부)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본과 한국의 처지가 반대였다면 오히려 일제보다 더 독하게 착취하고 만행을 저지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