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글을 써봅니다. 

문득. 


저야 뭐 이쪽 계열 전공이나 직종을 가졌던 것도 아니고 

그냥 테크 관심 많은 아저씨일 뿐이니 

뭔 일이 생긴다 해도 딱히 불만 가질 것도 없지만 말입니다


perplexity pro 를 거진 1년 정도 쓰고 있습니다. 

통신사에서 1년 구독권을 줘서 그냥 해봤는데 

정확한 검색을 지향한다는 점이 거짓말 투성이 Chat GPT보다 나아서 마음에 들더군요


그러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었습니다. 

제가 체중도 비만이고 혈압도 있고 뭐 이래 저래 건강 문제가 좀 있어서

스마트 워치 끼고 운동도 하고, 수면 질도 체크하고, 

스마트 체중계로 체중 분석도 하고 혈압계로 혈압도 재거든요


이 데이터들을 모아서 AI한테 좀 읽어보라고 시키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요즘 모바일 앱으로 지원되는 이런 건강 앱들의 단점이 txt 나 csv 등의 파일 지원이 없고

전화기 화면으로만 보여줄 뿐이어서 통합하기도 어렵고 일일이 앱 열어서 보기도 귀찮고.

AI에게 스크린 샷 몇 장 보여줬더니 잘 읽더라고요. 추세 분석도 곧잘 해주고...


욕심이 생겼습니다. 

있는 데이터를 다 뽑아서 줘보자!!

웬걸...


AI는 할루시네이션만 있는 줄 알았지

이미지 파일에서 단순 데이터 추출이 이렇게 어려운 작업이었던 건지

사람이 만든 것이라서 그런 것인지


실수를 몇 번 하길래 '너 이렇게 실수 하면 신뢰도 떨어져. 네가 내놓는 결과를 어떻게 믿겠냐?'

그랬더니 그 다음부터 열등감에 빠져서 못 하겠다고 드러누웁디다

진짜로요. 


그래서 새로운 쓰레드 생성, 다시 시작. 


혈압 정보 스크린 샷 이미지를 내가 클라우드에 올려 놓고 

공유를 시키면 읽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문제 없답니다 

그렇게 해줬더니 

구글 드라이브가 아니라서 못 읽는답니다


구글 드라이브로 옮겨줬더니 

이미지 파일 링크를 줘야지 폴더 링크를 주면 어떻게 자기가 읽냡니다


그래서 몇십장 되는 이미지를 제가 일일이 링크 따서 줬더니 

이제 와서 자기는 그걸 읽을 능력이 없답니다

허 참...


그래서 너 이렇게 말 자꾸 바꾸고 거짓말 하면 어떡하냐 하고 

첨부 파일로 이미지 여러 장을 줬더니 PDF 파일로 묶어서 하나로 달랍니다

점점 주객이 전도 되는 느낌. 


그 와중에 이제는 지가 나한테 지시를 합니다

자기가 편하게 일하려면 이렇게 이렇게 해서 줘야 내가 할 수 있다는 식으로요. 


점점 오기가 생깁니다

테스트도 해볼겸 몇십장 되는 제 혈압 수치 스크린 샷을 PDF로 묶어서 줬습니다

32 페이지 나오더군요. 던져 주고 읽고 날짜별로 혈압 수치 정리해서 txt 파일로 내놔라 했더니

전부 다 했다면서 30페이지만 주더군요

그것도 내용은 쥐파먹은 것처럼 여기저기 듬성듬성 실수 투성이


점점 얘가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상한 순간이 왔습니다 

업무는 엉망인데 잔머리 엄청 굴리고 입만 살아 있는 놈


있지도 않은 내용을 있다고 만들지를 않나

한 10페이지 가량 데이터 추출 멀쩡히 잘 하다가

갑자기 한두개 데이터만 건너뛰지를 않나

없는 페이지를 있다고 하고 

있는 페이지를 없다고 하고 

잘못했다고 지적하면 열등감에 빠져서 못하겠다고 하고 

다시 해오라고 하면 고쳤다고 하는데 실수는 그대로. 

실수 한 것을 지적하면 자기가 맞다고 우겨요

그래서 조목조목 따지니 잘못을 인정은 하는데 

그떄부턴 자기한테 일 시켜봐야 

또 틀려서 주인님 시간만 낭비할텐데 자기는 못하겠답니다


또 새로운 쓰레드 생성

동일한 업무 지시

또 엉망으로 해놓고 완벽하다고 입만 살아있습니다

하도 열이 받아서 제가 일일이 수기로 데이터 검사해서

몇번째 줄 어디 틀리지 말고 잘 봐라, 

이거 중복인지 확인 잘 해라, 

어느 페이지 통째로 빼먹지 말고 잘 봐라 

며칠날 어느 혈압 수치 똑바로 적어라

하나 하나 다 지적해 줬습니다. 


내가 AI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건지 

엎드려 절을 받는건지 내가 절을 하고 있는건지


그래도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더디지만 실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나 기계나 잔소리 해야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마지막 작은 실수 하나가 남았습니다

이것만 해결하면 이번 테스트는 일단 통과가 되려나 했습니다

엎드려 절받기 식이지만 어쨌든 소기의 성과는 있지 않나 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실수를 수정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질문을 다듬고 질문을 했는데 

와장창 젠가 무너지듯이 갑자기 얘가 또 파토를 놨습니다

파토를... 온갖 데이터들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고 

완벽하게 해냈답니다


머리를 쥐어뜯는 저를 보며 

잘 안되서 짜증 부릴거면 뭐하려 하냐

며칠 동안 그거 붙잡고 있을 시간에 손으로 했으면 다 했겠다는 둥

건강 정보를 꼭 걔를 줘 봐야 알 수 있는 거냐 등등등

마눌님은 핀잔을 줍니다


오기로 해봐야겠다 했다가

이제는 현타가 온다... 

싶었는데 문득 생각난 케퍽. 

그렇지 케퍽에는 역전의 용사들이 있는 곳이었지. 

슬쩍 글이나 한 번 올려볼까. 혹시 몰라.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쪽에서 나름 한가닥 하셨던 역전의 용사들이 있는 이 곳에 

스을쩍 질문 같은 자게 글 한 번 오랫만에 올려 봅니다. 

혹시 도움 좀 주셔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맥이 너무 빠져서 

여기다 하소연 하고 머리 좀 식혀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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