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버지께서 입원 중이신데 병원이 김해장유라 매일 가지 못하고 이틀에 한번은 갑니다.

오늘은 애들 성당도 다녀왔고 해서 애들 데리고 먹거리 좀 사들고 같이 갔습니다.

민락회센터에서 회도 좀 사고 과일도 좀 사고... 

가서 같은 병실 옆에 계신 환자분이랑 회도 나눠 먹고 화기애애 했는데...


갑자기 병실에 어리게 보이는 동남아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한 손에 음료수 선물세트를 들고...

나머지 한 손은 붕대를 감고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오른 손목 아래가 없이 붕대를 감고 있었습니다 ㅠㅠ


아버지 간병을 어머니께서 하고 계신데 요며칠 사이에 그 동남아 젊은이랑 알게 됐나 봅니다.

인도네시아 22살 청년인데 오늘 회사에서 동료들이 많이 다녀가서 음료수 많다며 갖다 주고 갔습니다.


참 미안하더군요. 

남의 나라에 돈 벌러 왔다가 큰 상처를 입고 평생 불구의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 청년의 처지를 생각하니...

그런데... 그 청년은 계속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너무나 착하고 순순한 얼굴.

왜 그 청년은 자신이 그렇게 다치고 인생이 바뀔수도 있는데 화를 내지 않고 슬퍼하지도 않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정말 이상했습니다. 그 얼굴을 본 후 더 미안해지고 그 얼굴을 바고 보지 못하겠더라구요.


답례를 할 것이 회랑 과일밖에 없어 회 한접시를 상추랑 초장이랑 세팅해서 그 청년 입원실로 들고 갔습니다.

회를 먹을 줄 아느냐... 고 물었더니 웃으며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미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머리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그 청년은 슬픔을 속으로 삭히고만 있을까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알고는 계신건지...

나라면 정말 큰 좌절을 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있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도 해법이 쉽지 않은데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는 언감생심인 건 압니다만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는지... ㅠㅠ




매일 매일을 감사하고 반성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또 스칩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50601Su [27] KPUG 2025.06.01 430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1263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41490
25556 부처님 오신 날 [8] file Alphonse 05.25 681
25555 결혼 생활이라는 게 힘들군요. [17] 해색주 05.25 892
25554 구멍가게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38] 노랑잠수함 05.24 969
» 병원에 갔는데... 너무 슬펐습니다. [10] 로켓단® 05.24 849
25552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홍두병(풀빵?) 먹어보았습니다. [2] SON 05.24 1368
25551 화위기술유한공사 [11] 하얀강아지 05.24 915
25550 심심하시죠? 게임이나 ^^;;; [6] Alphonse 05.24 668
25549 스티브 유 발언이 사람 정말 성질뻗치게 만드는군요. [16] RuBisCO 05.23 952
25548 골반 관절(?) 부위에 류마티스 의심된다고 하네요 [14] SON 05.23 773
25547 오늘이 그분의 기일이군요... [15] 윤발이 05.23 829
25546 인천공항입니다 [25] 왕초보 05.22 716
25545 어젯밤 잊고 살던 죽마고우를 우연히 만나 거하게 취했습니다. [6] 바보준용군 05.22 881
25544 그러고 보니 석사 1년차때 1주일 식비가 $20이었네요. [27] 星夜舞人 05.21 827
25543 일본에 발효진주비누를 수출을 하였습니다.. [34] 다솜진주 05.21 2145
25542 월급 도적질의 역사란게 참 길고도 깊은 것이군요. [17] RuBisCO 05.21 741
25541 쩝.. 아버지 핸드폰을 누가 훔쳐갔다네요 [5] 60억낚시꾼 05.20 704
25540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저에게 테마곡을 선사 했습니다-_- [4] 바보준용군 05.18 828
25539 정말 날씨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네요. [5] 星夜舞人 05.18 800
25538 야식...냉장고 뒤져서 남은 재료로... [5] file Pooh 05.17 840
25537 회사에서 일 잘했다고 100만원 준데요. [10] midday 05.17 872

오늘:
1,125
어제:
2,328
전체:
16,332,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