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lara resort
2016.09.17 02:14
한줄메모에 최강산왕님이 Ayres Rock 으로 road trip을 가신다길래 불현듯 떠오른 아주 오랜 기억이네요. 전생쯤 되는 느낌.
만26세 미만이면 Youth Hostel의 Youth member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용어가 맞는지는 모르겠고 여러가지 할인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 할인을 받으면 Adelaide에서 Alice Springs까지 편도 버스표를 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게 편도라는 것이죠. 돌아오는 것은 알아서 해야 한단. 그런데 이 버스표가 그 중간에 있는 몇가지 관광도 포함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1. Port Augusta, RFDS (Royal Flying Doctor Service) -- Royal이란 말이 붙으면 영국 왕실의 돈으로 운영된다는 얘기고요 (다른 기부금도 많을 것입니다만.. 일단 사용자 시각에서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호주 국토의 거의 대부분을 이들이 커버합니다. 일부 대도시 지역을 빼고. 호주는 그 대도시 지역을 빼면 (우리나라사람들은 관광가면 주로 이 대도시만 보고 옵니다만) 인구밀도가 극히 낮아서 병원이란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한 타운에 세가구 이렇게 사는데 병원 있기 힘들죠. 그럴때 대비해서.. 사람들은 집에 무전기가 있다네요. 두대씩. (이것도 정부에서 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환자 발생시 무전을 치면.. 호주 여러곳에 있는 RFDS지부에서 뱅기를 날려서 환자를 수송한다고 해요. 호주에서 사람 안사는 곳은 대부분 그냥 황량한 사막이라 비행기는 거의 아무곳에나 내리고 뜰 수 있는 모양입니다.
2. Coober Pedy -- 생판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시겠지만, 전세계 오팔의 85%를 생산한다고 주장하는 매우 특이한 타운. 아마도 캘리포냐 골드러시 끝물같은 느낌. 온 타운 (뭐 사람보기 힘든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이지만)이 특유의 침울함으로 가득하고요. 어쩌면 이게 테마일 수도. 침울함보다 훨씬 많은 것은 어디나 있는 수십미터 깊이에 대략 2미터 조금 넘는 직경의 굴.. 이게 모두 오팔 찾으러 땅속 깊이 들어가는 굴들인데.. 뚜껑도, 울타리도, 안내 표지도 없이 수천만개(!)가 흩어져 있다고 하네요. 이곳에서 주의할 사항은 사진찍는다고 뒷걸음질 치지 말것.. 의료문제가 전혀 없어짐.. 이라고. -_-;; 띄엄띄엄있는 기념품 가게마다 앞에 큰 대야 처럼 생긴 곳에 조그마한 돌조각들을 잔뜩 쌓아두었는데, 운이 좋으면 오팔 조각을 주워갈 수도 있다고도 합니다. 이곳은 관광하라고 서는 것은 아니고 거리가 워낙 멀어서 저녁에 출발한 버스가 새벽에 이곳에 내리는 옵션이 있어요. 딱 24시간 이후 그 다음 버스를 타고 계속 갈 수 있어서 여기서 1박 했답니다. 여기 숙박시설은 태반이 토굴(dugout이라 부르죠).. 매우 특이한 경험이지만, 샤워하는데 돈내야 한다는 호주 기준으론 조금 특이한.. 상황이. 연식이 좀 되신 분들은 기억할 수도 있는 Crocodile Dundy 라는 영화의 실제 인물이 산다는 곳을 가 볼 수 있습니다. 흠 2006년에 돌아가셨다네요. 제가 갔을땐 멀쩡하셨는데.
3. 이름 잊어버린 무슨 소금호수 -- 그냥 길가인데요.. 길에선 볼 수 없고.. 버스에서 내려서 조그마한 sand dune같은것을 넘자마자 눈앞에 끝도 없이 펼쳐지는 분홍빛 소금 호수.. 호수라지만 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그냥 바짝 말라버린 소금벌판이라고 해야 할듯 한데.. 너무 예쁜 분홍색이라 당황스러운 곳. 지도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네요.
4. Kings Canyon -- 단 몇시간 지나가는 곳처럼 섰지만 실은 많이 돌아서 들어간듯. 천지사방이 사막인데 이 골짜기만 수목이 무성한 지역입니다. 외지에서 관광오는 사람들 이외에 다른 씨앗이 묻어올 리가 별로 없어서 아마 잘 보존된듯 한데 공룡시대부터 존재했다는 Cycad라는 나무가 많고, 화석에서나 볼만한 이라고 생각한 무진장 큰 고사리 나무들 (아주 작은 넘의 순을 우리가 먹죠)이 무성한.. 공룡이 하나 삐죽이 나오더라도 별로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숲이 있습니다. 물론 가장 큰 구경거리는 절벽과 이상하게 생긴 봉우리들.
5. Yulara resort -- 여긴 그냥 숙박시설, 극장 이런거 있음. 저는 그냥 캠핑을 했지만 버스의 많은 승객들은 호텔로 가더군요. (숙박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중간에 Youth Hostel이 전혀 없습니다. Alice Springs에 도착할때까지는. 캠프장도 예술.. 너무나 잘 만든 잔디밭에 (이게 말이 안되는데요.. Yulara는 매우 푸릅니다. 물이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지만 공수한 물은 아닌듯) 팩을 손으로 박을 수 있습니다. 아 물론 박을때 쓸 큰 돌도 찾을 수가 없긴 하지만. 더운물 샤워도 공짜.. 저는 1박에 5불 정도 낸듯. (전기가 들어오는 사이트는 돈 더 냅니다) 이튿날 새벽에 Uluru로 갑니다.
6. Uluru -- (Ayres Rock) 원주민의 성지 구역내에 있기때문에 무슨 회비 비슷한 돈을 10불 정도 냅니다. 해뜨기 전에 Uluru (Ayres Rock) 바로 아래의 주차장까지 도착.. 간단한 주의사항 (심장병이 있거나 임신한 사람은 죽을 수 있으지 주의해라)을 듣고, 바로 아래의 묘지를 견학한 다음 (올라가다 죽은 사람들의 묘라고 위협.. 사실은 알 수 없음) 등반 시작.. 올라가는데 대략 40분 정도 걸린듯 합니다. 사슬로 기억하는데 바닥부터 '거의' 꼭대기까지 한줄로 연결되어있고, 올라가는 사람이나 내려오는 사람이나 사슬이 자기 오른쪽에 있는 방향으로 간듯 (호주에서 운전하는 것을 생각하면 되죠..) 그렇지만 꼭 반대로 가는 사람이 있고 만나면.. 한 사람은 잠시나마 사슬을 포기해야 하는 극히 위험(실은 그리 안위험)한 상황에.. 꼭대기 근처에 가면 대략 20미터 남짓 폭이 50cm정도 되고 양쪽으로 2m정도 절벽이 있는 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사슬이 없단.. ㄷㄷㄷ 꼭대기는 제법 넓은데.. 한가운데라고 믿어지는 곳에 이정표가 있어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지만 실은 쓰레기통. -_-;; 주위에 나무가 있다는 것이 신기. 내려가서는 주위를 걸어다녔는데 꼭대기보다 훨씬 볼게 많음.
7. Olgas -- Ayres Rock에서 제법 가까운 곳에 (그렇지만 지평선 너머) 또 다른 볼거리가 있습니다. 여기가 더 경치가 좋았을텐데.. 딱 볼 수 있는 곳에서만 보게 하고 근처에도 못가게 하니 안타까움. 돌아오면서 저녁때쯤 Uluru가 멀리서 보이는 곳에서 사진찍을 기회가 있었어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색깔이 일품이라고 알려진 비경.. 그렇지만 자동카메라 (필카!)로 열심히 찍던 사람들이 몰랐던 것은.. Auto Exposure라는 기능이 이 일품인 비경을 똑같은 사진으로 만든다는 사실. ㅋㅋ
9. Stanley Chasm -- 여기는 Alice Springs에 들어간 다음 Youth Hostel에서 주선하는 관광으로 간듯. 뭐 소문만큼 볼게 많지는 않았던듯.
10. Alice Springs -- 그냥 도시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구석구석 볼게 많고 youth hostel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참 얘기할게 많아요.
돌아가는 버스는.. Youth Hostel에서 눈치를 좀 보고 있으면 무지 싼 표가 나와서 냉큼 돌아왔습니다. ^^ 이 길을 최강산왕님이 차 몰고 가신다니 부러울 뿐입니다. 여행보다는 그 젊음이.
코멘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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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9.21 21:09
1. 포트 오거스타 근처에서 검문에 걸려서 가진 과일 다 털렸습니다. 시드니 부터 온다고 했더니, 농산물 보호 차원에서 검역시행 중이라며, 다 털어감 ㅜ.ㅜ. 수박은 남겨 놓더군요. 예상컨데, 그 양반 수박은 그닥 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서 한 150년 된 모텔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잘 머물었습니다.
갈 때도, 올 때도 포트 오거스타 근처는 밤이어서 주변을 보지 못했네요.
2. 쿠버 패디에서는 멋들어진 사진들이 잘 나오더군요. 분위기가 암울한데, 밤에는 또 밤하늘이 가가 막히고, 노을 질 때는 황량한 벌판에 집 몇채 있는게 또 보기 좋습니다.
Underground camping을 했는데, 거기 할아버지의 광산 투어는 비추입니다. 저녁 먹어야 되는데, 안 끝나서;;; 다들 지루해 하더군요. 할아버지가 사람오면 반가워서 그러신지, 투어가 안 끝납니다;;
오팔 케는 방법 배웠고, 돈만 주면 라이센스도 얻을 수 있었으나, 갈길이 바빠서 걍 왔습니다. 오는 길에 다시 들려서 오팔 보석상인 몇군대 들렸는데, 같은걸 어느 사람은 450불 인데 250불 할인이라고 했으나, 옆집은 120불 - -;;
그 곳에서 대체로 몇십년씩 사는 사람들이니까, 아마 왕초보님에게 덤탱이 씌운 오팔팔이 중 한 분이실 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그나저나, 마을 자체가 활력이 없어 보이더군요. 오팔이 잘 안 팔리나봐요 요즘 ㅇ,.ㅇa
3 울루루는 본의 아니게 두번을 돌았습니다. 길을 일어서요. 걍 한바뀌 돌기만 하면 되는데... 길을 일어서 제 차가 주차 된 곳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자 친구가 너무 힘들어 해서, 빨리 가서 차 몰고 와서 픽업 해주려고, 가면 안되는 지름길로 갔다가 (출입 금지구역 가로지르면서), 저도 모르게 생각보다 예상보다 빨리 돌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돌고 돌다가, 말씀하신 정상에 올라가는 곳에 사람들이 등반하는 것을 두번째 보고 뭔가 이상하게 흘러감을 느꼈죠 - _ -;게다가, 돌기 시작했을 때는 일출 무렵었고, 사람도 없었는데, 해가 뜨고 나서 북적거리는 사람들 덕에,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그랬던 것도 있는 것같...다고 말하고 싶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제가 방향치라서 그런 거겠지요 ㅜ.ㅜ
그래도 그렇지, 한바꾸 돌면 되는 곳을 두바뀌 반이나 도는 저도... 심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처음에 울루루라고 착각했던 거대한 돌모양 산이 알고보니 Mt Conner 라고 하는 곳이더군요.
참고로 이 산은 상당히 큰데, 개인 소유라고 하네요. 호주에 초창기에 정착한 정착민의 후손이 소유 중인데, 예전에는 개방했는데, 요즘은 입장 불가입니다. 입장객들 중 하나가 묘지를 훼손 했다고 하네요.
4.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킹스캐년 이었습니다. 크릭 안쪽에는 그냥 보통 산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겠던데요? 사막이라고 하기에는..
왕초보님 오셨을 때 그나무들 아마 그대로 있을 겁니다. 그리고, 킹스케년 가는길에, 킹스케년 스테이션 리조트가 있는데, 여기의 낙타 햄버거가 정말 맛있습니다. 근처에 죽은 나무들도 많아서, 캠프파이어도 쉽게 했고요.
비가 한동안 온 뒤라서 인지 수풀이 무성했습니다 (사막 치고는요) 매드 맥스가 촬영 되었다고 하는 브로큰힐도 수풀이 꽤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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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사랑
09.22 01:47
터헛 과일은 South Australia에서 산 거라고 구라치면 그냥 보내주는데, 그 얘기를 까먹었네요. ㅠㅜ;; Coober Pedy에서 저는 아무것도 안사고.. 보석상에서 돌조각 몇개 얻고, 오팔화된 화석 몇개 주워왔습니다. 본가 어딘가 굴러다닐텐데. ^^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오팔이라니요. 제 경우엔 오가며 버스에서 근처에 앉은 사람들이랑 얘기나눈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다들 혼자 여행다니는 사람들이고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라. 더구나 버스는 기사님들 (두분이 한조로 일하시는듯)이 담배피셔야 해서 세시간마다 쉬더라구요. 그래서 멀리 앉은 분들이랑도 얘기할 수가 있어요.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냐.. 이렇게 시작되죠. ^^
킹즈캐년, 참 아름답죠. 사막한가운데라고는 믿어지지 않은.. 낙타버거는 비싸서 못 먹었단. 부럽. Uluru 꼭대기에서 이정표 (쓰레기통) 에 적힌 대로 둘러보면 지평선위에 제법 많은 산이 보입니다. 사실 다들 아주 오랜 옛날엔 섬이었던. 수풀이 무성했다니 참 귀한 구경하셨습니다. Northern Territory의 평균 강우량이 일년에 반인치 라네요. -_-;; 그런데 Ulruru에 사는 새우가 있대요. 믿거나 말거나.
매드맥스가 촬영되었다고 하는 곳은 아마 Breakaways 라고 불릴 겁니다. Brokenaways라고 우스개로 부르기도 합니다만. (다 망가져있긴 해요. 그게 매드맥스 촬영하고 남기고 간거라는 얘기도 있지만 원래 그런게 버려진 곳이라 영화촬영을 했다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Broken Hill은 실은 다른 지명인데 아마도 최강산왕님이 Port Ausgusta로 가실때 그리 거쳐서 가지 않으셨나 합니다. 시드니쪽에서 그리 오는 길이 있긴 하거든요. 제가 살던 Adelaide에서는 Mildura라는 곳을 거쳐서 갈 수 있는 곳인데 시드니로 버스여행을 하면 거쳐가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고풍스런 건물들도 제법 있고. 걸어다니다가 목이 말라서, 무슨 바 비슷한 곳에 들어가서 물 한잔 주세요.. 했더니.. 얼음은 하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한개요 (갯수로 돈 받을까봐) 했더니.. 물한잔 따라서 얼음 하나 넣고, 스트로 꽂고 우산하나 딱 씌워서 주더라구요. (물론 레몬 한쪽) 얼마예요 했더니.. 물은 돈 안 받아. 하더군요. 거기 갔다 오는 길에 버스가 화장실이 있는 곳도 아니고 무슨 타운도 아닌 이상한 곳에 섭니다.. 그래서 왜 서냐 했더니.. 기름이 떨어졌대요. ㄷㄷㄷ 기사님이 히치하이크 해서 기름 한통 사오시더군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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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9.21 21:17
워낙에 무식하게 큰 나라라서 그런지, 중간중간에 작은 타운은 들어가기 겁나는 곳도 있었습니다. 캠핑 하려고, 갔는데 마을 자체가 유령도시 같아서 걍 바로 나온 적도 있었고, 위에 나온 쿠버페디만 해도 Don't be the next victim 이라고 마을 입구에서 친절하게 말해주더군요. - _ -;;
갑자기 튀어 나오는 동물들 때문에 밤애 고속도로 달리는건 위험하다고 했지만, 다행히 시체들만 종종 보고 큰 위험은 없었습니다.
자전거로 호주 여행하는 사람들도 종종 봤는데, 그중 갑중의 갑은 스케이트 보드 타고 여행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큰 옆가방을 스케이트 보드위에 올려 놓고 질질 끌으면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더군요. 기억이 맞다면, 거기서 다음마을 까지 적어도 100 에서 200 키로 미터 정도는 될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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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사랑
09.22 01:51
스케이트보드 족은 못 보았습니다. 대단한 사람들이예요. 자전거족이랑 오토바이족은 보았습니다만. 캠핑장에서 옆에 텐트치는 사람들이랑도 얘기해보면 재밌는 사람들 많죠. ^^
동물은 어쩌면 한여름도 한겨울도 아니어서 조금 나았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낙타나 소가 밤에 아스팔트가 따뜻하다고 거기 와서 배깔고 잔다고 해요. -_-;;
업데이트 감사합니다.
말로만 듣던 데를 예전에 가 보셨군요. 재미있는 경험이었겠습니다.
오팔 광산 얘기는 예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전세계 오팔이 거의 그 지역에서 난다 해서 신기했었어요.
그런 돌을 그 지역 사람들만 보석으로 여겨 상품화했던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