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경기에는 축구팬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는 어제였습니다.
2010.02.11 10:22
오늘 아침까지도 동국이가 주 타겟이네요. 불쌍한 동국이. 여기저기 유머까지 만들어 져서 심심풀이 땅콩으로 전락했습니다.
그 근저에는 '공격수면 그래도 골을 넣어야 공격수지' 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 더 불쌍한게 이동국입니다. 이동국의 플레이 스타일은 엄청난 돌파력과 파이팅으로 뭔가를 해내는 선수가 아닙니다.
물론 한때는 그런 적도 있습니다만, 그건 혹사당해서 망가지기 전입니다.
여튼 좀 그렇지만, 그는 줏어먹는게 특기인 선수입니다. 이게 특기인 선수들은 유럽에도 많습니다. 반니도 어떻게 보면
줏어먹는게 특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동국을 제대로 쓰려면? 당연히 최전방 공격수가 줏어먹을 수 있게 전략전술이 동원되야 겠죠.
어제의 그 희대의 뻥축구는 말로는 전진패스라고 하고, 전문가들이라는 감독과 코치, 기술진은 그걸 이동국 스타일에 맞췄다고
생각한 것이겠죠. 이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K리그에서 이동국의 플레이를 관찰, 분석한 적이 없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정말로요.
어제 이동국이 TV에 안잡혔다고 하시는데, 어제 보면, 도대체 최전방 공격수가 하프라인아래까지 왔다갔다하면서 수비에
가담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셔야 할 겁니다. 정말로 어제의 그 어정쩡한 미드필더 구성은 참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게다가 어제의 그 자동문 수비수들이야 애제자 3인방이니 뭐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그리고 싫어한다는 이유로 또는 기타 다른 이유로 기회도 갖지 못하는 선수들은 또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게다가 뭐, 지금와서 감독 경질한다고 뭐가 바뀌겠습니까.
다만, 다음 번에는 제발 좀 책임있는 감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 끝나고서는 선수 컨디션, 선수들이 손발이 안 맞아서, 상대편이 잘해서 (이번에는 중국이 잘했다죠. 중국 1.5군입니다.
그들도 해외파 없이 한 게임입니다 ㅡ.ㅡ), 하프타임때 주문한 것을 선수들이 이행하지 못해서, 심판도 문제 있어서와 같은 변명은
안하는 인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중국에 축하를 보냅니다. 어제 경기 보니까, 정말 세대교체 제대로 했더군요.
젊은 선수들은, 체격/체력/기술/정신력 모든 면에서 기존의 중국과는 레벨이 달랐습니다.
어디 공한증이 있냐고 되뭍는 듯한 파이팅을 보여주더군요.
어제 대패한 원인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성장한 중국을 분석/생각지도 않고 판을 짠 분에게 계시다고 다시금 생각합니다.
코멘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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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탱크
02.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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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눈
02.11 10:27
축구 안본지 오래라.. 그나저나 역시 외국인감독이 와야 지연, 학연 등 인맥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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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_목동
02.11 10:32
사실 국대 관심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동국은 청대 시절부터 쭈욱 봐왔는데요, 국제경기에는 그런선수 내보내면 안됩니다.
사실상 '국내용'이라고 하는 말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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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2.11 10:32
허정무감독의 선수보는 눈을 높게 평가하는 편이긴 하지만 너무 선수빨로 나가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학연 지연에 대한 이야기는 잘 모르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만 수비가 문제가 있긴 한거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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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02.11 10:33
공한증 없어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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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엔탈
02.11 10:51
동국이가 줏어 먹는 선수라는 말씀에 동감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같이 운동했고... 중학교 이후로는 제가 짤리는 바람에 응원만 하는 입장이었습니다만, 동국이는 줄곧 우수한 하드웨어를 앞세워 힘과 높이로 수비수 누르고 골 넣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고등학생 급의 몸을 가졌기에 또래를 힘으로 누를 수 있었고, 때문에 개인기 같은 건 연습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개인기 없이 돌파하는 건 두리봇 정도나 가능하지, 그 외의 선수들은 잘못 걸려 역주행하기 쉽지요. 공중 볼 따내는 것도, 경합하는 수비수가 튕겨 나갈 정도였으니 힘 하나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자기보다 크고 힘 좋은 수비수와 경합해야 하는 요즘... 동국이를 타겟형 스트라이커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구나... 줏어 먹는다는 표현 때문에 그런 식으로 득점하는 선수가 폄하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줏어 먹으려면 자리를 잘 잡아야 합니다. 동국이의 자리 선정이 좋은 편일까요? 글쎄요...
그리고... 혹사 당했다는 부분도 좀 이해가 안 되는데요. 프로 선수라면 최소 일주일에 한 경기는 뛰는 게 당연한 거잖습니까? 동국이는 포철 동 초등학교 때에도, 포철 중학교 때에도, 포철공고 때에도 혹사라고 할 정도로 무리하게 뛰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가는 대회마다 성적을 내니 상대 수비 견제가 심하긴 했습니다만, 부상 안고 뛰었다거나 한 적은 없는 걸로 압니다. 스틸러스 진출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지요. 오히려 무리하게 해외 진출 욕심 내다가 경기 감각을 잃은 게 더 크지 않나 합니다.
미드 필더 라인에서 멋진 패스 들어간다면 수비 선수들도 득점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작년 AFC에서 포항 스틸러스의 최효진 선수가 뉴캐슬 제츠 상대로 해트 트릭 했었지요. 공격수로 뛰었던 선수였지만, 프로 와서 윙백으로 적응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선수가 세 골이나 뽑았습니다(전 시즌 득점을 능가한 세 골이었습니다). 그리고, 최효진의 골은 다 그럴만한 패스가 들어 갔었습니다.
골키퍼나 수비진이 우수해서 실점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비길 수는 있겠지요. 이기려면 결국 골을 넣어야 하고... 상대적으로 골 넣을 확률이 높은 공격수가 무득점 경기에서 욕 먹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게 이동국이기 때문에 까는 분위기라 저도 좀 안타깝네요. 어제 같은 경기력이었다면 누가 나왔더라도 힘들었을테지요. 하지만... 어제 경기 보면서 차라리 안정환이었다면... 이라고 아쉬워 한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동국이보다는 김은중이 나았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튼... 동국이는 또래를 능가하는 하드웨어를 앞세워 득 보는 캐릭터였지만... 이젠 하드웨어도, 나이도, 체력도,... 다른 선수를 압도할 수 없으니, 결국 황선홍처럼 노하우를 앞세워야 하는데... 내세울만한 노하우가 축적된 상태인지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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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이 혹사는 게임수로 혹사가 아니라, 무릎이 작살나고 있는대도, 쉬게 두지 않고 계속 굴려먹어서 망가졌다는 얘기입니다.
무릎과 발목이 안좋은데도, 90년대 후반에 한창 주가 올릴 때 계속 이리 저리 불려다니고 결국엔 망가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독일 갔다가 정신적으로까지 망가져서 최종적으로 완전히 망가졌다고 보고요.
결국 그 후로, 폼도 완전 바뀌고, 플레이 스타일도 완전 바뀌었죠. 몸도 많이 사리고요.
어쩌면 그 후로 줏어먹는다고 표현했지만, 완전히 타겟형 스트라이커로 바뀌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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긔고 제가 궁금한 것은, 허정무는 도대체 뭘 실험하고자 하는 것인가 입니다.
이동국의 K그리 플레이를 생각하면 이동국을 위해서 다른 선수기용을 다 선택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 뛰고, 그에게 꽂아주는 역할을 할 미들맨들을 구성해야 하죠.
그런데, 이동국이 선발로 나오는 국대 게임은 아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동국보고, 이제부터 타겟형을 버리라는 말인가요?
차라리 이동국을 국대에서 빼고, 다른 실험들(김은중이나 기타 등등)을 좀 더 하던가요.
아니면 해외파 주전스트라이커가 돌아올 것을 대비해서 그 쪽으로 선수기용을 좀 더 테스트 하던가요.
이건 뭐, 테스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기를 이기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뭘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
지니~★
02.11 11:23
중국이 성장했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만...
우리나라가 못하는 거지요.
중국이 공한증 없어지는 건... 확실할 듯 합니다.
1:0도 아니고 3:0이니 다음부터 경기하더라도
심리적인 우월감은 엄청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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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엔탈
02.11 11:30
저도 동국이는 차라리 대표팀에서 내려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국이를 위해 전북에서 발 맞추던 최태욱 선수를 발탁한다거나 수원의 이관우 선수를 데리고 온다거나 하는 건 엄청난 무리수라고 생각합니다.
K 리그 팬들에게 포항은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하는 팀으로 알려져 있지만... 2009 시즌 무승부가 가장 많은 팀은 포항이었습니다. 다만... 안 지려고 하다 비긴 게 아니라 이기려고 하다 비긴 거니까 사람들 뇌리에 지루한 축구로 인식되지 않을 뿐이지요. 장기 레이스에서는 안 지는 축구로 1점씩 꾸준히 승점 쌓아 6위 안에만 들면 어찌어찌 우승할 수도 있는 게 플레이 오프 제도 하의 우리 K 리그입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지지 않는 축구를 할 수 있을까요? 이기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지지 않는 축구를 하려 드니 선수 기용부터 모든 게 문제가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일단 맡긴 이상 꾸준히 믿고 밀어줘야 하겠지만... 재미도 없고, 승리도 없는 축구 보고 있노라면 화 나는 건 사실이지요. 둥국이는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일런지도 모르고요. 느닷없이 고기구 같은 선수 뽑아서 고공 어쩌고 하는 뻘소리 안 하는 걸 고마워 해야 하는 입장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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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잘 모르지만, 어제 경기는 꽤나 무기력해 보이더군요.
월드컵... 오랫만의 이벤트이긴 하나, 난 역시 야구장으로 고고씽~
중국 많이 발전했어요. 아시아가 같이 강해지면 좋은데 일본이랑 우리나라는 점점 실력이 떨어지는거 같아서 걱정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