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입니다. -_ㅡ;;;
2010.04.18 21:20
아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학교 다녀와서 자랑스럽게 말하더군요. 학교 짱 먹는 ××이랑 완전 친하다고...
알고 보니 ××이 100원에 산 빵을 300원 주고 사고, 네 똥꼬 좌측 세 번째 주름이 2년간 만난 여친 쌍꺼플보다
이쁘다는 굴욕적인 아부까지 하면서 친해진 모양입니다.
학교가 워낙 험해서... 힘 쌘 놈이 장땡인 곳이라서 짱이랑 친해서 안 맞고 다니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지요.
그런 아들 녀석이 △△이랑 사이가 안 좋습니다. △△은 아들이랑 맞짱 떠도 작살날 녀석이고, ××도 버티고 있기에
큰 걱정은 안 했지요. 다만... △△ 녀석 깡다구가 보통이 아닌데다가, 뭔지 모르겠는데 든든한 빽이라도 있는 마냥
행동하더라고요.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아들한테는 네가 더 쌘 놈이니까 약한 놈 너무 쥐어짜지 말라 했고요.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학교에서 누군가에게 엄청 줘터져서 왔습니다. 맞다가 잘려 나간 혀가 학교 운동장
물 웅덩이에 빠졌는데, 어느 웅덩이인지 친구들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들 녀석이 갈팡질팡하는 덕에 건지느라
오래 걸렸네요. 건지는 게 너무 늦어서 봉합 수술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애비 된 도리로써 짱 먹는 녀석에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는데, 이 녀석은 아무 말도 안 합니다. 자기는 모른다고...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가 때렸답니다. 확실하냐니까 보지는 못했는데, 틀림없이 그럴 거랍니다.
그러면서 제 아들이 △△이랑 싸워서 혼을 내줘야 한다고 하네요.
△△은 지가 안 때렸답니다. 그런데, 학교 친구들이 틀림없이 △△이 때렸을 거라고 얘기하네요. 본 녀석은 없고요.
쟤 예전부터 격투기 배웠는데, 그 기술로 때렸을 거다... 아니다, 쟤가 요즘 이상한 영감 따라다니던데, 특이한 주술
같은 거 배워서 그걸 썼을 거다... 웃기지 마라, 쉬는 시간에 자고 있는데 몰래 와서 내리 찍고 도망간 거다... 등등~
저는 일단 병원 가서 의사 선생님 소견을 들어보자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자세한 원인은 좀 더 봐야 한다고 하네요.
내가 애비인데, 왜 안 알려주냐고 했더니... 아버님 기운 빠지실까봐 그렇답니다.
그 와중에 아들이랑 친한 녀석들은 낡은 운동화로 험한 길 가다가 자빠져서 팔 부러지고, 다리 부러지고 난리도 아니네요.
아들이 많이 다쳐서 왔는데... 병원에서는 의사가 이틀이 멀다하고 말 바꾸고, 병원 내부 지침이라며 아무 말도 안 하고...
보지도 못한 주위 녀석들은 △△가 때렸으니까 복수하라고 부추기고... ××이라는 녀석은 지 일 아니라고 입 다물고...
급기야 교내 신문에는 제 아들이 외계인에게 끌려가 맞고 왔다는 기사까지 등장하네요.
교내 신문 '날마다 새로운'은 아들 녀석에게 부지런히 △△와 싸울 것을 종용합니다.
전교 회장 선거에 돈 풀었다고 근신 먹고 돌아온 놈이 다시 선거에 나온 이야기... 동네 여자 애 때려서 성폭행한 걸로
소년원 갔다 온 녀석의 복학 이야기... 양손잡이인데 왼손잡이로 몰아붙여서 조선 시대 같으면 넌 병신이고, 나한테
맞아 죽었다고 공갈친 녀석의 이야기... 학교 안 다니면서 등하교 길 애들한테 어깨동무 하며 삥 뜯는 동네 양아치
이야기... 이런 건 다 묻혀 버렸네요.
이 와중에도 아들 녀석은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해도 안 들어 쳐먹으면서 꿋꿋하게 마당 연못 주위를 파고 있습니다.
애비인 저도 궁금합니다. 아들은 누구한테 맞은 걸까요? 정말 △△이 때렸다면 아들한테 줘 패라고 시켜야 하나요?
천장에서 작은 소음이 며칠째 계속 되는 걸 보니 쥐약 놓을 때가 된 모양입니다. 하아~ -ㅁ-
어디서 비슷한 느낌이 드는건 저의 데자뷰이겠지요??///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