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키보드 G80-3000 (3497)
2016.02.15 07:13
만능문답에 키보드 관련 질문을 하고는 사본 키보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리저리 책상위에서도 옮길수 있는 가벼운 키보드가 진리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요즘은 점점 투박하고 꾸미지 않은것 led같은거도 없는 고전적 키보드가 좋아지더군요
아마도 컴팩트배열이나 낮은키를 쓰면 처음에는 편한데 여기에 길이들면 타이핑습관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습관으로 치고 있는 경우를 발견하게 되는군요. 가끔씩은 풀배열을 쳐줘야하는거 같습니다.
사실 저는 기계식을 꼭 고집하지는 않아요. 멤브레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키가 조금 노는 경향은 있지만 실제론 별 영향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키를 눌렀을때 충격을 완화하는건 멤브레인이 더 나아요. 일정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기분상일 뿐.
키보드 무게의 문제도 닭이냐 달걀이냐 하는 문제인데 가벼운 키보드를 쓰면 이리저리 여러자세를 취해서 쓸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편한데, 그렇기 때문에 무너진 자세로 타이핑을 하게되는 경향이 있더군요. 요즘은 차라리 잘 움직이지 않도록 무거운 키보드를 쓰고 자세를 각잡고 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쪽이에요.
1.풀배열일 것 고전적키배치여야 한다.
2.led같은 신경쓰이는 것이 없어야 할것
3.멀티미디어키등 없어야할 것
4.베젤폭이 넓어야 할것
5.무게도 무거우면 좋음
ibm-m, das keyboard, 체리 3497 이런정도인데 국내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건 체리 3497이 쉬운거 같아서 샀습니다.
3000과 거의 같은 모델이더군요.
힘안들이고 쓸수 있다고 해서 적축을 샀는데 멤브레인보다 더 잘 눌려서 살짝 닿기만해도 입력이 되네요. 작동깊이가 2mm라 하는데 느낌이 그보다 얕게느껴집니다. 바꿀까 했는데 좀 적응되니 오히려 나은것 같습니다. 멤브레인에서 쓰던 압력차를 이용하여 손가락들이 병렬로 치는 순간적 속타를 가볍게 구사하다간 다른키들이 눌리거나 순서가 뒤집어지는 경우가 있어 적합치 않은데 장시간 타자에는 상당히 좋습니다.
배열은 더할나위없이 '정석'입니다. caps lock에 구분되는 홈이 파여진점, F키들이 주요키들뭉치에서 한단은 떨어져있는점, 한글키나 한자키등으로 줄어든 키들이 없는점등 매우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f,j키에 있어야 하는 돌기가 없고 대신 굴곡이 살짝 다릅니다. 이 점때문에 처음에는 헤매는데 이틀정도 써보면 적응이 되네요.
이 배열이 28년동안 전혀 바뀌지 않은 거라고 합니다.
다만 리눅스에서 esc가 멀다보니 vimmer들로서는 caps lock을 esc로 쓰는것이 거의 필수적입니다.
키높이는 이 모델이 기계식으로서는 높은편은 아니고 제겐 딱 적당한 편입니다. 물론 펜타나 일부 멤브레인보다는 높아요.
베젤이 넓은것을 찾는 이유는 손가락이 쉬기 편하기 때문이고요 굳이 팜레스트 안써도 키가 높지 않다면 베젤로 때울수 있죠.
요즘 베젤이 무조건 얇아져만 가는데 저는 좀 불만이에요. 키아일랜드간의 거리도 좀 되야지 (아래 vt100)손이 거기서 쉴수 있거든요.
이런 고전키보드들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이 모델은 한글키가 없고 오른쪽알트도 엄지쪽에 없기 때문에 그냥 저는 shift-space로 변경하는편을 쓰는데 이것도 습관되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의도치않게 눌릴 때가 있어서 타이핑습관이 좀 바뀌어야 하네요.
가끔씩 하는 온라인 타자게임 typeracer인데 재미있습니다~
저도 못치는건 아닌데 150-200wpm치는 괴물들이 하이랭커를 차지하고 있네요
이건 제가 참 그리워하는 박스터미널인데 키보드가 정말 예술이었다는...
꾹꾹 눌러주면서 코딩했던 때가 그립습니다. 컴파일도 5분10분정도 걸리면 그 스릴과 쾌감이 굉장한데 말이죠.
요샌 그런 긴박감이 없이 많이 진부해진듯하죠 정작 저걸 다시 쓰라면 욕나오겠지만..하하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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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2.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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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
02.15 09:03
네 멤브레인보다도 힘이 덜드는 듯해요. 저는 찰칵하는 클릭음이 별로라서 적축아님 흑축이 좋은데요. 이젠 흑축까지 욕심이 나네요.전 박스터미널에서 포트란77을 배웠는데요 그 기억이 키보드에 녹아있는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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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울트라 나브와 해피해킹 lite를 쓰고 있는데 풀배열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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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
02.15 12:24
아무래도 그렇죠. 저도 적응할 자신은 있는데 적응한 후가 두려워져서 (들고다니는 사태가..) 일부러 고전키보드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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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2.15 13:17
Box Dummy Terminal.... 학생 시절 저걸로 숙제를 하곤 했던... ㅋㅋ
글쇠가 하도 뻑뻑해서 몇 줄 못 치고 손가락 관절을 풀어줘야 했죠.
xedit 이었나? 정확한 이름은 떠오르지 않지만, line editor으로 fortran 코딩하려면... 답답하더군요.
급할 때는 천공카드로 작업해서 배치작업 돌리고...ㅋㅋ
그나마 dos에서 edlin으로 어셈블리어 공부하던 시절이라서, 그럭저럭 잘 썼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 line editor에 Full screen mode 기능이 있다는 걸 알고는 얼마나 허탈하던지... ㅎㅎㅎ
알았을 때는 이미 Vax Terminal 로 PDP-11에서 pascal 공부하고 있을 때였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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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
02.15 15:36
오 당시에 쓰시던 분이 계시네요. 천공카드로 하셨다면 약 80년대중반정도쯤 아닌가요? 제가 87년에 저걸 썼는데 그당시만해도 천공카드는 거의 안썼고 거의 전설로 있었는데요. 저거 과제하려고 줄서있고 그랬어요. 당시엔 '슈퍼컴'이라했는데 뭔그리 느린지 ㅎㅎ 막 pc도스나왔고 포트란쓰다가 파스칼 넘어오니 정말 신세계였죠. 근데 그때가 뭔지 고생하면서도 컴퓨터란 신비감이 굉장히 좋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타자기같은 키보드를 찾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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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2.15 15:48
그나마 위 Ditital 사에서 나온 VT-100 지원되는 터미널은 좋은 거죠.
제가 다니던 학교전산실 터미널은 위의 것과 비슷한 모양이었지만, 옆으로 길지 않고, 위 모양에서 CRT 부분에서 잘린 싼 모델이었죠.ㅋㅋ
그래도 Cyber라는 64bit 기종 중급 서버에 물려서, NOS 라는 네트워크 기반 운영체계를 사용했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괜찮은 기종이었던 거 같더군요.
2만명이 넘은 학생과 교직원의 학점과 등록금, 인사 등의 모든 것을 처리했으니까요.
전산실에서 돌아가던 거대한 테이프 라인프린터(요즘 사람들이 보면 대형 롤 플로터나 롤 레이저프린터로 생각함직한)가 생각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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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에서 mv10000인가 하는 터미널을 사용했었습니다. 그걸로 sas 돌렸어요. Pc와는 다르지만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터미널을 오랜만에 봐 추억에 젖었네요. -
영진
02.17 19:22
역시 케퍽에는 터미널 사용하시던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바로 pc나오고 정말 쉴새없이 변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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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8 05:40
ㅋㅋ 옛날 얘기가 나오는군요. 그립습니다 vt100. 저도 vt100 오리지날을 쓴건 아니고 카피 터미널을 썼네요. vt50 (gigi color graphic terminal)과 vt125는 오리지날이 몇대 있긴 했어요. 키감은 오리지날이나 카피나.. 쫀득 했지요. 오리지날은 회색 화면, 카피 터미널은 초록색 화면이었는데. 저는 펀치카드는 써본 적이 없어요. 전산실 한쪽 구석에 밀려나 있었는데.. 펀치카드를 써본 적이 있는 선배들은 터미널이 없으면 그걸 사용하더라구요. 신기하게도. console용으로, CRT대신 프린터가 붙은 터미널도 있었죠. ㄷㄷㄷ
mv10000은 공대전산실에 있었고, 당시 공대는 vax750을, 그외 다른 대학은 vax730을 사용하도록 코드를 배정했고, 대학원은 vax780에 아이디를 줬네요. 이 세대에는 모두 VMS (지금 저 화면에 나오는.. -_-)가 돌아가고 있었고, EDT에 사용되는 골드키를 많이 아는게, 무진장 느린 텍스트 터미널을 쓰는 필수 요건이었죠. Unix가 돌아가는 730이 하나 있었는데 거긴 한글이 출력되는 프린터가 (도트매트릭스, 24핀) 하나 붙어있었던 기억이.
그러고보니 그 카피 터미널 한쪽 구석에 Doosan 이라고 씌어있었던 듯 하네요. 무슨 이유에선지 안되는 터미널은 셋업 눌러보면 9600보로 세팅되어있어서 4800으로 바꾸면 되던 기억이. 그땐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몰랐단.
지금 문득 드는 생각이.. 전산실에서 잠시 자리 비울때 딴 사람이 못쓰도록 셋업을 고쳐놓고 나간 분들이 계셨던듯 하군요. -_-;; 30년도 더지나서 깨닫는 어두운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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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적축이 가볍게만 눌러도 된다고는 들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약하게 눌러도 되나 보네요. 한번 써보고 싶기도 하고..
VT100 오리지널은 저는 박물관에서나 써봤군요 (..) 영어권에는 저런 터미널에 라즈베리 파이같은 걸 연결해서 실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긴 한데 저는 짐이 많아서 무리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