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미국이야기입니다.
2010.08.06 15:20
약사로서 여기 엘파소의 William Beaumont Army Medical Center에 온지도 다음 달이면 1년이 됩니다.
1년 기한 contractor로 왔는 데 벌써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되었네요. 처음 계획은 1 년 후에 가족이 있는 워싱턴 지역으로 돌아 갈 생각이었는 데요.
지금 가족은 메릴랜드 락빌에 살고 있어 월말 부부를 하고 있습니다. 애들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데 둘 다 공부를 그런대로 해서 Magnet Program 에 있어서 텍사스로의 이사가 꺼려지더군요.
또 제가 그 동안 쌓아온 경력(박사후 15년 간 암센터에서 근무)이 아까와서 계속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데 쉽게 자리가 나지 않네요.
아직도 DC 지역은 외국인 출신 약사가 직장을 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는 17년 전에 면허를 딴 디시 지역의 아줌마 약사가 세상에 파트타임으로 혼자 저희 병원에 왔습니다. 전부 왜 그럴까 하다가 보니 아마 외국출신에다가 영어, 타자, 약에 대한 상식등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 워싱턴 지역에서는 자리를 못 구하는 것 같습니다.
저번의 폭탄 할아버지 경우도 있어서 여기서도 3개월을 지켜 보다가 채용을 결정할 것 같은 데 어떻게 될 지..
다행히 3개월 전에 오신 K 약사님은 주위 한국분들의 도움으로 잘 적응하셔서 다음 주면 Probation period가 무사히 지나갈 것 같습니다. 10명의 inpatient pharmacist중 5 분이 한국 사람이니 항상 같이 근무하게 되면서 이 약사님 그냥 한국말로 다 배워 버렸습니다. IV Push를 모르시던 병원경험 하나 없던 분이 지금은 TPN 계산도 하니 저희가 보람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영어도 주눅들어서 조그만게 하시면서 자신이 없었는 데 지금은 아주 당당하게 영어와 한국말을 동시에 잘 구사하십니다. 아줌마 약사 K 님 만세입니다!!! 사람이 꽃이 피어 나듯이 피어 난다는 걸 실감할 수 있게 해 준 신 분입니다.
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시답니다. 아픈 사람들도 도우면서 보람을 느끼고 지식함양과 경제적 문제도 다 해결되었다면서요. 덕택에 저도 소개비를 받아서 3일 동안 약국에 피자파티를 열었답니다.
자 이제 문제 한 건은 해결하였는 데 이제 제 차례네요. 매니저랑 디렉터랑은 계속 permanent government position을 제안합니다. 애들 학교와 그 간의 제 경력 때문에 많이 망설였는 데 이런 이 곳에 텍사스 에서 두 번째가는 Magnet High School이 있네요., 그 것도 Health Professional을 위한 학교이네요. 주위에서 알아보니 왠만한 애들은 다 이 곳에 다니네요. 일단 학교 담당자에게 메일은 보내 놓았습니다. 이러면 애들 학교문제는 해결 이 될 듯합니다. 아무래도 여기가 동부보다 경쟁이 적으니 약대나 의대 가는 걸도 수월 할 듯 해서 지금 이 곳에 정착 할 까하는 갈등이 많이 생깁니다.
제 연구경력은 포기하고 그냥 원내약사로서의 삶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 데, 어차피 페이도 비슷한 데..
일 년 연봉이면 이 곳에 집이 한 채인 데.. 등등. 한국에 계신 어머님과 처가 댁 식구들도 여기 집을 각각 사 드릴 수도 있고요.
애들 학교를 찾고 보니 또 이 곳의 장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속칭 미국의 8학군을 떠나오기가 아쉽기도 하구요. 미국에 올 때의 꿈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 데..
일단은 contractor로 연장하면서 학교문제를 확실히 한 다음에 다시 결정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워싱턴의 8학군에서 부대끼면서 경제적으로는 좀 쪼달리지만 보람있는 내 일에 대한 꿈을 계속 가져가면서 정착을 못 하면서 살 지.. 치열한 경쟁사회속에서의 화려한 생활입니다. 동료보다는 적이 더 많은 경쟁사회이죠. 안 보던 약사 동료를 복도에서 마주쳐도 거의 인사도 안하고지나 갑니다.
엘파소에서 비록 연구에 대한 내 꿈은 접었지만 이제는 정착하면서 가족들의 미래를 위해 살지. 그래도 여기는 일에 대한 만족도는 좋은 편입니다. 안 보던 약사 동료를 복도에서 만나면 손을 잡고 어떻게 지내느냐고 막 묻습니다. 아 여기가 내가 있는 직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 모레면 50인 데 아직 이렇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배 부른 소리 같아서 조심스럽네요.
어떻게 할까요? 조언 부탁바랍니다.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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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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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분들과 상의를 잘하셔서 좋게 결정을 하셔야죠..
저두 몇살 안먹었구 경력도 얼마 안되지만.
암만 힘들어도 내가 행복하면 그게 최고지 싶네요...^__^
조선소 힘들고 말단 기사였지만... 친구들 녀석들.. 소장이 아무리 갈궈도 일마치고 친구들과 소주 한잔이면
행복했었습니다 ㅋㅋ;;; 제가 일하면서 행복하면 그게 최고다 싶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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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직장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제분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다른 곳으로 가면 메릴랜드에 있으나 텍사스에 있으나 떨어져 있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을듯 합니다. 요즘 미국 잡 사정 많이 안좋아 보이니, "안정"을 우선으로 생각 해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가족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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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6 18:46
전혀 모르는 분야라 뭐라 말하기도 조심스럽네요.
단순하게 접근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가족하고 같이 사셨으면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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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가족과 함께.. 안정된 직장도 있고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이 되잖아요.
DC가 얼매나 좋은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 고민을 하시는 김민님이 한없이 부러운 원형아빱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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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place에서 feeling of importance 를 가질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으로서 모든 의사결정에 다른 요소들 보다 우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요소는, 조금 냉정하게 말하면, '그들'의 인생이 아닐까요.
가장이 바로 서야 가정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원칙은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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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V
08.06 22:02
저는 올해 초에 뇌종양 있는 거 같다는 MRI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때 제 인생에 대해서 한번 진심으로 돌아본거 같았는데요,,,
그당시 하늘이 노랗더군요,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생각나고 가족도 너무너무 생각나고 보고싶더군요,
그리고 제자신에 대해서는 한번 사는 인생 너무 하고싶은것도 참고 시간을 소모한거 아닌가 싶은 후회가 들더군요.
(몇달간 검사 더 해본 결과는, 다행히 종양은 아니고 괜찮다고 합니다.)
제 생각은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여유가 있는 생활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래야 좀더 후회없는 삶을 꾸미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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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8.06 22:58
꼭 변화가 필요한가요... 지금 만족하고 계신듯하고... 이곳 케퍽에서 보기도 좋습니다... 행복하게 지내시는것 같고..
애기들도 공부도 잘하고... 그냥.. 그냥.. 사는것 아닐까요? 행복하시면 된거라고 생각하는 타입이라서요..
항상 행복하시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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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eraesthetic
08.07 01:56
디씨로 돌아가시면 어떤 자리가 있으신 지요? 만약 디씨로 돌아가서도 계약직이 기다리고 있다면 저는 엘파소에서 영구직을 택하겠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그렇게 단순한 결정이 아니죠. 전문직종이라 하더라도 평생직장은 미국서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엘파소의 영구직이 원하시는 조건 (가족의 교육환경, 수입, 생활환경, 부인의 직업, 등등)의 다음 영구직으로의 징검다리 역활을 할수 있다는 결론이 세워지면 택할만 하다 하겠습니다.
연구직을 겸할 수 있는 곳을 찾으신다면 엘파소에 머물면서 인근 대학교와의 연계를 추진하는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호불호가 명확해 지고 '이 정도는 되야' 라는 생각이 곳곳에서 듭니다. 다행히 미국서 살면 이러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많은 현지인들을 보면서 깨닳는 것들이 많죠. 과연 우리가 지킬려고 하는 이런 고정관념이 우리 가정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가를 전 자주 생각해 봅니다.....
제가 보기엔 민킴님은 마음이 엘파소에 머무시는 걸로 굳어 진거 같은데 아닌가요? 저는 뉴멕시코 주 북부의 한 연구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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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8.08 02:12
조언 감사드립니다. 언제 식사라도 한 번 대접하고 싶으신데 로스 알라모스에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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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내가 원하는 일 사이에서의 밸런싱을 가진다는 것이..
저의 선택이었다면.
만약 와이프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면 (빠듯하더라도 한 가족 부양할 정도수준) 와이프 팔아 하고 싶은 일 하고,
만약 외벌이라면, 한 가정의 아버지/남푠의 역활. 안정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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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8.08 02:11
모두의 충고에 감사드립니다. 일단은 계약연장을 하면서 Permanent Position도 신청할 생각입니다. Permanent position도 정부기구내에서는 transfer된다고 주위에서 일단은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하네요.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즐기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는거 그리 길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