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뭐, 최선을 다한 것도 아닌데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말입니다. 일단 회사일은, 무리하게 밀어 붙이던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끝나서 괜찮습니다. 상당히 많은 일을 다른 부서와 했는데, 코딩이나 분석 보다는 회의와 의견조율 그리고 감사를 대비한 잡다구리한 일들을 많이 했습니다. 음, 저는 개발자가 아닌데 하는 일에 코딩은 꽤 필요해서요. ㅎㅎ 최근에는 노가다를 피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손을 안대던 VBA도 했습니다. 캬하하하~


 회사에서 교우회 총무를 하는데, 이게 참 일이 많더군요. 그리고 저 빼고는 거의다 여자분들이라서(수녀원 느낌?) 사무장처럼 잡일을 다하는데 진이 빠지는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님들이 요구 사항이 많아서 다른 분이 고생하셔서 혼자서 악역(다 안됩니다아아앗!)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방송대 대학원 수업을 듣고 있는데, 완전히 멘붕 상태로 바보처럼 멍하니 있습니다. 음화화홧. 그냥 듣고 보는데, 대충도 모르겠는데 숙제고 과제고 무슨 소리인지 그러면서 있습니다. 그나마 한 과목은 따라가겠는데 정작 제가 듣고 싶어서 대학원에 들어간 그 과목은 멍청히 있습니다. 원인은 제가 수학 공식을 미적분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서입니다. 음냐하하하 미치겄다. 이러면서 있습니다. 이번 학기만 어떻게든 버티고 다음 학기에는 휴학을 해서 뭔가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지식을 머리에 때려박는다고 졸업장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돈이 아깝지만 그래도 정신을 차려야겠어요.


 이제 나이도 내년이면 마흔인데, 이렇게 무기력 증후군에 빠지기는 처음입니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 했는데 한꺼번에 많은 일을 벌리고는 제대로 수습도 못하고 멍청히 정신줄을 놓은건가 싶습니다. 지독한 슬럼프라기에는 그럭저럭 해볼만 하고 정상 상태라고 보기에는 무기력하네요. 차라리 쭉 무력하게 갔으면 좋겠는데, 정신줄을 완전히 놓기에는 회사도 가정도 괜찮은 상태는 아니라서요. 아내는 자기랑 안놀고 매일 컴퓨터에 코딩하면서 울상 짓고 있는 저를 보면서 화냅니다. 예전에 야간 MBA는 밤새고 공부해도 괜찮은데 이제는 공부량도 질도 해볼만한 수준이 아니네요.


 아내가 옆에서 김사부 보는데, 이제 같이 봐야겠습니다. 요즘 아내가 공부만 하고 자기랑 안놀아준다고 삐쳤거든요. 사실 공부가 아니라 이해를 못해서 정신줄 놓고 있는 건데 말이죠. 아웅 아무 생각없이 SAS나 VBA 코딩 할 때가 좋았는데. 요즘에는 VBA 코딩도 생각 많이 로직 체크하면서 하는게 아니라 대충 감만 갖고 돌려 놓고는 "냐하하하, 대충 돌아간다." 이러면서 좋아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도 로직이 단순해서 된다는 겁니다. 곱셈, 나눗셈만 제대로 하면 굴러는 가는데 루프랑 제어문만 하면 되니깐요.


 대충 하는게 다 이렇습니다. 대충은 돌아는 가고, 급한 불은 꺼요. 문제는 그 불이 꺼진 건지 아니면 저 밑에 용암이 끓고 있는 것인지 감이 없는 건데. 아, 어쩌다 보니 푸념글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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