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역대 최고로 허전한 구정....

2016.02.07 23:39

백군 조회:537

저희 본가는 남자들이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논산" 입니다. 




그렇게 막 먼거리는 아닌데 막히기 시작하면 10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 곳이기도 하구요 




자주는 못가도 명절되면 그래도 다 같이 모여 부대끼는 1박 2일을 보내는 재미가 쏠쏠 했습니다. 









한 2년 되었네요... 할머니가 서울로 올라오시 시작하셨던게.....




일도 일이고, 다른 사람들이 다 움직이는거 보다는 할머니가 올라오시는게 편하신 하죠






하지만 시골로 가면... 그 동네 어른들, 작은할아버지 할머니, 당숙들... 많은 분들을 뵐 수 있는 장점도 있긴 합니다. 






추석이든 구정이든 언제나 북적북적 거리고 시끌시끌했던 명절을 보내왔던 입장에서



서울에서 조용히 모여 밥 한끼 먹고 헤어지는 명절은 사실 그다지 반갑지가 않긴 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유년시절을 흙밭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따라 물주전저 들고 따라다니며 컸고 



농수로에서 멱감으며 컸던 기억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지만.....






올 구정은 유난히 조용하고.... 쓸쓸하네요 








지난주에 할머니가 부천의 모 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평생 밭일을 하시며 살아오신터라 성하게 박혀 있는 추간판이 없을 정도니 수술이 시급하긴 했죠 



일을 안하면 아프고 시려서 이픔을 잊기 위해 일을 하시는 생활을 해오셨으니까요 



그래도 수술이 잘 되서 잘 걸어다니시고, 저희 집에 오셔서 증손자 재롱을 보시며 안아주고 하시니 다행입니다. 









할머니 수술이 잘 끝나고...






그저께 2004년경쯤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으셨던 어머니가 손자 육아의 여파로 재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주변에 애를 봐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남 손에 맡기고 싶지는 않기도 했기에 부모님이 봐주셨는데 


저를 닮아먹은 말썽쟁이 아들놈이 할머니 할아버지 허리를 다 해먹고 있는 판이네요 






아버지도 이미 2번 허리수술을 하셨는데 딱 봐도 불편하신게 눈에 보입니다. 



어머니 회복되시면 아버지 차례일것 같은 느낌....





















지난 20여년간 명절을 같이 했던 작은어머니 2분은.... 작년까지는 계셨지만 올해는 안계십니다. 





한분은 몇년간의 암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 하셨고 




한분은 어떠한 이유인지는 이야기 안해주셨지만.... 외동딸 대학졸업하는걸 기준으로 작은아버지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신거 같네요 

















구워놔도 아무도 안먹을거 같지만 결국 제가 다 먹곤 했던 소세지부침....



꼬치 산적..... 



명태전..



매작과..



갈비....







언제나 얻어먹기만 하던 입장에 있다가 올해에는 만드는 입장이 되어 음식을 준비 했습니다. 



와이프와 둘이 조용히 만들었죠 






전부치는게 그렇게 막 힘들고 고기 손질하는게 중노동은 아니지만.. 그냥 둘이 하려니 허전 하네요 







시골에서는 시끌시끌거리는 거실에 온가족이 둘러 앉아 한쪽에서는 부치고 한쪽에서는 집어먹고 





어른들은 회관에 술상 펴놓고 탁주 한잔씩 하시고, 앞마당에는 애들 뛰어 다니고 했는데 

















오늘은 열심히 전 부쳐놔도 집어 먹는 사람이 없어... 와이프랑 둘이 그냥 조용히 음식을" 만들기만" 했습니다. 














시골에 가는게 귀찮다고 느낀적도 많았고



그냥 집에서 쉬면 좋겠다고 느낀적도 많았는데 









막상 집에서 쉬니까 지난 기억이 많이 떠오르네요 












연휴가 끝나면... 할머니 모시고 주말에 고향 본가에나 한번 다녀와 보려고 합니다. 



아버지야 워낙 자주 다니시지만 저는 애 키우랴 주말되면 장보고 청소하고 애 데리고 문화센터 가고...



최근들어 어디 바람쐬러 다녀본 기억이 없는거 같아요









아들한테 시끌벅적하고 번잡스러운 그런 명절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이게 사치스러운 꿈이 되어버릴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묘한 기분에 그냥 야밤에 혼자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있습니다








맥주나 한캔 더 해야 겠네요 









괜히 잡솔이 길어졌습니다. 








KPUG 회원님들 모두 즐거운 구정 연휴 보내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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