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이 참 힘듭니다.
2016.04.22 00:26
예전부터 동시에 두세가지 일을 나눠서 시분할(...)로 처리하는걸 잘 못했습니다.
석사과정 밟을 때는 그래도 논문 하나씩 집중해서 매달려서 보면 되니까 괜찮았고,
회사 일도 사원, 대리 시절에는 맡은 부분이 적어서 매달려서 하나씩 처리하면 괜찮더군요.
그런데, 과장 진급 이후로 동시에 일이 퐁퐁 쏟아져 들어오는게 참 버겁더군요.
그래도 전 직장에서는 어떻게 어떻게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에 회사를 옮긴 이후로는 정말 버겁네요.
버거운 정도가 아니라 용량 초과의 느낌입니다.
혼자서 하고 있는 일인데다가, 9년 넘게 해 본적이 없는 일(과제 관리, 사업 기획 등)이라서 더 그런 듯 하네요.
팀장님은 별 말씀없이 빨리 익숙해졌으면 좋겠다고만 하시는데...
급기야 이제는 외부 기관에 보낼 문서 작성조차 며칠 늦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네요.
게다가 퀄리티는 음...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입니다.
빨리 인력 충원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참 어렵네요.
자칫하면 오히려 새로 뽑은 사람 적응시키는게 burden이 될 수도 있어서 팀장님이나 저나 모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
잘 안되는군요.
위에서 언급한 문서는 오늘 팀장님이 보시려고 9시쯤까지 기다리시다가 가 버리셨네요.
내부에서 처리하는 일들은 어찌어찌 조정하면 된다고 치지만,
외부에 보내야 할 것까지 늦어지는건 확실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에, 저 자신도 상당히 짜증이 나네요.
스스로한테 나는 짜증이지요.
일하다가 스스로 스트레스 받고 자존감이 떨어지는건 정말 오랜만에 겪어보네요.
예전에 겪었던 때는 신입사원이었던지라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은 뭐... 10년차 경력이라는 사람이 고문관 노릇하고 있으니 딱 돌아버리겠습니다. ㅠㅠ
계속 부딪히면서 시간이 지나면 능숙해질지,
아예 이쪽은 접고 그냥 다시 개발에만 전념해야 할지조차 감이 안 오네요.
한숨만 나옵니다 이거... ㅠㅠ
그래도 여전히 옮기긴 잘 했다고 생각하고, 이 일이 싫다는 생각은 눈꼽만치도 안 들지만요.
코멘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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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맨
04.2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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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나마 팀장님께서 현 상황이 안 좋은걸 인지하고 계시고, 고민하고 계시기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사람을 빨리 뽑아야 하는데... 이대로 가다간 너도 죽고 나도 죽겠다 ㅠㅠ"라고 하시고 계시거든요.
다음주에 저보다 아득하게 고참이신 지원자분의 면접을 볼 텐데,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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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4.22 08:31
에구구... 고생이 많으시네요...
일을 좀 줄여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쓰러지시는 경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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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기 전에 이미 진행되던 일이라 줄일 수는 없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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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시네요. 과장 진급하고 더 바보된 느낌
Qm부서에서 전혀 경험 없는 생산 전장 파트 와서는 모른다고
계속 자재, 청소만 시켜요. ㅠㅠ
존재의미를 모르겠어요. ㅠㅠ
걍 보낼라고 이러나 싶기도 하구요. ㅠㅠ
용량 초과+자존심 팍팍 상하는 ㅠㅠ -
그래도 저는 잡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서, 원래 과장급이면 할 수 있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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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스태덤
04.22 11:07
올라갈 수록 더 힘들긴 합니다.
초/중/고에서는 아는 것만 배우고, 대학에서는 알아야 할 것들을 위해 배우고, 칙딩초기에는 배운 것들 써먹기 바쁘고, 올라갈수록 모르는 것을 배우죠. 체계화도 불가능하고 학문화는 더더욱 불가능 하니~
그런데, 방향이 아예 다른 분야로의 전직은 본인을 위해서도 고려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인 능력 강화" 의 방향과 다르다면, 진지하게 논의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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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라고 해도 결국은 개발 관리라서,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옮겼습니다. 지금이라도 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네요.
제게 심히 부족했던 부분을 좀 아프게 강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제가 회사를 떠나서 제 자신의 일을 하게 될 때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강산왕
04.22 13:02
오오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으시군요. 축하드립니다! 앞길이 번창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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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4.22 14:45
에고... 고생 많으시네요..
과장이라는 직함이 사실 중간 관리자 시작이자 말단이라서, 일도 많으면서 책임도 따르고... 또, 사원들 챙겨야 하고... 없으면 그 일까지 해야 하는... 쩝!
그래도 잘 하실 겁니다.. 좀 지나면 요령도 키우실 거고..
일단,, 과장부터는 혼자 일보다는 협업이 많아지고, 부서 협조가 필요하게 되죠.
그래서 이때부터는 업무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내일 보다는 남의 일부터 챙겨야 합니다.
즉.. 함께 하는 일인데 내가 끌어안고 있으면, 나중에 남의 일까지 모두 내 일이 되고, 책임도 내 책임.... 독박! 이죠.ㅋㅋ
그래서, 밤을 새든, 휴일에 나와 혼자일하든 간에 협업인 일부터 처리해서 넘겨서 남의 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만의 일을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배운 경험과 들은 조언은..
모든 일은 중요한일과 사소한 일, 급한 일과 급하지 않은 일로 나눌 수 있는데...
처리 순서는
1. 중요한일이면서 급한 일 - 당연한 ..
2. 중요한 일지지만, 안 급한 일 - 안 급하다고 때를 놓지면... 1 번이 되어 욕 먹으며 해야 한다.
3. 사소하지만 급한 일 - 급하니까..
4. 사소하고 안 급한 일 - 가능한 마지막으로 밀어야..
이렇게 하는 거라고 합니다.
물론, 0 순위도 있죠.
0. 최고 책임자가 시킨 일!
ㅋㅋㅋㅋ ... 다른 일 다 망가져도 0. 순위 일 때문이라고 하면... 대부분 용서됩니다... ㅎㅎㅎ
단, 이 0 순위 일이 많은 회사일 수록 망해가는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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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ders
04.22 18:17
+ 1,000,000표
++ 바쁠 때나 한가할 때나, 항상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면서도, 더 중요한 일이 올 것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나에게 여덟시간을 주고 나무를 자르라고 한다면, 나는 도끼 가는데에 여섯시간을 쓸 것이다. - 에이브러햄 링컨
+++ 하시다보면 요령이 생겨서, 여유 시간도 생기고, 바쁜 척하면서 인터넷도 하고, 그런 날이 곧 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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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4.25 16:40
댓글 추천!!! 추천!!! 드립니다.
하나 더 추가했으면 하는 것은...
GTD를 참조해서 즉시 처리가능한 것은 바로 해버리고 아웃오브안중 하는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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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2 18:31
토닥토닥. GTD라도 써보세요. ㅠㅜ 저는 요즘 GTD를 써볼려고 노력중입니다. 상당히 효과적이네요. 내 사소한 일들도 scheduling하면 효율이 팍팍 올라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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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4.25 16:42
GTD도 좋죠.
저는 GTD + 프랭클린 조합이 더 괜찮은 것 같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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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달동안 과제 7개 쓰고 인사에 대한거 확인하고 인력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쓰고 연구 개발 기획에다가 프로젝트 관리에 특허 내기 위해 문서 검토하고 기타 잡다한 일하고 있는 바보도 있습니다. -_-~~
집에 들어가질 못하고 있고 스캐줄링 한번 펑크 나버리면 뭐... 가급적이면 늦게해도 괜찮은 일은 늦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된통 한번 당하긴 했지만 진급하시면 더 일이 많아 지실겁니다.
그리고 과제는요. 음..... 그냥 대충 알아서 맞춰서 그림 넣어주고 하면 됩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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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04.22 21:29
혼자서는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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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고민이시네요.
제가 회사에서 원래 하던 업무와 새로 완전히 다른 업무를 동시에 하게 되면서 각각의 업무에 한명씩의 직원을 두었는데
원래 하던 업무를 보조하는 직원이 좀 문제 입니다. 뭐 하나를 가르치면 그 하나만이라도 좀 제대로 해 주길 바라는데...
실수도 많고, 꼼꼼하지가 못하네요. 제가 좀 보기보단 꼼꼼해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 챙기는 편인데... 아무튼 그 꼼꼼하지
못한 일처리와 느린 일처리(제가 하루 만에 하던 일을 몇일씩 끌고 있네요. 그 와중에 인터넷 쇼핑이나 하고...) 때문에
믿고 일을 맡길 수 없어 그냥 저 혼자 일 떠안고 합니다. 괜히 맡겼다가 이중으로 일을 해야 되니 중요한 일은 그냥 제가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가 과중되어 밀리기도 하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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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6 01:17
넷웍에 손댈 수 있으시면 회사 넷윅에서 쇼핑 사이트들을 막아버리세요. 자기 전화기로 하는거야 어쩔 수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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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과 소셜에 물건 판매하는게 주업무이다 보니.. 그렇게 하면 일을 못 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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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8 02:02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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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4.25 16:43
야채님...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진행하지 못하시는 것이 아니라, 현재 업무가 아직 익숙치 않은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역량 대비 업무가 많은 것 같고요.
뭐 하다보면 익숙해져서 효율이 높아지겠죠....
화이링~
요즘 경영학으로 전략적인적자원개발에 대해 배우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직급이 과장이신데 혼자서 일하시는 환경인데다가 사람을 뽑혀도 바로 써먹을 수 있을만한 레벨의 일이 아닌 상황이신것 같은데 애초에 사측에서 조직구성이나 직무분석, 인적자원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인것 같습니다. 이런 글에 조언을 드리는 건 상황에 따라 다르니깐 그냥 제 생각일 뿐이니깐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혼자 애써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받으실 수록 더 일이 안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자기 그릇보다 많이 담으려고 하면 그릇이 넘치거나 깨질 뿐입니다. 그리고 만약 팀장님이 이야기가 통하시는 분이라면 혼자 끙끙대지 마시고 고충을 상담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하의 권한이 뛰어넘는 문제는 원래 상사가 해결해야 하는 겁니다.(이런 마인드를 가진 상사가 얼마나 있겠냐만은...) 하지만 만약 앞으로 개선 가능성이 없을 것 같고 상사의 반응이 만약 '이것도 못해'라면 어차피 고과에 좋은 영향을 줄것 같지 않다면 그냥 마음 놓고 일하시는게 편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