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TWS 를 활용한 보청기는 어렵네요
2021.07.24 21:31
갤럭시 버드프로의 +20dB 증폭 보청기 기능이라든지,
보청기 펌웨어를 깔아서 나온 +50dB 증폭 $200 짜리 TWS 기기도 봤습니다만,
중요한 건 증폭기능이 아니라 필요한 주파수의 음악만 정확히 증폭해주는 기능이었네요.
지금 사용중인 ANC (노이즈 캔슬링) TWS 의 ASM 주변음 모드를 써보고 나서야
TWS 의 현행 보청기 기능이 그다지 쓸모없다는 걸 확실히 알았는데요.
이걸 켜면 공기 파절음, 특히 선풍기나 자동차 에어컨에서 나오는 공기 소음을 엄청 확대해서 틀어줍니다 -_-a
기본적으로 노이즈 캔슬링을 켜서 주변 소음을 줄인 상태에서 선풍기 소리만 크게 켜주니 보통 어색한게 아니네요.
그래서 걸어다닐 땐 위험한 ANC 모드나 거슬리는 ASM 모드 말고 OFF 모드로 다닙니다.
이번에는 현행 보청기와 TWS 의 보청기 유사기능(ASM 모드) 의 차이가 뭔지 알아봤는데,
1) 청각보호 및 회복 : 과도하게 증폭하지 않도록 사용자의 청각에 맞춰 적절한 수준으로 증폭해준다.
일반 TWS 는 유저 맘대로 볼륨을 설정할 수 있는데,
크게 하면 잘 들려서 좋겠지만 오히려 청각을 훼손시키므로 장기적으로는 큰일납니다.
2) 특정 주파수 다채널 조절 : 저가형은 8~12채널부터 최고가형 700만원짜리는 64채널까지
음성 특정 주파수 Hz 마다 증폭량을 조절해서 입력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옛날 Winamp 이퀼라이저 조절기능 생각하면 됩니다.
이것도 개인별 귀의 특성 때문에 생긴 기능인데요.
어떤 사람은 3000 Hz 가 둔감해져서 크게 증폭을 해야하지만 어떤 사람은 아직 괜찮아서 작게 들려줘도 괜찮습니다.
만약 이걸 일괄적으로 크게 증폭한다면 제가 지금 ASM 모드에서 선풍기 소음으로 고통받듯이
크게 확대된 일상생활 소음 (치찰음) 으로 고통받아서 보청기 착용을 거부하게 됩니다.
실제로도 보청기 착용을 거부하는 노인들은 평소에는 조용하고 주위 사람들이 알아서 목소리를 높여주니 안끼는게 더 좋다고 여기고,
끼면 '쓸데없는' 소음이 들려서 짜증난다고 불평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청기샵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다채널을 세심하게 조절하면 이런 불편이 줄어드는 거라고 하네요.
뭐, 사실 이퀼라이저도 700만원이나 할 정도로 비싼 기능은 아니죠.
그보다는 청각의 정확한 측정, 그리고 각자의 청력에 맞는 주파수 설정 등의 서비스가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적어도 개인 혼자서 TWS 증폭 기능만 믿고 보청기를 대용하다간 오히려 청력을 망칠 수 있는 위험한 기능으로 보입니다.
언젠가 혼자서 청력을 진단하고 주파수까지 세팅하는 TWS 보청기가 나오면 될 것 같긴 합니다만.
옛날에 듣기로는 보청기가 특정 음역의 볼륨을 조정하는 것보다, 안 들리는 주파수 대역을 들리는 대역으로 옮겨주는 (비선형 변환) 일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끼면 아주 생경한 소리가 들려서 싫어하는데 그걸 극복하면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게 되는 거라고 하더군요.
요즘엔 저런거에다, 마이크 여러개를 사용해서, 특정 음원의 소리를 집중해서 모아주는 일도 한다고 하고, 사람 목소리를 구별해서 그것만 강조해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조금 더 발전하면, 듣고싶은 사람의 목소리만 골라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실제 제품에 어디까지 적용이 되는지는 모르겠고요.
사실 그래픽 이퀄라이저처럼 볼륨만 제대로 조절해도 그냥 증폭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사람이 듣는 것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기 전에는 환자(!)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방법에서 벗어나기 힘들겁니다. 그렇다면 사실 의사가 하는 것이나 환자가 혼자 하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게 되겠죠. User Interface만 잘 만들어진다면 말입니다. 볼륨이 어느 이상 올라가는 세팅을 원하면 의사의 확인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아예 소프트웨어에서 막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달팽이관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도 연구중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