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및 구매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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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새로 산 모니터링용 오픈타입 유선헤드폰 Beyerdynamic DT900 Pro X 입니다.


이미 소니 WH-1000X M4 액티브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이 있음에도 또 구입한 이유는

오래간만의 오픈형 헤드폰 + 쓸만한 플랫음질 스튜디오 모니터링 헤드폰이라는 평가를 보고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1. 오픈형 헤드폰

오픈이 듣기에는 좋아 보입니다만 실외에서 쓸 수 없는 헤드폰입니다. 그냥 PC스피커 귀 옆에 둔 거나 다름없기에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저와 똑같이 생생하게 음감이 가능하거든요. 오픈형 헤드폰 처음 구입하고 이런 특성 모른 채 대중교통 이용하면 낭패당하기 일쑤입니다. 구조적으로 외기와 완전히 트여 있기에 주위 소음이 안 낀 것처럼 그대로 들려오므로 조용한 실내여야 헤드폰으로 음감을 제대로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고요한 스튜디오나 침실에서나 쓸만한 헤드폰인 겁니다.


그대신 공기가 밀폐되지 않아서 땀이 덜 차는 장점이 있으며, 본 제품은 이어패드가 두꺼운 인조모로 되어 있어서 땀을 잘 흡수하기에 여름에 쓰기 더 적합합니다. 소니 1000XM4 는 노이즈캔슬링 헤드폰답게 밀폐형이고 가죽패드라서 여름에 한두시간 쓰고 다니면 귓바퀴에 땀이 줄줄 흐르고 차서 난리납니다.



2. 플랫음질

이건 일종의 표준입니다. 음악장비 회사마다 특색있는 음질로 튜닝한 장비를 내놓는데 소니는 클리어배스가 대표적이죠. 그러다가 제가 처음으로 플랫한 음질을 경험한 계기가 애플 인이어헤드폰입니다. 말이 헤드폰이지 그냥 커널형 이어폰이었습니다만, 당시엔 비싼 BA 유닛을 쓰고 음질을 철저히 정직하게 일직선 플랫으로 튜닝해서 무척 고해상도로 섬세하게 들려줬습니다. 저음은 형편없었지만 고음부 해상력은 엄청나서 이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악기소리나 보컬을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완전 플랫이면 어떤 회사의 기기를 쓰더라도 이론적으로 다른 음색이 날 여지가 없으므로 모든 회사가 이렇게 튜닝하면 쉽게 장비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표준인 셈이죠. 소니만의 웅장한 배스를 손쉽게 듣길 원하면 소니 헤드폰을 사야하지만 플랫 음질에 길들여지면 굳이 회사나 장비를 타야 할 필요를 못 느끼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이 베이어다이나믹 DT900 Pro X 는 스튜디오의 모니터링 헤드폰을 표방하고 나온 제품입니다. 어디서든 통용되는 플랫음질 + 고해상도 음질이 요구되는 스튜디오용 제품으로 애플 인이어헤드폰과 비슷한 거죠.


...... 라고 해도 전 잘 모르겠고, 이전 애플 인이어헤드폰과 같은 플랫음색을 기대하고 산 겁니다. ㅋ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ㅋ



3. 사용상 특이점 - 유선 - Mini XLR 케이블

이 제품은 기본으로 케이블 1.5M 와 3.0M 두가지를 주는데, 다행이 커넥터는 베이어다이나믹 전용이 아닌 표준 규격입니다. 다만 좀 매니악한 표준인게 흠이죠. XLR 규격은 노래방 마이크에 쓰이는 바로 그 단자인데, 이 헤드폰 단자는 그걸 축소한 Mini-XLR 3핀을 씁니다. 대체품을 구할 수 없는 건 아닌데 'Mini' 사이즈로는 XLR 케이블 구하기 힘드므로 해외 사이트를 뒤지는 편이 빠릅니다.



4. 사용상 특이점 - 착용감의 불편함

소니 1000XM4 와 비교되는 단점으로 귀가 아픕니다. 여름에 땀 차서 벗지 않는 한 소니는 대략 4~5 시간 정도 연속으로 끼고 있다가 아파서 벗는다면 DT900 Pro X 는 1~2시간 정도면 아파서 벗게 됩니다. 제품을 살펴보면 소니는 헤어밴드의 장력이 약하고 이어패드가 푹신하지만 얇은 반면, DT900 Pro X 는 장력이 강하고 이어패드가 다소 딱딱하지만 대신 두꺼운 편입니다. 그러나 DT900 Pro X 가 아픔을 유발하는 진정한 원인은 부실한 틸트 메커니즘입니다. 


사람의 귓구멍은 양쪽에 대칭으로 있지만 음을 모아주는 귓바퀴는 접시가 살짝 기울어진 모양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어패드가 덮어야 할 곳은 A 처럼 기울어지기 마련이며, 소니 1000XM4 는 제대로 된 틸트 메커니즘이 장착되어 있어서 머리에 낀 상태로 만져보면 양쪽의 이어패드가 귓바퀴에 딱맞춰 A 처럼 조금씩 기울어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DT900 Pro X 는 머리에 끼우지 않은 상태로 이어패드를 건들면 살짝 돌릴 수 있어서 틸트 메커니즘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만, 정작 머리에 끼우면 장력으로 단단히 고정되어 ∥ 모양으로 틸트가 전혀되질 않습니다. A 모양으로 삐져나온 귓바퀴를 이어패드가 ∥ 모양으로 압착하면?? 이어패드가 아무리 편안해도 1~2시간 지나면 A 모양 귓바퀴에서 특히 바깥으로 크게 삐져나온 아래쪽이 이어패드에 강하게 눌려 아플 수 밖에 없는 거죠. 


이거 30여년만에 전체적으로 리뉴얼한 스튜디오용 고급 모니터링 헤드폰이라는데 제가 보기엔 장시간 작업하기에 부적합한 구조로 잘못 설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을 내면 소니 WH-1000XM4, DT900 Pro X 둘 다 더운 여름날 쓰기엔 부적합한 제품입니다. 1000XM4 는 땀이 꽉 차서 확실히 못쓰겠고, DT900 Pro X 도 당장은 땀이 덜 차지만 이어패드에 땀이 점점 흡수되어 시간이 지나면 고약한 냄새가 날 것 같습니다.


DT900 Pro X 의 드라이한 음색은 흥미로운 면이 없잖아 있으나 착용감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어서 앞으로 후속작이 금방 나올 것 같으므로 추천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더운 여름날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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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게임할 땐 모니터링 헤드폰이 더 좋은 것 같네요. 해상력이 높아서 청음플레이가 원활해집니다. 한동안 DT900 Pro X 로 하다가 소니 1000XM4 로 하니 해상력이 확 둔해진 걸 역체감해서 볼륨을 많이 올려야 했네요. 물론 사용하기엔 소니가 더 낫긴 합니다. 무선블루투스에 노이즈캔슬링 및 볼륨조작 등 컨트롤도 가능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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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트 각도 한번 더 확인해보니 안되는 건 아닌데 불충분했습니다. 덜 젖혀져서 사람에 따라 저와 같이 귓바퀴에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니는 수납을 위해 90도까지 돌릴 수 있는 설계) 또는 밴드 압박이 강해서 그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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