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이야기 문답 - 해색주편.
2010.07.12 23:40
준용군을 보면 왠지 피해의식을 갖고 세상을 부정적이면서 시니컬하게 보는듯 합니다. '뭐, 이바닥이 다 이런것 아니겠어?'라는 느낌입니다.
1. 최저임금이 상당히 박합니다.
현재 한국사회의 과도한 주거비용을 생각해 보면 최저 임금을 받고 사는 것은, 부모에게 빌붙어서 주거를 해결하는 것 이외에는 없습니다.
2. 저렴한 노동력으로 승부를 보는 것은 이제 사양산업이지요.
실제로 저렴한 노동력으로 집약적인 생산을 하는 것들은 대부분 중국으로 가버렸고 한국에는 대규모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지요. 있다고는 하더라도 대부분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이용하거나 노동자들을 후려치는 것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는 대부분 소수이고 제조업의 경우는 점차 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푸른집에서 '삽으로 40년전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외치는 분을 제외하고는 과거의 '제조업과 대규모 고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3. 말씀하신 저임금으로 사회가 지탱되었다?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기본적인 파이가 정해져 있을때 젊은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현재 시점에서 젊은이들을 계약직과 용역직으로 몰아서 '피를 빠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 초과이득을 대기업을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갑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과거의 제조업들은 수직적인 관계에서 납청 업체의 등을 쳐서 이득을 짜내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죠.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제품의 가격을 올리면서도 단가는 계속해서 내리면서 얻는 이득으로 현대차처럼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도 하고 삼성처럼 아예 경이적인 사업모델을 만들기도 하고, SKT처럼 각종 qt짓을 하면서 이익을 다 까먹기도 하지요.
이거는 회사의 관점이고, 국가의 경제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이러한 것은 악순환 구조입니다. '산업 구조의 재편으로 인한 저고용 -> 이로 인한 구매력 감소 -> 제조 및 유통업체의 가격인하 압박 -> 납품업체 후려치기 -> 계약직 및 용역직의 증가 -> 고용의 불안정 및 저소득 -> 구매력 감소 -> 국내 경기의 축소 -> 저고용'으로 말이지요. 문제는 국내시장의 침체로 인해서 점점 해외 시장에 의존하게 되고, 정부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및 성장을 도모하는게 아니라 이미 세계 시장에 적응이 된 대기업들에게만 막대한 지원을 해줘서 과도한 의존과 수출지향적인 구조로 나아갑니다. 그로 인해서 다시 환율을 수출에 맞게 고치고 이로 인해서 국내 물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다시 시작되죠. 이전 강만수 장관이 환율 갖고 도시락 폭탄 던지며, 불장난 하다가 제대로 나라 말아먹을 뻔 했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게 아니라, 악순환을 가속화시키는 게 현정부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대가리에 삽밖에 안드신 분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대기업의 하청 기업에 대한 출혈강요를 적법한 수준에서 막고 오직 '노동력'으로 먹고 살려는 '불순한' 사장들이 모.조.리. 망해서 똑똑한 사람들이 기업체를 운영하는 겁니다. 실제 중소기업 사장중에 먹고 살기 힘들다며 회사돈으로 체어맨 끌고 다니고 직원들 정리해고 하는 인간들 많습니다.(미친거죠. 회사돈이 지돈인줄 아는...
현재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이 절대선인 것처럼 하고 하청업체 삥뜯는 것들을 막으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하지요? 사실 그들이 전세계적으로 경쟁을 하는 나름 유능한 회사인지라, 나라에서 강제적으로 막으면 다른 부분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방법을 찾을 겁니다. 삼성, 현대차, 엘지 등등의 기업들 똑똑한 사람들도 많고 전지구적으로 경영하는 인간들인지라 지금이야 쉬우니까 하지 어려우면 다른데서 수익 찾아냅니다.
정부는 현재의 악순환을 막고 부의 집중을 어느 정도 막아내고 주거비용을 어느 정도 선에서 고정시켜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정부를 한다면서 전국적인 토목 사업을 일으키는 것은 언어도단이에요.
4. 파리 대혁명은 부르죠아들이 도시 하층들을 선동하여 자신들의 이익에 반한 '무능한' 귀족 계급을 타도한 것으로 압니다. 당시 생활 수준이 좋았던 지역들은 상당수가 반혁명으로 돌아섰고 실제 당시 혁명세력들은 상당히 유능한 '중상층'이었습니다. 주로 법률가, 자본가 및 지식인들이 그들을 억압하던 구체제를 뒤엎은 것이지요. 정말 혁명을 원하신다면 '파리 코뮨'을 이야기 해야 하는데, 한국의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바로 '빨갱이'로 몰릴듯 합니다.
제 생각은 말이지요. 시민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정치에 투영하기 시작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딴나라당이 싫은 것이지 민주당이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나마 차악이라고 생각해서 투표했던 사람들이 이번에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꾸었다고 생각합니다. 10년15년이라는 시간동안(3명의 대통령 시기) 만들었던 민주주의를 현 정부에서는 일개 사조직의 지시로 정부조직이 민간인들을 사찰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더군요. 도대체 이 나라의 우파 정치인들은 잠시나마 틈을 주면 나라를 80년대로 돌리려고 하는군요.
시니컬하고 쿨한 사람은 자기 만족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저 남들이 바꾸는 세상을 조소만 할뿐이죠.
코멘트 14
-
왕초보
07.13 00:07
사실 정치인들이 몰라도 참 모르는게.. 저렇게 재벌기업 도와주면 자기네 정치자금이 들어오는 재미로 저러고 있지만, 성삼 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붙어있는건 그게 제일 이익이 되기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라는 판단이 드는 순간.. 본사는 제3국에 가 있을 겁니다. 세금요 ? 정치자금요 ? 땡이죠.
빠리꼬뮨요 ? 그건 귀족이 무능해야 가능하죠. 우리나라처럼 중산층 또는 전국민이 중산층이라고 믿으며 언제라도 귀족이 되고싶은 나라는 빠리꼬뮨이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당장 내일 먹을게 없어도 마음은 귀족이거든요. 그러니 선거결과가 그렇게 나오죠.
세명대통령 시기를 그리워하시는지 모르지만 앞의 두명은 대통령도 아니었고 (뭐 군부독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특이하게 보실 수는 있죠. 돈으로 피해놓고 군대갔다왔다고 주장하는 분과, 나이가 많아서 군대를 못간 분. 호불호가 엇갈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실을 제대로 열어놓고 보면 이 두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는건 신기한 시각이 될 뿐입니다) 마지막은 그나마 나았지만 전혀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었습니다.
최저임금문제. 나라가 맘만 제대로 먹으면 최저임금 그냥 두고도 부모에 기대지 않고 먹고살게는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나라가 제대로 맘을 먹을 리가 없고, 그 '먹고살게'에 대상이 되는 젊은이들이 만족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죠. 회사는 경력이 있는 사람을 원하고, 젊은이들은 경력을 쌓을 기회가 없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기 힘듭니다. 특히 저처럼 3D 하는 사람은 젊은 사람 뽑을 수가 없어요.
저렴한 노동력으로 승부. 저렴한 은 힘들수도 있지만 노동력으로 승부는 해볼 수도 있습니다. 산업을 잘 고르면. 이런 경쟁력은 언제나 한시적인 것이고 또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환율을 낮게 (우리나라돈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겁니다. 만수가 뭐 아무 생각이 없어서 환율 장난을 치는게 아닙니다. 만수는 그것만 본다는게 문제입니다. 생활물가가 유지가 된다면 사실 환율은 얼마가 되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건 해외여행할 사람들에게만 문제여야 하죠. 만수는 아마도 그렇게 생각을 하나 봅니다. 우리나라 처럼 모든걸 수입해야 먹고 살 수 있는 곳에서.
저임금으로 사회가 지탱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적확한 표현입니다. 자본주의의 근본이 잉여생산의 착취 입니다. 과격한 단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무' 처럼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그렇지만 저임금으로 지탱되는 사회가 유지되려면 저 저임금으로 인간의 기본 욕구는 충족될 수 있어야 합니다.
--
제대로 된 차악조차 세우지 못하는 민주당은 자폭해야 합니다.
-
준용군
07.13 01:07
글 잘읽어 보았습니다.
타인의눈에 비친 저의모습은 알수없는 피해 의식과 상당히 부정적이고 시니컬하게 보이나보군요^^
현정부의 성과로 안순환을 바꾸는 건 불가능에 가깝겠지요
이미 해결책은 차선책도 몇있습니다만 , 그정책이 현실적인 어려움이 상당할것이라 예상되네요.
우리나라의 저임금 체계는 상당히 재미있고 복잡한 구조라는것을 잘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임금체계의 타계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실제로 정부가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여러 좋은정책을 내새운것도 많았고 뭐 그리 잘 실현되지도 않았지만 그걸 이용해먹는 국민도 문제겠지요.
저는 뭐 밑에서 말슴하신대로 시니컬하고 쿨한것은 모르겠습니다만.
그저 비웃음보다는 적어도 승산있는 싸움을 하고 싶을뿐 입니다.
혁명을 원하는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정말 현시점에서 빨깽이가 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조소라고 말씀 하셔서 그러는데 전 일전에 지방선거 참재미있는 관점으로 보았습니다.
정말 코메디가 따로 없어서 속으로 비웃음이 끓어 오는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저는 다른거 안바랍니다 그저 최소한의 양심으로 살수있는 세상을 원하죠
그러기엔 제가 너무 나이가 들어 버렸나 봅니다
-
해색주
07.13 02:17
왕초보님// 독재자, 학살자, 면제자 그리고 준비가 안된 사람중 한 사람을 택하라면 전 준비가 안된 사람을 택하겠습니다. 모든 대통령을 다 부정적으로 보면 한국에는 제대로 된 대통령이 하나도 없습니다. 삽 하나로 나라는 공사판으로 만든 분도 계신걸요. 금융권에서 강만수씨를 보는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화약고 옆에서 불장난을 했다는 겁니다. 그나마 그 불장난이 잘못해서 초가 삼간을 홀라당 태울뻔 했고 남의 공적까지 가로채서 연명하려고 했다는 점이지요. 이 동네에서 그 사람을 보면, 집에서 애나 보셔야 할분이 10년전의 생각으로 현실에 적용을 한다는 것이지요.
그가 원했던 약한 원화로 인해 대기업들만 이익을 봤을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폭등하는 물가와 외국에서 원료나 부품을 사서 제조하여 대기업에게 납품하는 회사들은 죽을 맛이었지요. 자자, 개인이 '무식한데다 오랫동안 감을 상실했고 자신이 박식한줄 알면' 개인의 불행이고 회사의 CEO가 그러면 회사를 말아먹고 재경부 장관이 그러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지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자신을 발전하려는 아무런 시도도 없이 단순히 몇 십년전에 통용됐던 것을 가지고 현재에 응용하려면 당연히 문제가 생기지요.
그당시 강만수씨가 던진 환율 도시락 폭탄 때문에 딜러들은 점심에도 비상이었지요. 꼭 점심때만 대규모 물량을 풀었거든요.
준용군님// 정치중에 가장 어려운 것이 정직한 사람들이 화를 안내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의 상황에선, '그저 최소한의 양심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는' 무지 어렵습니다. 그렇게 사회를 만들려면 미국이나 캐나다 그리고 서유럽처럼 많은 비용을 들여서 사회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혈연/지연/학연을 깡그리 부셔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체념하는 것이겠지요. 국민 대다수가 그냥 체념하고 살던 70년대에 소수의 사람들이 몸으로 때우면서 민주화가 되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살던 사람들이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민주주의' 소중함을 알기 어렵지요.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
맑은샛별
07.13 03:03
엄청 심도깊은 이야기가 진행중이네요.
글을 읽다보니 공감하는 부분이 꽤 많네요. ^^
-
명상로
07.13 05:06
왕초보/님. 규제가 다소 강화되면 삼송이 제3국으로 본사를 이전한다는 말씀은 동의하기 어럽습니다. 그건 그냥 공갈이지요. 세계 어떤 나라라도 한국처럼 사업하기 편한 국가는 없습니다. 더구나 사법부까지 주무르는 기득권을 버리고 제3국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는 건 삼송의 융통성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지금 철도정비창 부지에 한국의 공기업, 대기업, 금융권이 총망라되어 대규모(28조)용산 개발계획을 세웠다가 세 불리하니 시공사로 선정된 삼송물산이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꼴을 보십시요. 다른 나라에서 이런 짓 하다가는 뼈도 못 추립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세부상황을 따지면 몇 페이지의 장문이 되겠지만 요점은 돈의 흐름을 권력, 대기업, 금융권이 교묘하게 자기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권력이 이런 자본의 속성을 규제하고 제도를 강화하여 흐름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이 나라는 권력이 한 술 더 뜰려고 설칩니다.
정말 개혁적인 권력이 등장하고 국민의 역량이 그 권력을 지켜줄 수 있다면 아마 제일 처음 하는 일이 "세제개혁"일 겁니다. 아직은 요원한 이야기 겠지요.
-
왕초보
07.13 07:02
맞습니다. 공갈. 걔들이 남아있는 것은 못 움직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걔들을 쥐어짜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어차피 저런 멍청한 경영은 (재용이 보세요) 다른 나라가면 어느 귀신이 뛰어들어 잡아먹을지 모릅니다.
-
명상로
07.13 05:10
사실은 제법 긴 글을 적었는데 로그인이 풀려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제 컴은 왜 ctrt + v가 안되는지......
-
왕초보
07.13 05:13
제 선택도 해색주님과 같습니다. 다만 그런 자리에 올라가면 자신이 준비가 안되었다는 정도는 잊어줄 수 있는 분을 기대했던 것이 문제였죠.
-
명상로
07.13 06:08
소외된 사람들이 세상을 조소하고 시니컬하게 보는 시선을 부정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이런 모든 다양성을 흡수하고 어떤 모티브를 제시해서 같이 가는 길을 모색하는데 있겠죠.
오히려 노예로 전락해서 살아가는 자신이 노예인지도 모르고 세상에 순응해서 주면 주는대로 먹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무뇌층이 개도해야할 대상이지요.
추천:1 댓글의 댓글
-
몽몽이
07.13 10:21
글과 리플을 정독..하고 있습니다.
이런 글 참 좋아요..=_= 배울점도 많고..생각도 해보게 되고..
좋아요 좋아요
-
맑은하늘
07.13 10:22
늘 사회적 안전망을 생각합니다.
더 공부하고, 더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내것을 나누어야 하겠다는 생각합니다.
-
이런 글 좋아요^^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착취하는 구조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70년대 중반생 정도가 막차인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는 지금 10대, 20대에게 채무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아이들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불행한 세대죠.
잘 봤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