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재차 방문.
2010.06.23 21:35
일요일에 다시 봉하마을을 갔습니다.
1 주기에는 참배하지 못하고 그냥 주변에서 머물다가 온 죄책감으로 흰국화 한 송이를 들고 향을 놓고 사자바위까지 올라 갔다가 생가 앞의 메밀국수 집에서 진짜 무성의한 국수 한 그릇 먹고 돌아 왔습니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뭔가 이론을 정립할 수는 없지만 이래서는 안되지요, 노통이 얼마나 어렵게 우리사회의 부조리를 역설했고 힘을 모아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자고 외친 정신을 잊었는가? 하고 따지고 싶었습니다.
지금 세상이 온통 돈을 기준으로 출세의 평점을 잡지만 되돌아 보기 싫은 조선시대에도 짐승을 도축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고통없이 축생의 생을 마감하게 할 것인가 하고 고민했던 흔적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추모행렬이 쇄도하니까 그냥 뜨내기 장사로 돈만 벌면 그만인지 모르지만 사람은 분명 삼가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자바위에 올라오는 분들이 거의 호남. 경기. 서울 이여서 진실은 시간이 지날 수 록 오래묵은 메주와 같이 사람의 뼈에 녹아 들어 대대손손 전해지는 것이 겠구나 하고 큰 위안이 되었지요.
근데; 이제 제가 치매 초기 현상인지 꼭 필요한 순간에 언제나 카메라를 잊고 갑니다.
더구나 구세대라 핸펀으로 라도 찍으려니 메뉴가 생소하네요,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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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루™
06.2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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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한박스
06.23 22:51
언젠가는 한 번 가봐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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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6.23 23:13
저도 국수 정말 좋아합니다. ^^; 면으로 된것은 모두다 좋아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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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국수집이 어떤 집인지 모르겠지만, 예전 한곳 있던 국밥집도 맛은 정말 별루였어요.
생가 복원이랍시고, 용인 민속촌처럼 만든 집이 어색하시지는 않으시던가요?
저도 또 다녀 오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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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6.24 01:38
고생하셨어요. 얼마전에 다녀왔지만... 또 가려고 생각중이에요.
9월 1일이 대통령님 생신이시더라구요. 돌아가셨지만... 올해 생신이 제 생일과 겹쳤거든요.
그래서~~~ 또 내려가 볼 생각이에요. "사람사는 세상" 동호회에서도 간다고 하고요. ^^
메밀국수는 다녀오신 분 얘기로는 실망이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좀 성의가 없다고 해야 할까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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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로
06.24 04:39
생가도 정말 유감스러웠지요. 자취는 지우고 걍 뼈대만 세운 꼴이라고 할까...
그 보다 기념관이 너무 초라해서 가슴 아팠습니다. 무슨 작은 비행기 격납고 같은 건물에 에어컨이나 하다못해 천정 선풍기도 없어 찌는 듯한 더위에 추모객이 오래 머물지를 못하더군요.
imf 원흉 공삼이는 거제도에 삐까뻔쩍한 기념관을 슬그머니 건립했는데 아마 쥐새끼와 궁합이 맞아서 인 듯 합니다.
다녀 온 이후에 가슴이 더 답답합니다.
저도 가보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거리도 멀고 그러네요.
내년에는 조금 한가해지려나 모르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