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미쿡] Eately-Terra - 양보다 질
2024.07.02 06:35
실리콘 밸리 Westfield Valley Fair Mall이란 곳에 들어오면 (사실 밖에서도 바로 들어올 수 있기는 합니다만) 몰 내부에 별도 출입구에 별도 에스컬레이터까지 갖춘 (별도 엘리베이터가 있는지는 확인 안 했습니다) 3층짜리 이태리 식료품상이 있습니다. Eately라고 이름 붙여놓았죠. 품질도 가격도 나름 참을만 한 grocery라고들 합니다...만 그건 딱 '식료품'만 그렇고 과자 류로 가면 차라리 이태리 가서 사지 싶은 생각이 드는 정도입니다.
이 식료품가게의 3층에 (말하자면 rooftop) 이태리 식당이 있는데 딱히 이태리 식당이라기엔 뭐하지만 메뉴판이 이태리말로 적혀있어서 이해한다기보다는 추정해서 주문하는 곳이고요. 물론 직원들 중에 이태리식 억양을 가진 분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아 이분들 이태리말 못하실듯. (이태리는 남북으로 긴 나라라 지역따라 방언도 매우 많이 다르긴 하지만, 제일 흔한 이태리 억양은 모든 단어의 액센트가 제일 뒤에서 두번째 모음에 있는 겁니다. 듣고 있으면 매우 웃기는 영어를 쓰지만 일단 적응되면 알아듣기 그리 어렵지 않은 매우 특이한 억양이죠)
여튼 이곳에 가서 brunch를 먹은 셈인데.. 오전11시부터 연다는게 에바긴 하지만, 이건 아침을 미리 먹고 나가는 걸로 해결을 했고요.. ^^ 가격에 비해 양이 조금 부족한게 아니냐 싶기는 하지만, 뭐 이런 곳이 그렇기도 하고, 요즘 식당들이 다들 엄청나게 올랐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가격표이긴 했습니다.
Yelp에서 강추한 메뉴는 스테이크인데.. ($49 부터) 내가 무슨 고기 못먹어 죽은 귀신이 씐것도 아니고 저런 가격이면 양도 그만큼 많이 주는게 보통일 것이라, 연어 먹었네요. 훈제 연어인데 거의 날거처럼 나와서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식감도 좋고요. Egg Benedict도 나름 수준급. crab cake은 뭐 그저 그랬던듯. 오징어 튀김(이라기 보다는 볶음에 가까움)도 올리브유가 상큼하게 느껴지는 나름 괜찮았습니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먹었는데 별로 튀는 것없이 무난하게 한잔 뽑아주네요. 다 먹고 거품까지 숟가락으로 긁어먹은건 안 비밀.
함정은 느끼해서 집에 와서 김치찌게로 입가심을.. ^^ 식당이름이 '땅'인데 지붕에 있는게 개그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