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네요.
2010.08.14 00:18
많이 속상합니다.
제가 무엇을 크게 나쁜 짓을 한 것 같지 않은데,
비난 받아 속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강압적인 언사에 창피합니다.
너무 의존했던 게 잘못인건가 싶습니다.
제가 현재 있는 부서에서 근무한지 26개월이 되어 갑니다.
슬슬 다른 부서로 옮겨야 할 때가 다가 오지요.
이번에 보니, 인사팀과 기획팀이 자리가 비워서 갈 여지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같이 근무하는 분이 승진할 때가 다가와 그분이 이번에 어떻게 되는지였습니다.
차마 저까지 움직이고 싶다고 못하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이번에 탐나는 인사팀과 기획팀의 빈 자리가 내년에는 없다는 사실이였습니다.
이번에 채워지면 끝...
몬가 욕심을 부리고 싶었습니다.
가장 탐나는 인사팀에는 과거 제가 모셨던 상사님이 근무하십니다.
상사님께 바로 인사팀에 가고 싶다는 말은 못했습니다.
거절당하면 머쓱하니까....
그래서 같이 근무하는 분이 승진할 수 있는지와 승진안하다면 내가 옮기고 싶은데, 옮길 수 있을까요?
그렇게 물어봤더니, 그냥 현재 부서에 있어라 그러더군요. 같이 근무하는 사람도 승진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내년까지 그냥 계속 있어라 합니다.
인사팀으로 오라는 말씀을 먼저 안해주시니 좀 서운했습니다.
그러나 내색 안하고 알겠다고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한달후...
기획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자리가 비는데, 왔으면 좋겠다.
작년에도 콜은 왔었는데, 제가 현재 부서에 온지 얼마안되서 포기했었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한번 전화를 주시니, 감격...
갈 마음은 있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분이 승진으로 빠질 수도 있어 그게 좀 불안하다 했었습니다.
그래도 이야기해주면 고맙겠다. 그러네요.
알겠다 다시 의견을 주겠다 했습니다.
다음날 보니, 같이 근무하는 분이 승진할지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이야기가 돕니다. TO 1자리가 왔다갔다하는 분위기입니다.
계속 분위기만 살피다 퇴근할 즈음 기획팀에 전화를 걸어 아직은 잘 모르겠다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인사팀에 이야기했더니, 인사팀에서 바보남자는 안된다 곤란하다. 다른 사람 추천할 때니 거기서 골라라...그러더라고 합니다.
네? 하면서 놀랐고, 좀 기분이 나빴습니다.
내 인사문제인데, 왜 저한테 먼저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어렵다고 언질도 없이 저도 모르게 딱 잘라버리는지 화도 나더군요.
더구나 그렇게 말하신 분이 인사팀의 그 상사님 이라니 웬지 서운했습니다.
전 기획팀에 제가 가겠다고 하면 받아줄 의지는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렇다고 하네요.
담주까지는 답변주겠다 했습니다..
찜찜한 마음에 퇴근하는데,
기획팀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가 하도 궁금해서 인사팀의 그 상사님께 물어보니, 그냥 납득할 만한 사유가 있으니 바보남자는 그냥 둬라 건드리지 말아라 그랬다고 합니다.
더더욱 기분 상해서 집으로 퇴근했습니다.
저녁먹고 TV보는데, 그 인사팀의 상사님이 저한테 전화를 하네요.
대뜸 너 왜 그렇게 이 말하고 다니고 저말하고 다니냐? 하면서 화를 내네요.
무슨 소리세요? 했더니,
내가 저번에 모라고 했어 그냥 가만히 있으랬지. 그러면 가만히 있어야지 기획팀의 누구한테 전화걸어서 가고 싶다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먼저 가고 싶다고 한적 없습니다. 기획팀에서 전화왔고, 갈 마음은 있으니까 마음은 있는데, 이런 사정이 있어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만약 같이 근무하는 동료가 승진안하면 가고 싶은거죠.
그랬더니,
너의 문제가 그거다. 너는 항상 네 중심적으로 말한다. 봐라 지금도 네 사정만 말하지 않느냐
남이 이렇게 이야기했을 때는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말했을까 생각해야지. 네가 똑똑한 건 알지만 자꾸 이러면 너만 마이나스다.
내 입장이 있고, 기획팀의 입장이 있는거다.
그러면 나한테 왜 상의했냐? 내가 가만히 있으라면 가만히 있어야지 모하는거냐?
네 마음대로 해라...
그런거 아니다. 작년에도 한번 전화주셨던 분인데, 연속으로 계속 끊을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리고 승진할 수 도 있다고 말씀은 하셧지만, 그분이 나간다는 기색도 없는 상황에서 기획팀의 전화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해해달라 했습니다.
너 그냥 그 부서에 있어.
내가 너한테 전화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지금 술김에 전화하는데, 그냥 그 자리에 있어....
내가 좋아하는 놈이니까 이렇게 말하지, 싫어하는 놈이었으면 전화도 일부러 안한다. 나 맘에 두지 않는 사람이니까 너도 내가 지금 한말 다 잊어버리고, 그냥 그 부서에 있어
그러고 전화는 종결했습니다.
너무 길게 썼네요.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하는 건 맘이 좀 답답해서 입니다.
경솔한 저의 행동도 반성합니다.
하지만, 인사팀의 그 옛 상사분께 제가 너무 의지한게 아닌가 하는 후회도 듭니다.
참 재미나게 지냈고, 같이 모임도 하기에, 저를 끌어줄거라고 기대했던 제가 너무 순진했구나 싶구요.
그렇지만, 돌이켜볼 때
저를 한번도 좋은 곳으로 그 분이 끌어준 적은 없습니다.
일부러 이렇게 그 자리에 있어라 이렇게 이야기 해줄 만큼 저한테 도움 주신적은 없다는 거죠.
과거 본부로 가고 싶어할 때 오히려 일선으로 가라 할 만큼 제가 희망하는 것을 들어주신 적 없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본부 프로젝트의 중요성의 부각으로 일면식도 없는 프로젝트장이 저를 직접 요구해서 더 큰 곳으로 나올 수 있었지요.
네 그만큼 저 일 잘한다고 인정받고 있고 자신도 있습니다.
누군가 신기해할 만큼,
누가 끌어주는 것도 없는데, 알아서 잘 큰다 할 만큼
저 그냥 잡초처럼 일만 하는 부서로 돌아다니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덕분에 디스크 걸리고, 병신되었지만 말입니다.
지금 있는 자리가 요직도 아니고, 일하는 부서 중의 대표적인 곳인데, 왜 이렇게 여기에 있으라 강압하는지...
물론 같이 일하는 동료분이 승진하면 저까지 나가기 어렵지요
그 생각을 하고 저를 잡아두는 밑그림이라면 그 입장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분이 저한테 그렇게 강압적으로 하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냥 있으면 내가 1년 뒤에 좋은 자리 추천해줄게 이렇게 말씀하셨다면 서운하지 않아요.
또 제 문제에 대해 대리적으로 그렇게 저를 원하는 부서에 안된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도 기분이 별로입니다.
그렇게 말했다고 저한테 이야기해주었다면 모르겠지만, 일언반구도 없었는데, 왜 제 문제를 결정해버리는 걸까요.
내가 그분께 너무 졸로 인식되고 있었나 속상하기도 합니다.
일적으로 많이 배웠던 분이기에 좋아했는데,
오늘의 그 강압적인 말투와 저는 비난하는 모습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내년에 자리가 거의 안나올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렇게 미래에 대한 언질도 없이 그냥 있으라고 하니 답답하네요.
이 글을 읽고 제가 실수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요.
그런 말씀을 들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제가 안식을 청할 곳은 여기밖에 없으니까요.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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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1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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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8.14 00:41
일단 힘내시길...
일단 , 휴대폰 배터리 빼놓고, 잠 푹 주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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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사분이. "너의 문제가 그거다. 너는 항상 네 중심적으로 말한다. 봐라 지금도 네 사정만 말하지 않느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오히려 상사분이 자기 주장만 하시는것 같은데요?
상사분한테 왜 내가 옮기질 말아야 하는지 납득할만한 이유를 물어봐야하지 않을까요?
군대도 아니고, 아직도 한국선, 하지마라 하면 하지 말아야하는 분위기인건가요? 이유도 말 안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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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다보니 제가 다 짜증이..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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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엔탈
08.14 00:59
내가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서 내 입으로 의사 표현하는데 내 중심적으로 얘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사람 입장도 있겠고, 고려해서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종교 창시할 것도 아니고,
내 선택이 남에게 큰 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고 판단해서 말을 꺼냈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줘야 할텐데요.
높으신 분들께서 하시는 말씀 들어보면... 다 너 생각해서 그러는 거다~ 라고 하시는데... 대체 어떤 부분을
어떻게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건지 다 잘라 먹고, 그냥 시키는대로 해라~ 투니까... -ㅅ-
시스템 바뀌면서 교대 근무하게 된 부서로 여덟 명이 빠져 나가야 하는데, 서로 안 가려고 하는 게 꼴 보기 싫어서
입사 1년 겨우 넘은 내가 가겠다라 했습니다. 보면서 좀 부끄러워 해라~ 하는 의도였는데...
뒤에서 '그렇게 잘해줬더니 배신했다'고 욕하더군요(엑셀 전혀 못 다루는 지들이 아쉬워서 퇴근 안 시키고 일 시켜놓고).
그렇게 내려 간 뒤 지나치게 차별하며 냉대하기에 자기들은 평생 그 자리 지키고 있을 줄 아는 모양이라고 근무자들끼리
보는 인수인계 문서에 끄적여 놨는데, 같이 근무하는 사람이 지금 우리 심정이 이 정도라며 그 문서를 보여준 모양입니다.
덕분에 상사한테 불려가서 인생 그 따위로 살지 말아라, 우리는 한 가족인데 왜 편 가르고 그러느냐 소리까지 들었고...
그로부터 한 달 뒤에 바빠서 식사 못한터라 안 쓰는 창고에서 라면 먹고 있는데, 그거 보고서는 왜 남의 사무실에서
그러고 있냐고 또 한 소리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식사하러 가면서 또 내 욕하고 있는 거 들었다며
무슨 일 있냐는 동료 직원 전화가 왔었다네요(저는 야근 마치고 숙소 와서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들 편한대로 가족, 남으로 바꿔대는 냥반들인데... 그냥 좀 불쌍하고 우습습니다.
일반 직장보다 상명하복이 더 철저한 곳인데...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고, 근무 경력도 한참 더 되는 분들이
왜 앞에서 말 못하고 뒤에서 쑥덕거리는지...
뭐... 위로하는 글 쓴다는 게 어째 하소연하는 글이 되어 버렸네요. -ㅅ-
기운 내세요. 늘 하는 얘기지만 더한만큼 빼기가 생기고, 뺀만큼 더하기가 생깁니다. 그게 꽤 오랜 시간을
두고 이뤄지니까 자각하지 못할 따름이지요. 힘 내세요. 지면 지는 겁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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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8.14 01:01
힘내세요....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참 어렵죠. -_-
저도 다른 부서로 가려고 무던히도 애를 썻지만...
예전부터 다른 곳에서 일을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기회가 왔었죠.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아쉽지만 잘 되었다는 반응이었고....
제가 가려고 했던 곳에서도 열열히 환영한다는 분위기였어요.
제가 가는 걸 반대하던 직속 계장만 빼고 부장과 사장까지 승인이 났었죠.
그런데... 직영 차장이 나서더라구요. 안 된다고... 부서이동은 제 소속 사장 권한인데...
직영 차장이 사장을 만나더니 다른 부서로 보낼 수 없다고 난리를 피웠더라구요.
결국 부서이동은 없던 이야기가 되어 버리고 여전히 예전과 같은 일을 하고 있게 된 거죠.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자신의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한다는 것...
아무리 노력해도 누군가의 음모(또는 편의)로 인해 희생되는 듯 해요.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부서이동의 기회가 생기면 한판 전쟁을 치를 생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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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도 부서도 옮겨 봤지만... 결론은... 직장생활 다 거기서 거기더라 입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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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ㅜ_ㅜ
그래도 놀고 있는 저보단 일하시는게 행복하지 말입니다 ㅜ_ㅜ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욧..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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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한박스
08.14 21:41
토탁토닥.....
너무 상심마세요..
휴~ 글을 읽은 제가 다 속이 상하네요.
세상은 참 어려워요. 내 맘대로 내 미래를 결정 할 수 없다니.
몇년 전에 친구랑 정말 필름 끊기게 술을 먹었던적이 있는데, 그게.. 저 의지와 상관 없이 팀이 분해되면서
제 자리가 제 의지와 상관 없이 이리저리 휘둘려서 그랬습죠.
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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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남자
08.14 22:16
저의 편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기획팀으로 가는 건 포기했습니다.
더이상 시끄럽게 하고 싶지도 않고,
더 끌다간 현부서에도 욕먹고, 옛 상사하곤 인연을 끊고, 기획팀에는 가지도 못하고
그런식으로 될까 두려웠습니다.
세상 끈이 없는 저는 그냥 누군가 조일 때 쓰는 부품이었던거죠..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