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에서 김여사님께 저격을 당했습니다.... 억울..
2010.04.11 20:59
토요일은 결혼식 + 뒷풀이 크리티컬로 새벽 5시 귀가....
오늘 11시 반쯤에 일어나서 집청소하고 일 관련된거 공부좀 하고
또 자고 -_-;
탁구번개 캔슬내버리고
저녁때 다 되서 어머니 모시고 시장에 갔습니다.
아직 재래시장이 몇군데 있는 동네라 오랫만에 산책겸 장보러 갔습니다.
국거리 고기좀 사고 야채랑 계란이랑 우유랑 이것저것 사고
오뎅국물에 튀김도 먹고 순대도 먹고
기분좋게 걸어다니다가 시장 초입에 차 대놓은 곳으로 왔는데..............
제 차 바로 옆에 왠 흰색 그랜져가 한대 삐딱하게 주차가 되어 있는거에요
문닫은 부동산 앞에 움푹 들어간 곳에 얌전히 주차를 해놓고 갔는데
거의 시위를 하는 분위기 수준으로 완벽하게 막아놨더군요
발로 그린 그림을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 -_- 환장하죠..... 사이드는 내려가 있지만 기어가 파킹이더군요 -_-;;
전화번호 있는데 걸어도 받지도 않고 비는 오기 시작합니다....
어머니 슬슬 열받기 시작하시고 손에 잔뜩 든 짐은 일단 차에 넣었습니다.
한 10번 전화 했나? 다시 시장통으로 들어가서 오뎅꼬치 하나 들고 국물 마시며 버텼습니다.
TV도 보고 옷가게 가서 등산쪼끼 구경도 하고........
그러다 한시간이 지나서 돌아다니는데 지쳐 다시 차 있는데로 왔지만 상황은 변한거 없고 =ㅂ=
또 전화질을 하기 시작했더니 드디어 전화를 받는거에요. 왠 아주머니시더라구요
짜증은 났지만 가라앉히고 정중히 말씀을 드렸죠 "사모님 차가 길을 막아서 못나가고 있으니까 차좀 빼주시면 안될까요?"
반응이 압권이었습니다.
"아니 왜?"
-_-;;;; 응?
"사모님 차가 길을 막고 있어서 제 차를 뺄 수 가 없거든요"
"나 길가에 잘 대놨는데 무슨 차를 빼라고 지랄이야. "
오우 -_- 갑자기 울컥 하더라구요....... 가뜩이나 신입으로 들어가서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는데.....
"사모님, 와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차가 나갈일을 막아놓고 주차를 하셨어요. 한시간 기다렸는데 빨리 빼주세요"
"웃긴사람이네 거기 내 자리야. 나 바뻐. 별꼴이야"
그러더니 끊었어요 -_-;;;;;;
어머니가 제 표정을 보시더니 바로 핸드폰을 꺼내드셨습니다.
오늘 아버지와 소소한 부부대전을 벌이고 나신터라 날카로워진 상태인데 -_-
흥분하시면 표준말이 아닌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가 나오시는 어머니의 각성하신 모습 오랫만에 봤습니다.
한 5분 지나니까 그 김여사님이 나오시더군요. 손에 짐 잔뜩 든채로...... 장보러 오셨던겁니다 -_-;;
홍진호보다 더 무서운 폭풍의 사투리 어택이 시작되고... 시장사람들 다 쳐다보고
김 : 아니 왜 차를 저렇게 대놓고 사람을 불러요. 다른데 대지
엄 : 내가 먼처 대놓고 갔는데 와 이카나 모르겠네예, 빨리 빼소 마
김 : 이렇게 대놓고 갔으면 차 밀면 되잖아요. 왜 사람을 불러요.
엄 : 엄마냐 환장하겐네... 미러요? 미러요?? 내 한번 미러보까요? 안밀리믄 우얄낍니꺼?
백군 주 - 김여사님은 사이드만 안올렸지 기아가 파킹이라 안밀립니다. -
김 : 왜 안밀려요 사이드 안올렸구만. 자기 편할라고 장보는 사람한테 전화 계속하고...
백 : 아줌마. 그럼 아줌마가 밀어봐요 밀리나 안밀리나.... 운전 그따구로 할거면 버스 타고 다니던가....
김 : 그따구로? 고딱지만한 차 탄다고 유세하나..
-순간 뚜껑이 펑 열려버렸습니다.
백 : 그랜져 씩이나 타시는 분이 기어 중립에 놓는것도 모르는거 보니 어디서 주워다가 차 끄시나...
아줌마가 밀어줄거 아니면 빨리 차 빼요 짜증나니까.
김 : 내가 차 밀어서 움직이면 사과하고 죄송하다고 해, 어디서 버릇을 그따위로( 차 밈)
밀릴리가 없죠 -_-; 김여사님 급 당황하는거 보며 조금 고소했습니다.
낑낑대다가 자기손에 먼지 붙히기 싫다고 운전석으로 황급히 들어가는 김여사님을 보며...
뭐라 한마디 하지는 못하고.........
그동안 어머니는 경찰에 전화해서 견인해가라고 신고하고 계셨어요 -_-;;;;; 무서워라....
기분좋게 떠났던 쇼핑이 엉멍이 되어버린건 참 안타까웠습니다. 아버지 드릴려고 샀던 튀김은 완전 눅눅해지고.....
이것도 일종의 액땜으로 생각해야 하려는지 ㅜ.ㅜ
보통은 저런 상황이면 죄송하다고 하고 차 빼주지 않나요?
전화 왜 안받았냐고 했더니 모르는 번호라 잘못걸린줄 알고 안받았데요ㅋㅋㅋ 어이 없게도......
주말 마무리들 잘 하세요
내일 아침 9시경에 오산역 터미널 앞 종로김밥에 왠 남자가 정장입고 서있으면 저인줄 알고 아는척 해주세요 ㅋ
지방출장 선배차로 가는데 아침에 오산으로 고고고~~~
더불어 최근시간에 오산에서 서울오는 안막히는 길 아시는 분은 댓글좀...
그저께 오산IC 옆 푸르지오 아파트에서 서울시 진입하는데 2시간 걸렸거든요 ㅜ.ㅜ
"아지매, 이가 당신자리라꼬 그래쓰예? 갱찰불라가 갠인 당해봐야 쟁신채리겐네"
아우 -_-; 싸움구경은 재미있는데 집에 와서 엄마의 분이 삭혀지시지 않으면 제게 몰아칠 후폭풍이 두려워서
집에 오는 동안 말 한마디 못했어요 -_-;;
결국 김여사님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
코멘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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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개념 안드로메다로 보내신분이군여............기냥 이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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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w
04.11 21:30
아우... 읽는 제가 열이 다 나네요.
1시간을 기다리시다니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이런 경우 견인을 부르면 견인비는 누가 부담하나요?
그리고 부른다고 오나요?
참는 자에겐 스트레스가...
앞으로 견인불러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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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sa
04.11 21:34
배려심이 전혀 없군요..
한번 뜨겁게 혼나 봐야 다음에 또 안그럴거 같습니다...
저도 글 읽으며 체온이 쪼메 올라갔었습니다....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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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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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4.11 22:16
음 근데 저런 경우에 견인 신고 하면, 견인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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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4.11 22:19
아파트 단지내에 금요일 저녁이면 외부 차량들이 들어와서 파킹으로 걸어놓고 전화해도 안 받고...이런 일을 자주 당하는 터라...월요일 아침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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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인 안 될거에요. 저희 회사 주차장에 누가 주차된 차 앞에다가 막아놓고 주차(그 자리도 주차라인)해놓고는
연락처 전화도 안 받아서 지나가는 주차 견인 차량 불렀더니 불법주차가 아닌 그런 경우는 견인 못 해 간다고
하더군요.
근데..저 같으면.. 타이어 바람을...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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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저가 비싼 차이긴 한데....
요즘도 차 브렌드로 목에 힘을 주는 사람이 있나보죠.
고급차 타면 대우받고 소형차 타면 무시당하는 문화는 없어져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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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12 01:01
그래서 그런지 미쿡서는 "주차장 입구에 관련자 이외에 주차된 차량은 차주의 비용으로 견인합니다" 라는 공지를 붙여놓더라구요. 무슨 법적인 힘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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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노
04.12 01:38
택시 탈 마음 먹고 백미러 발로 아작 내고 갈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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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대로변인듯 한데 견인이 될텐데요..;;;
만약 안되면 신문지에 돼지뽄드 추천 드립니다 .. 앞유리에 쫙 붙여 놓음.. 효과 만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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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4.12 08:48
시장이라고 하셨으니 분명 불법주차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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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네요~ 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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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한통하고 말없이 바로견인해주시면 .도로면 바로 견인가능합니다;; 도로안쪽에 세운차들은 불가능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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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12 12:03
다음에 그런 일을 당하시면.. 벙개를 치세요. 차주를 모르는 사람들(!)이 가서.. 한발씩 스트레스 풀고 오죠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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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1시간을 기다리셨으면 정말 짜증나셨겠어요.
어찌 그런 사람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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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12 15:12
그 김여사는 오늘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저라면 견인했습니다. 그래서 말이죠.. 차를 옮길 수 있는.. 조그마한 카트 이런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여사 걸리면.. 차를 틀어서 내 차만 빼서 사라지는 겁니다. 차는 틀어진 채로 두고.. ( '') 사람 사악해 지는것 시간문제..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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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인해가면 차 훔쳐갔다고 멱살이라도 잡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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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스
04.13 11:01
저러니 김여사죠... 고생하셨네요.. 요즘 막나가는 김여사들 많네요..거의 싸우자는 분위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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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04.14 20:02
고생많으셨습니다.
토닥토닥 원래 저럴땐. 그냥 견인 시켜버리는게 제일 속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