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닉네임 유모어입니댜.

2019.12.16 23:21

인규아빠 조회:469

아주 오래 전 웃긴 글이었죠.
보신 분도 있겠지만 ~
산신령님께서 올린 페북 글 보다가..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ㅎ

얼마 전, 내가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의 회원
한 분께서 모친상을 당하셨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그냥 모른척 할 처지도 아니고 해서.......
운영위원을 포함하여 활동적인 몇몇 회원에게 연락하고
장례식장 앞에서 회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영안실을 찾다가...
상당히 난처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 근데 산꼭대기님 원래 이름이 뭐야? "

" ........? "

그렇습니다... 달랑 닉네임만 알고 있는데
막상 영안실은 실명으로 표시되어 있어
초상집을 찾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해서야 이름을 알게 되었고 빈소를 찾아 예를 갖추어
문상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접수대의 젊은이에게 흰 봉투를 달라고 해서
부조금을 접수하려고 돈을 봉투에 담았는데...
안내를 맡은 청년이 방명록에 이름을 적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너댓 명이 와서 머뭇거리다 그냥 가면 더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펜을 들어 이름을 적으려다 보니
본명으로 쓰면 상주인 회원이 나중에 어떻게 알겠습니까?
오프라인에서나 온라인에서도 항상 닉네임을 불렀고
서로간 본명이 무엇인지는 전혀 모르는데
늘 부르던 호칭으로 적어야 누가 다녀갔는지 알겠지요...
그래서, 닉네임으로 쓰기로 하였습니다.
총무를 맡고 계시는 여자 회원은 '감자양' 으로 적고
뒤에 있는 회원도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닉네임을 썼습니다.

'아무개'..
이 회원의 닉네임은 `아무개`입니다.

데스크에서 안내를 하던 젊은 청년이
난감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다른 회원도 닉네임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회원의 닉네임은
'거북이 왕자'였습니다.

안내를 하던 청년은
이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민망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ㅠㅠ

막상,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우리 일행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 이름을 적지 못한,
뒤에 있는 회원분을 다그쳐,
빨리 쓰라했더니
이 회원은 계속 머뭇거리고...

빨리 쓰라고 다그쳤지만
차마 펜을 들지 못하고
계속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이 회원의 닉네임은
'에헤라디야'였습니다.

"아. 빨리 쓰고 갑시다. 쪽팔려 죽겠어요."

그래도 그렇지 상가집에서
어떻게 "에헤라디야"라고 쓰겠습니까?
그러나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결국 '에헤라디야' 회원님은
다른 회원들보다 작은 글씨로
조그맣게 '에헤라디야' 라고 썼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마지막 남은 회원이 자리를 박차고
영안실을 뛰쳐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얼른 자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모두 큰 소리로 그를 불렀습니다.

"저승사자님 어디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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