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저는 자의 까지는 아니고 의도하지 않게, 혹은 어쩔 수 없이 혼자있는 시간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돈이 없어서 그랬는데요,


고등학교때는 뭐, 등록금도 없고(고 2 여름에 그만둘 때까지 한번도 안냈었죠. 안내고 버틴 저도 대단;;) 사실 이런 상황은 나중(한 10년후?)에 대학다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이게 3자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찌질한건데, 익숙해지면 나쁘지않습니다. 계속 비웃음 당하다보면 익숙해져서 무덤덤해 지고, 실제로 사람들이 쿨하게 보는 경향도 있습니다. 전혀 아닌데 말이죠(저만의 착각일지도...o_oa )


대학교때 같이 청소하던 동생과 청소 끝나고 집에 왔을때가 생각납니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온 친군데, 뭐라도 해주고 싶어서 청소일을 끝마치고 새벽에 집에와서 냉장고를 여는데 양파 밖에 없더군요. 뭐라도 만들어야 겠다 싶어서 거기다 고추장넣어서 비빔밥을 해줬습니다. 네. 맞아요. 엄청맵죠. 당시까지만 해도 제가 요리에 소질이 없었다는 걸 몰랐습니다. 대체로 요리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그러하듯 말이죠.... - _-;  


뭐 암튼 이런 상황이다보니(태어나고 중간에 1, 2년 빼고 계속) 자연히 사람만나는 일이 줄어듭니다. 인간관계가 나쁜건 아니고요, 단지 얻어먹는 거에도 한계가 있다보니 스스로 피하는 거죠. 제가 양심은 좀 있습니다. 저의 자랑이죠(유일한... - _ -;; ). 


이야기가 조금 샛길로 가는거 같은데, 그렇다보니 자연히 혼자있는 시간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잡생각도 많이하고, 유일한 취미는 산책이었죠. 그때는 뭐, 친구들 가는 파티나 여행도 끼고 싶고 뭐 그랬던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운이 없다고 생각 한 적이 많았어요. 


근데, 이제와서 이런 생각 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혼자 지낼 수 있었던 게 큰 축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큰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정상적인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람이 혼자 지낸다는 것은 엄청난 사치죠. 그리고 그 사치의 맛을 아는 사람은 그 기쁨을 잊을 수 없죠. 모르는 사람은 모르지만, 한번 맛들이면 잊을 수 없는 홍어처럼. 뭐, 저는 홍어를 싫어합니다만... 


세상은 개인에게 자유를 안 줍니다. 직장은 물론, 친구나 가족도 말이죠. 다들 이혜관계가 있고 바라는 게 있어요. 얽히고 얽히다 보면 빠져나올 수가 없죠. 


때문에 앞으로는 그때 처럼 자유로울 수 없겠죠. 


혼자서 도쿄 끝에서 끝으로 자전거로 이사하면서, 화려한 신쥬쿠의 번화가를 가로질러 갈때의 설레임이나(그리고 쪽팔림도;;), 방학 기간에 집도 없이 농장을 떠돌아 다니면서 한탕을 꿈꾸던(어쩌면 학비를 충당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꿈) 설레임 같은건 앞으로도없지 않을까 싶어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30805Sa [26] KPUG 2023.08.05 8054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0687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40929
27868 다른 세상 사는 기분입니다. [8] 노랑잠수함 01.15 633
27867 고용노동부 또 갑니다 [11] 바보준용군 01.15 692
27866 국제 공인(?) 스나이퍼 [4] file SYLPHY 01.13 514
27865 유튜브 4k 서비스는 정말 멋지네요!(29금) [3] 바보준용군 01.13 723
27864 만드는 남자시리즈? 떢볶이 만드는 남자~ [6] file 즐거운하루 01.10 480
27863 현직 빵굽는 남자 입니다. [6] file 바보준용군 01.10 563
27862 게임과 교육 [3] file matsal 01.10 447
27861 최근에 클리어한 게임들... [2] 돈돈돈까스 01.10 423
27860 새해 벽두부터 [1] 해색주 01.10 363
27859 초1/2 방과후 영어교육 어떻게 생각하세요 ? (횡설수설이네요) [11] 왕초보 01.09 444
27858 아무래도 번아웃 신드롬인 걸까요 ^^;; [3] 냉소 01.09 402
» 혼자있는 시간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1] 최강산왕 01.09 357
27856 티스토리 구걸해봅니다 [6] matsal 01.08 354
27855 운영비 모금 결과 안내(2017년 11월 6일 ~ 2018년 1월 4일) [6] KPUG 01.08 572
27854 인생은 운 [1] SYLPHY 01.08 721
27853 보안 특화 폰 '블랙폰2' 한국 출시 [7] 그런대로 01.07 397
27852 인텔 멜트다운/스펙터 패치 이후 성능 저하 SYLPHY 01.07 352
27851 보안 위협으로부터 지키려면 아이폰이 필수 [3] matsal 01.06 415
27850 카카오 프렌즈들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20] file Lock3rz 01.05 622
27849 히든 피겨스 보고 있습니다. [4] 해색주 01.03 380

오늘:
345
어제:
2,065
전체:
16,243,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