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최근 몇 년 아주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사도 하고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커가면서 작년부터인가요, 주변 경치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전까지는 산책도 안나가고 강의 듣고 과제하고 출근하고 운동하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다시 검도도 하고 주변도 돌아보고 동네 가게도 가게 되더군요. 지금 사는 곳이 좀 어색했고 늘 다른 동네 사는 것 같았는데 도장 다니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면서 동네 사람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3년 전에 승진하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군요. 그전에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살았는데 그 다음에는 주변 사람들도 보이고 동료들도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좀 창피하기도 했고 후회도 많이 되었습니다. 승진이라는게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고 내 생각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에는 그곳 나름의 고민이 있었고 마음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좀 적응이 되었는데, 그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내면이 아니라 밖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그때부터 주변 경치가 보였어요, 아침에 출근하는데 벚꽃과 목란이 피는 것도 보이고 말이죠. 오늘 출근하다가 문득, "저 벚꽃 피는 것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이고 요즘에는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체력도 근력도 떨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좀더 재미있는 일을 벌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고 하지만, 요즘은 뭔가 정해진 일만 하다가 끝나는 것 같아서 말이죠. 다행히 회사에서는 파이썬도 쓸 수 있고 다른 새로운 툴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좀더 도전하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네요. 일단 오늘은 좀 자야겠습니다. 제 자리가 창가인데, 하루 종일 창문을 열어 놓고 있었더니 눈이 계속해서 따갑네요. 이미 두 번이나 넣었는데도 계속해서 눈이 따가워요. 다들 건강 조심하고, 코비드 조심하세요. 백신도 나오고 조만간 치료제도 나올 것 같고 그러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 같기는 한데요. 아직은 좀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KPUG도 번개라도 해야 할텐데 말이죠. 마지막 번개가 종로 치킨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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