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딱 10년전 저는 21살이었습니다
그때는 변화라는것이 반가웠고
그 변화에 맞춰서, 한걸음 앞서서 나가는게 즐거웠으나

10년이 지난 저에게는 변화라는것이 귀찮은 존재가 되어가네요...

아버지가 imf때 부도가 나신 이후에도
부도 전에 해오신 건설업에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힘들게 회사를 운영하시는 것을 보고는
21살의 저는 이해가 되지 않고 왜 저렇게 고집을 피우실까 했었는데
31살의 지금의 저는 그때 아버지의 심정이 이해도 되긴 합니다

저도 요즘 다양해지는 유통경로와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맞춰가기가 귀찮고 막연한 두려움에 쉽게 변화를 주기가 어럽다고 느끼가 있어서
더욱 더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제가 아직은 변화라는것에 적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것 그것이겠죠


또 변화라는것에 맞춰 이야기 하자면
10년전에 저는 각종 전자기기를 몇달 단위로 바꿔 쓰면서
즐거움을 느꼈었습니다
지금와서 보면 거기서 거기인 비슷비슷한 전자기기이죠

하지만 30대가 되어가니....
새 스마트폰을 사면 세팅하기가 귀찮아서
새 노트북을 사면 세팅하기가 귀찮아서
테블릿은 사봤자 쓰지도 않는데
등등의 귀차니즘에 기변하고픈 생각이 들다가도
곧 포기하게 됩니다

어제 G5발표회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오오 저거다 싶다가도
사면 케이스 필름 알아봐야되고
세팅도 다시 해야되고
지금폰으로도 하는거라곤 몇종류 없는데 귀찮게 뭐하러 사나
라는 생각으로 곧 사고싶단 욕구가 사그라 드네요


생활도 그렇습니다
옷도 새로 사볼까 싶다가도
코디 하는것도 귀찮고
과연 나한테 어울릴까 고민하는것도 싫고
그냥 와이프가 골라주는 옷이 편하고
늘 입던 옷이 몸에도 맞고 편하고 그렇네요

와이프가 아기 태어나면 보고 이사를 가자고 하는데
지금 집에 저는 불만도 없고
또 집알아본다고 다니기도 귀찮고
지금집 팔아야되니 이것저것 준비하는것도 귀찮고
이사준비 하는것도 귀찮고요...


차도 바꿔볼까 싶다가
어짜피 지금차도 잘 굴러가는데
새차 산다고 자동운전이 될것도 아니고
불만도 없고하니 새차 나올때 마다 구매욕구가 생겼다가
곧 견적내고 출고받고 틴팅에 기타 차량세팅 하는것과
새로운 차에 익숙해져야 되는 그것이 좀 그렇긴 해서
그냥 계속 탄다 라는 결론이 나네요


이런 귀찮음으로 포장한 새로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최근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가는걸 느끼다 보니
이게 나이가 들어가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곧 아기가 나오고나면 귀찮음에 대한 이유가 하나 더 추가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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