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몇년만에 한국을 가서 친구들을 보면서 느낀건, 여전히 남아있는 획일된 가족문화. 그리고 친구들도 거기서 예외는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직접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누구는 아버지가 (작은) 빌딩주라서 그럭저럭 살고, 혹은 누구는 아버지의 사업 성공에, 이제 자기는 꼭 이너써클에 들어가고 말거나며 어깨에 힘이 들어간 녀석도 있네요. 밥맛 없는 녀석이지만, 친구니 참죠 뭐. 



근데 결국 다들 비슷비슷 하게 고만고만하게 삽니다. 돈이 있든 없든 말이죠. 다들 결혼은 했고, 결혼 했을 때 무리해서 집을 꼭 사야 하고 당연히 부모님에게 손 벌리고;; 그리고 당연히 잔소리 들으면서 삽니다. 뭐 들어도 할말 없죠. 마누라 잔소리 피해서 PC방에서 게임 하다 들어가는 게임회사 친구, 영업하면서 술마시느라 배불뚝이가 됀 친구, 5년만에 한국온 친구 보기 위해 마누라에게 사정사정 하다 안통해서 결국 집에서 저녁을 먹고나서야, 몇시간 운전해서 와서 저와 밖에서 또 먹을 수 밖에 없는 - _-;;


나름 다들 자유롭게 살던 친구들이, 결혼 하고는 결국 남들하는 거 다해야하는 한국적 프레셔에 못이겨서 눌려 사는 거 보면 아쉽습니다. 아버지는 이래야 하고, 어머니는 이래야 합니다. 앞으로 시대가 발전하면서 요구 조건이 더 많아질탠데, 그런걸 어떻게 다  하면서 살까요. 여기다 자식이 걱정, 시부모, 친척, 경조사 등등. 



저 아래 준용님이 쓰신 회식 이야기도 얼핏 이해가 갑니다. 그 나이즈음 되면 집에 들어가기도 싫어지지 않을까요. 자식들 용돈에, 와이프 잔소리에, 뭐에 뭐에. 와이프도 마찬가지겠죠. 특히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집이 곳 일터인데 남편이라도 갈궈야 스트레스가 풀리겠죠.............. - _ -;;  그러고 보니 제 친구 중에서 맞벌이 하는 가정은 단 하나도 없네요 허허... 


약간 빠르고 늦고의 차이일 뿐, 개성 넘치던 어린시절 친구들이 다 똑같이 배나온 중년, 와이프 눈치 피해서 주말에 축구 한번하는걸로 만족하는 아저씨가 되는거 보고 서글퍼 졌습니다. 뭐, 술주정뱅이에 마누라 때리는 인간 말종 보다는 100배 낫지만 말입니다. 


호주는 좀 친구처럼 지내는 편입니다. 제 친구 파트너는 간호사고, 친구(남자)는 백수인대 행복합니다. 캠핑도 가고, 취미가 다를 때는 따로 놀기도 하고. 덕분에 이혼도 하고, 미혼모도 많은데, 다들 쿨하게 사는 편입니다. 좀더 진행이 되면 가족제도가 점차 사라지거나 변하게 되겠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걍좀 없으면 없는대로 살고, 서로 안 맞으면 개인시간도 갖고, 이해가 안가면 개인적 차이라고 받아 들여야 하는데 "결혼해서도 왜그래?", "이제 아빠잖아?" 신공을 날리니;; 

쩝. 평생 안울던 친구가 와이프때문에 남자들 사이에서 술먹고 운다는 걸 알려나 모르겠네요. 


쩝... 더 쓰고 싶은데, 너무 길어지면 재미 없으니 이만 줄입니다. 그냥, 10원, 100원도 없을 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번듯한 집(정확히 말하면 은행집, 그리고 엄마아빠집)과 직장도 있는데 시달리듯 사는 거 보면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좀 길게 끄적여 봅니다. 플스4 한대 사는 것도 벌벌 떨면서, 10배는 더 비싼 별 쓰지도 않는 가구나 주방도구는 사야하고;; 에효;;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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