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보는게 다르네요.
2020.04.30 22:18
얼마전에 전화 회의를 하면서 갑자기 화상으로 하자고 하더군요. 사실 화상으로 하면 불편하기도 하거니와 개인의 사생활(대부분의 직원들이 재택) 문제로 인해서 가급적 안하려고 했는데, 왜 그러지 하면서 봤습니다. 저 빼고 다들 여자분들이고 모두 집이더라구요. 날씨가 더워서 가벼운 차림으로 오후 느지막히 회의 들어와서 발표하고 설명하고 질문하고 하는데, 확실히 얼굴이 보이니 말을 삼가하게 되더군요. 전화 회의를 할 때에는 다소 공격적으로 이야기 하고 때로는 화도 잘내는 편인데, 서로 얼굴 보면서 하니까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더군요.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글을 남기는 것도 남을 욕하는 사람들도 과연 당사자들 앞에서도 그런 말을 할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회의에서 저랑 자주 부딪히던 사람이 있었는데 화상으로 보니 제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인도 아가씨더군요. 최근에는 하도 부딪혀서 서로 조금은 조심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이직과 해고 모두 자유로워서 최근에 인원들이 많이 바뀌더라구요. 저는 앞으로도 이 회사 쭈욱 다녀야 하는데, 과연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더군요.
늘 이직할 마음으로 이력서 업데이트 하고 분기마다 기술이나 영어같은 것을 측정하면서 살고 있는데 말이죠. 나이도 있고 급여 문제도 있고 해서 쉬운 일은 아니죠. 실무반, 관리반으로 일을 하고 있고 급하면 코딩도 하고 기술서적도 찾아보고 하는데요. 당분간은 이렇게 반반치킨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내려 가기도 올라가기도 애매한 직급과 나이인지라, 조심스럽더라구요. 사람들을 대하고 생각하고 설득하고 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들에게 책임만 잔뜩 주고 권하은 쥐뿔 아무것도 없는데, 최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언어로 이전하는 것을 준비하는데, 이거 집에서 별도로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좋은 날에 코딩이나 하기에는 집이 참 좁습니다. 여행이나 훌쩍 가고 싶은데, 아내 반대로 집과 근처 산만 오가고 있습니다. 긴 연휴 모두들 즐겁게 보내세요.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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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5.0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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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지만..
의도하지 않게 코로나로 실직 한 것 처럼 되었네요..
집에서 공부도 좀 하고 해야 하는데..옆에 껌딱지 하나 딱 달라붙어서...ㅠㅠ
조금전에 산책 갔다 와서 간식 하나 먹고 피곤한지 옆에서 조용히 자고 있습니다.
잘 때는 천사 입니다.. 대구는 대프리카 답게 아주 덥습니다. 초여름 날씨 입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산책 다니기 좋은 날씨였는데.. ㅠㅠ
갤럭시 탭 S6 Lite... 오픈 되었는데.. 중복쿠폰 할인 행사를 안 하네요.. 저는 정말 운 좋게
중복쿠폰 10%에 카드 8% 적용하여서 구입하게 되었네요.. 아마 이런 경우 본사 영업과
오픈마켓 MD와 손발이 안 맞아서 행사가 취소 된게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구입한 제품은 오늘 발송처리가 되어 내일이면 받아 볼 것 같습니다... 가슴이 설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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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5.02 00:01
얼마전에 갤럭시탭A로 전화회의 들어갔다가 2번 정도 튕겨져 나오고 나서 심각하게 새로운 태블릿 구매를 고민중에 있습니다. 갤탭이랑은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아이패드에어3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어차피 오래 사용할 것이고, 이걸로 카톡도 커버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네요. 다들 펜과 키보드를 사요 한다고 하던데, 블루투스 키보드는 이전에 사놓은게 있어서요. 갤탭이랑은 인연이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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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동안 화상회의 때문에 갖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5, 손폰(갤럭시S10+), 랩탑을 두루두루 써 봤는데... 결국은 랩탑으로 정착하게 되더군요.
회의 특성상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화면공유로 보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보통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가로로 되어있죠.
아이패드나 손폰은 가로로 돌리면 카메라 위치가 영 애매해져서... 결국은 기본 상태가 가로면서 카메라가 상단 중앙에 위치하는 랩탑만 쓰게 되더군요.
얼굴보는게 많이 다르긴 합니다. 요즘은 shelter-in-place라고 대략 가택연금 수준의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모든 회의가 zoom이나 webex로 이루어지지만, 평소에도 다른 대륙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많이 낀 회의가 많아서 그리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한번이라도 얼굴을 본 사람이랑 한번도 얼굴을 보지 않은 사람이랑은 회의에서도 대하는 방법이 달라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다들 call 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라 얼굴 안본다고 말이 더 격해진다거나 하지는 않은데, 얼굴을 안 본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하는 듯 해요.
"늘 이직할 마음" 이거 참 어려운 건데 자기 관리를 참 잘하시는 듯 합니다. 저도 이 한 직장에 25년째 다니고 있어서 문제가 많다 하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요즘 히키코모리가 정상인 취급을 받는다고 좋아한다는데, 저도 코로나 핑계가 사라지면 무슨 핑계로 집돌이 할까하는 희망적인 고민을 시작해봐야 할 듯 합니다. 미쿡은 아직도 확진자 사망자 뿜뿜 입니다. ㅠㅜ 트럼프 보유국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