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고 바쁘다보니 돈을 버리네요 (소형 기기 배터리 이야기)
2022.01.12 19:27
지금도 미국에서의 매매가가 한국에서의 매매가보다 많이 싸고 선택의 폭이 많지만,
10여전 전에는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당시엔 지금처럼 블루투스 제품이 흔하지도 않았고
가격도 좀 있었던 시대였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 하루 땡처리 딜이 나오는 사이트에서
제가 나름 효율적으로 쓰던 소형 블루투스 마우스의 OEM 버전을
굉장히 싸게 풀었습니다.
MoGo 마우스라고 카드만한 접이식 블루투스 마우스였는데
저는 나름 가격을 주고 사서 썼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HP 브랜드를 달고 땡처리로 나왔더라고요.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지만 한국에도 1년에 한 번 정도 들어올 일이 있고 해서
보따리 장사라도 해서 맥주값이라도 벌어 볼까 하고...
이 마우스랑 블루투스 제품을 좀 사재기 했습니다.
그리곤 영구 귀국하게 돼서 해당 제품을 가지고 들어 와서
반은 잊고... 반은 시간도 없고 장사(?) 수완도 없어서 시간이 지나다보니...
기기의 인터페이스도 바뀌고 하며
파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그냥 내가 쓰기라도 하자... 하며 방치에 방치를 하다...
이번에 우르르 꺼내서 써보려 하니....
컥... 정말로 하나도 안 빼고 다 작동 불가네요.
정확히는 충전이 안 돼서 쓸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충전 중이면 녹색 LED가 들어 와야 하는데 안 들어 오거나... 잠시 들어 오고 꺼지네요)
이 중에 몇 개는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익스프레스 버스 어댑터를 두 개나 샀는데
이렇게 열 개가 넘는 기기가 다 안 되는 것을 보면
해당 배터리의 자연 수명이 그런 것 같네요.
(중간에 썼었으면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만요).
작년 쯤에 비슷한 시기에 샀던
삼성 블루투스 통화용 헤드셋도 배터리가 죽어서 그냥 버러야 했었을 때는
그냥 한 제품만 그런 줄 알았는데...
무식하게 안 쓰고 두면서 새 제품으로 착각하고 살았건만
엄청난 세월이 흐르며 제품의 속은 이미 다 수명이 다 했네요.
근데 비슷한 시기에 산 다른 삼성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모터롤라 블루투스 스피커는 아직도 잘 쓰고 있으니...
배터리의 크기 탓인지.... 종류 탓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에 구두도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싸게 나와서 사서 놓고 안 쓰고 두면서 제 마음 속에서는 새 제품이라 착각했지만
자연적으로 삭아서... 정작 신으려고 하니 삭아서 밑창이 떨어지더라고요.
물어 보니 구두 같은 것은 너무 안 신으면 고무가 삭는대요.
제 마음 속에만 BTS(옛날엔 박남정이었지만.... 지금은 박남정 씨도 중견 가수라)라도
세월 앞에서는 모두가 김정구가 되었네요....
(케퍽 분들은 박남정도, 김정구도 아시겠죠...?)
무식하고 무관심해서 맥주값을 벌기는 커녕 꽤 날렸습니다.
그냥 필요할 때 사서 짧게 쓰고 망가지면 버리고 (지구엔 미안하지만요),
마음 속에 담아 두지 않아서 정신이라도 편하고,
저처럼 시간 관념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 세월은 가차없이 기다려주지 않고,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이런 것들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됩니다.
허탈한 웃음을 무식한 스스로에게 피식 지으며 글을 마쳐 봅니다...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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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1.1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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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01.14 23:33
네! 그렇게 즐거울 수 있는 삶을 만들려고 하는데 전 역량 부족으로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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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1.13 01:50
네, 요즘에는 명품이나 이런 거를 사기 보다는 내가 좋은 것을 사서 잘 쓰고 하는 걸로 바뀌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다 못해 예전에는 승단하면 몇 백만원짜리 호구와 명품 도복을 사는게 정석이었는데, 요즘에는 경량 호구와 기능성 도복을 입더군요. 평생 쓴다기 보다는 잘 쓰고 나중에 삭거나 오래되면 버리고 새로 사는 걸로 말이죠.
저희도 늙어가는 거를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아이폰이 나오면서 변화했던 세상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더욱더 빨리 변하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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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01.14 23:41
네, 제품을 여러가지로 평생 쓰기도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장모님 LG TV가 망가졌는데 한 10년 좀 안 된 거 같은데 부품이 없어서 못 고친다고...
그래서 그냥 가성비 좋은 거 사서 쓰다가 보증 기간 끝나고 망가지면 또 가성비 좋은 새걸로...
전에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수리비가 너무 비싸서 그냥 하나 사고 만다고 한다기에
'참 있는 나라는 절약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우리도 그렇게 돼 가는 것 같습니다.
네... 어차피 바뀌었을지 모르는 세상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완전히 가속해서 변하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도 어른들이지만...
이 시기에 어린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많이 안타깝더라고요.
이제 비정상이 정상이 된 것 같고, 앞으로도 한참 가지 않을까 싶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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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01.13 02:05
근거도 없고 기술적으로 말이 안됩니다만, 마우스를 냉장고 차게 보관하셨다가 충전을 시도해보세요. 애플 펜슬을 냉동시켰다가 살렸다는 몇몇 사람들을 글을 봤습니다. 냉동은 좀 위험하다 생각되어 냉장을 말씀드려봅니다. 살아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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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01.14 23:46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 듣고말씀처럼 근거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뭐 크게 잃을 것도 없을 것 같아서 (소위 미친 척하고 한 번...)
시도해 봤는데... 조금 효과가 있는지 전혀 반응이 없던 아이들이 반응 정도는 보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몇 초 정도의 순간이라 되살아났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겠고요.
또 몇 놈은 그래도 충전되는 것처럼 들어 오기는 하는데 전원을 빼면 바로 죽어 버리네요.
그래도 반응이라도 있다는 걸 보면... 효과가 조금이라도 있나? 싶기도 합니다.
정리하다가 전에 작동이 됐던 아이를 구석에서 찾게 돼서 해 보니
이 놈은 여전히 충전되고 작동이 됩니다.
결국 배터리가 작동이 됐던 상태에서 방치하면 다시 살아 날 수 있지만,
그냥 초기 상태에서 방치하면 완전히 죽어 버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계속 노력해 보고 혹시라도 반응이 있는 놈이 있으면 업데이트 전해 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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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1.14 02:49
충전 배터리가 든 제품은 늘 사용을 해주셔야 수명이 어느정도 유지가 됩니다. 그냥 방치하시면 몇년만에도 아예 못 쓰게 됩니다. 옛날 니카드 전지는 상당히 방치해도 어느 정도는 사용이 가능합니다만 요즘은 쓰는 곳이 거의 없죠.
배보다 배꼽이 크겠지만, 배터리 교체도 해 볼만 합니다. 태*이 아직 영업을 한다고는 합니다만, 이 경우는 맞지 않을듯도 합니다. 저도 한동안 방치해둔 블루투스 헤드셋을 꺼내서 충전해 보았더니 30분 남짓 사용가능하더군요. 훨씬 오래된, 그래도 가끔씩 쓰던 놈은 열살이 훨씬 넘었는데도 아직 두시간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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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01.14 23:53
네. 그런 중요한 사실을 이번에 비싼 수업료를 지급하고 알게 됐습니다.
저만 너무나 무식하게 마음 속으로만 신품으로 간직한 것이죠.
정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런데 또 말씀드린 것처럼
삼성과 모터롤라 블루투스 장비들은 똑같이 방치했는데도 작동을 하는 것을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배터리 종류도 상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억울해서 배불뚝이가 된 놈의 배를 따서 알리에 넣어 봤는데
제가 키워드를 잘 못 넣었는지 안 나오더라고요.
있어도 말씀처럼 배보다 배꼽이 클 것 같고요.
그래도 정말 소형에 나름대로 만족하며 썼던 놈이라
단종된 마당에
몇 놈이라도 살려 볼 수 있으면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가는세월 붙잡지 못하는데 기억이라도 남아서 추억이라고 우길수 있는 기억 하나 있으면 세상 그래도 재미 나잔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