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로운 도전은 아닌건가...
2024.06.30 22:29
오랜만에 대학교 동아리 선배들을 만났습니다. 자주 만나던 사이였는데, 못본지가 거의 10년은 된것 같습니다.
다들 열심히 살고 나름 자리도 잡았는데 여전히 뭔가 선배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선배님들은 이미 50대 초중반이고 정말 퇴직이 눈앞에 온 상태이거나 퇴직을 한 상태였습니다. 한 선배는 세무사 합격해서 국세청에서 일하다가, 이제는 그만두고 조만간 사무실을 낸다고 하더군요. 국세청에서 일하던 선배는 정말 공무원 생활이 힘들었는지 이제는 열심히 하지 않고 살겠다고 하더군요. 다른 선배는 영업총괄인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해서 설명하다가 포기했습니다. 걍 빅데이터, 데이터사이언티스트라고 하면 대충 넘어가던데 선배는 좀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더군요. 근데 내가 알아듣게 설명해줘라는 모습이어서, 대출 설명하고 끝냈습니다. :)
요즘 회사에서 일하려면 정말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저도 엄청나게 많은 압박감을 받으면서 느끼는 점인데, 이게 야근을 많이 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도 있고 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일하면서 이 분야에서 일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 말입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거의 2년 반을 이렇게 일하다 보니, 슬슬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춰 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에 계속 다리고 있습니다.
네, 저도 좀 치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이 분야가 재미있고 배워나가는 재미가 있기는 합니다. 아직은 나이가 많은 사람도 일할 기회를 주는 곳이기 때문에 몇 년은 좀더 열심히 살아가보려고 합니다.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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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07.01 07:51
항상 끈임없이 배우고 도전 하면서 변화있게 사는 것이 맞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멈춰가는 제 자신이 슬프네요. 그래도 한때 디지털 노마드 믿고 살았던 사람인데... -
왕초보
07.02 00:37
노마드 란게 정착하지 {못|안}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점점 멈춰가는 현실이 슬픈 그 자체만으로 노마드 맞기는 하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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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7.02 01:31
변화가 점점 빨라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학부 교양 생물 배울때, 그람 양성/음성 관련 이론이 교과서에 나온 것에서 바뀌었다는 참고문헌을 읽으면서 신기했는데, 이제는 그런게 너무 당연한 세상이 되어버린듯 합니다. 교과서라는 것을 사용할 수 있는 과목이 제한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심지어 수학도 unsolved problem들이 가끔씩은 하나씩 풀리는 세상이라서요. 전혀 이해도 못하는 cosmology도 James Webb때문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지금 이론이 틀린건 확실하다 뭐 이러네요) James Webb의 몇배 성능이 다음 망원경이 궤도에 올라가면 또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기도 합니다. 허블이 놀라왔던게 엊그제 같은(1990년, 쿨럭)데 말이죠.
해색주님 처럼 첨단 기술에 노출되어 있는 분이라면 더 심할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생 직장은 있을 수 있어도 평생 직업은 존재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비교적 정체해 있을 수 있는 학교 선생님 같은 직업이 어쩌면 별로 선호되지 않을 수 있는 세상도 올 수 있다고 봅니다. (비교적이라고 한 이유는, 과목이 없어지면 직장이 송두리째 날라가기 때문이죠)
어쩌면 롤러코스터의 맨 앞자리(첨단 기술에 노출, 그렇지만 내가 뭘 바꾸기는 힘듬)냐, 맨 뒷자리(첨단 기술이 안보이지만 영향은 받으니 더 짜릿)냐의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첨단이라면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어쩌면 인간/회사의 욕심이란게 세상을 삐걱거리게 만드는구나 싶습니다. 굴러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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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7.04 03:21
저희 병원에서도 13년 전에 40년 간 사용한 Dos program 을 windows program으로 바꾼 뒤, 다시 3년 전에 다른 병원과 공용되는 Genesis로 바꾸었습니다. 나이 든 테크니션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배우는 게 너무 어렵다면서 다시 한 번 바꾼다면 다 은퇴한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