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의 추억...
2016.03.24 21:39
아래에 학생시절 1000원에 대한 글이 있어서, 댓글을 달고 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서 글을 올리네요.
여러분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화방에 가신 게 기억나시는 지...ㅎㅎㅎ
전, 언제인지는 또렷히 기억하지는 못 하지만, 어디였고, 어떻게 생겼는지는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어요.
제가 4살때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라는 곳에 이사왔더랍니다.
그때, 이삿짐 트럭 조수석에서 아버지 무릎에 앉아 있었던 것과, 트럭이 중랑천 성수대교를 건너던 기억도 납니다.
멀리, 절벽에 있던 건물들.. 한양대학교죠.도 기억나고요.
하여간, 제가 처음 만화방에 간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1학년 때였을 겁니다. 친구들 따라서...
집 근처에 있었죠.
쪽 유리로된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 갔고, 작은 방 안에 벽을 따라 빼곡하게 책들이 꽂혀있었습니다.
다만, 그때는 만화책들이 두껍지 않아서 책장에 모로 꽂혀있지 않고 표지가 뵤이게 꽂혀있었고, 떨어지지 않게 책장 간 칸마다 검정 고무줄이 매어져 있었어요.
그리고 방안 한 가운데에 백열등이 달려있었네요. ㅎㅎㅎ
책상은 없었고, 의자는 등받이 없는 여럿이 앉는 긴 쪽 의자가 전부였죠.
아.. 역시 등받이 없는 동그란 의자가 몇 개 있었네요.
당시는 동화책이든 뭐든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은 참 귀했죠.
당시 만화책 빌리는 가격이 한 권에 5원인지 10원인지 잘 기억 안 나네요.
당시는 시간제는 없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나중에 25원인가 할 때에, 동전 대신 버스 토큰으로 냈던 기억도 납니다. ㅎㅎㅎ
엄마가 날 찾으러 오셨던 것도 기억나네요. ㅋㅋㅋ
한 때 너무 빠져 있어서 엄마 몰래 동전과 토큰을 훔쳐서 만화가게 갔다가 걸려서 혼난 적도 있구요.. ㅋㅋㅋ
그래서, 엄마가 못 찾게 이 동네 저 동네.. 멀리까지 원정을 간 적도 있네요. ㅎㅎㅎㅎ..
그래봤자, 몇 곳 없었지만요.
당시, 즐겨 읽던 만화가 바벨, 바벨 2세, 철인 캉타우, 철인 28호, 꺼벙이, 고인돌 등이 기억납니다.
주로 공상과학 쪽을 많이 읽었지만, 이현세 씨의 까치가 주인공인 것도 꽤나 읽었죠.
여담으로, 제가 4살 때부터 12살 초등학교 5학 1학기까지 성수동 성수 2가에서 살았는데,
그리 잘 사는 동네는 아니었어요.
크고 작은 공장이 많았죠. 오리엔트 시계 공장도 있었고, 각종 염색 및 화학 공장이 많았죠.
아.. 음반회사인 성음사도 있었네요.
성수시장 옆에는 넓게 펼쳐진 공터와 들판이 있는데, 거기서 진흙으로 벽돌을 찍어내던 공장도 기억납니다.
겨울에 그곳 들판에 있던 높이 쌓인 붉은 진흙언덕에 올라서 제가 직접 만든 연을 날리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2학년인지 3학년인지는 기억 안 나네요. 성수시장도 기억나고... ㅎㅎㅎ
그것 말고도 많은 것들이 기억나지만 이만하지요.
하여간, 이제 커서 어린이 만화는 잘 안 읽지만, 만화방은 지금도 자주 가는 편이네요. ㅎㅎㅎㅎ
커서는 공상과학보다는 무협류를 즐겨 보지만요..ㅋㅋㅋ
유명한 분들이 많이들 돌아가셔서 아쉽기는 하지만, 새로운 작가들도 잘 그리고 재미있어서 만족합니다.
여기까지... !!!!
아.. 다니던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는 경동 국민학교였어요. 지금도 있는데, 올해로 103년이 됩니다.. ㅎㅎㅎㅎ.
5학년 때 전학가는 바람에 졸업 못 한 게 아쉽네요.. 새로 전학간 학교는 졸업하니 7회 졸업생이더군요. ㅋㅋㅋ.
코멘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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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3.2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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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비슷한 동네 사셨네요....
전 동명 초등학교. ㅋㅋ
초딩 동창들과는 느즈막히 연락이 닿아서 연락을 주고 받고 사네요.
사실 학교 다닐때는 전혀 모르고 살았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친구들은 있는데 연락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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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3.25 09:17
저도 생각나는 친구들이 있기는 한데, 졸업을 하지 못해서 그냥 아련한 기억에만 남았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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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3.25 09:15
오... 옆 동네에 사셨군요. 반갑습니다.
그리고... 조숙하셨네요... 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여기서 밝히시면 이미 비밀이 아닌 거 아시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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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나무
03.25 07:58
성수시장이면 뚝도시장인지? 아님 노룬산시장인지 모르겠네요....
저는 한 2년정도만 성수동에 살았었는데... 물론 성인이 되서지만요.. ^^
경동초.... 좋습니다.
건물도~ 위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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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3.25 09:27
뚝도시장이네요.. ^^
당시에는 뚝도시장이라고 안하고 다들 성수시장이라고 했어요.
건물 밖 길가에 있는 다른 시장들과는 달리, 70년대에 이미 건물 안에 지붕을 덮은 넓은 마당이 있고 그 안에 상점이 있는 구조였죠.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성수시장이 당시 서울 3대 시장 중 하나였더군요.
지금은 이마트 등 때문에 많이 쇠락했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당시 시장에 어머니를 따라갔다가 얻어먹은 방금 막 뽑은 어묵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네요..요즘은 왜 없는 건지...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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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3.25 09:59
아... 그리고 경동초교...
몇 년 전에 가보니까, 학교가 완전히 환골탈태 했더군요.. 정문의 위치도 남쪽에서 서쪽으로 바뀌었고, 건물도 싹~~ 새로 지었더라고요.
당시는 구조가 지금과 달랐죠. 부속유치원도 없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운동장이 하도 넓어서 전교생 운동회를 했는데, 전교생과 학부모가 모두 왔는데도, 운동장을 반도 못 채웠다는... ㅎㅎㅎㅎ
아마, 구조가 아래 모양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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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3.25 10:34
군시절 이등병때 소원이 만화방 셔파에 기대어 만화책 좀 편하게 보면서 담배 하나 물고 라면 먹는게 위시 리스트였습죠 ;; -
별날다
03.25 11:21
전.. 군 시절에는 오히려 만화방 안 갔네요.. ㅎㅎ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이후로는 주욱~ 끊고 지내다가 직장 다니면서 다시 가기 시작했네요.
다시 만화방에 가서 처음 보게 된 것이, 무협류였네요..
그리고 얼마 뒤에 야설록 씨가 첫 시도한 만화인 도지산 검지림이 참 대단했습니다.
다만, 마지막 부분에서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 아쉽긴 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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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25 11:15
만화방은 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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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3.25 11:17
ㅎㅎㅎ.... 그렇고 보니.. .전 이제까지 만화방에서 짜장면 같은 음식을 시켜 먹은 적이 한 번도 없네요..
기껏 만화방에서 파는 라면이나 과자 정도...? 어쩌다 밖에서 김밥을 사다 먹은 적은 있긴 하네요.
한번 해봐야겠네요.. 얼마나 맛있으려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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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촌형님이 만화방을 하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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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3.25 16:16
헛! 자주 이용하시나요?(! ’’) -
예전에는 자주 이용했는데...지금은 접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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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TV 사오시기 전까지 만화방 갔던걸로 기억합니다. ^^
(어쩌면 한글 을 만화방에서 깨쳤을지도... ㅋㅋㅋ) -
별날다
03.25 16:18
동의합니다. 일본어는 역시 애니와 AV죠. ㅋㅋㅋ -
500원에 3시간할때 박봉성 신의 아들 완독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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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3.26 16:00
오... 신의 아들..... 기억이 안 납니다! 읽어본 것 같긴 한데.. 흑! 이젠 치매가...쩝!
제가 다니던 사근국민학교와 비슷한 분위기의 학교였겠네요. 한양대 뒷쪽인데, 성수동 하고는 강 건너죠. 살곶이다리...
전 바벨2세, 요괴인간 등을 좋아라했지만....비밀입니다만... 초4때부터 양질의 종이에 칼라로 인쇄된 마타하리를 보았습니다. 어린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그 뒤로 어린이 만화는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