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폴리는 200만원
2010.09.13 13:25
우리집 애완견 폴리는 아직 한 번도 잃어버린 적은 없는데요.
예전에 길에서 "개를 찾습니다" 하고 현상금 붙은 것을 보고
"너는 폴리 잃어버리면 현상금 얼마까지 걸꺼야?" 이런 얘기를 동생이랑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동생이 얼마를 말했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저는 200만원도 걸 수 있다고 말했던 거 같아요..
폴리랑 나랑 10년을 같은 이불 속에서 잤는데, 정이 있지요...
제 기분 안 좋은 거 같으면 불쌍한 표정으로 위로하듯이 옆에 와서 가만히 앉아있고,
누워서 울다가 폴리를 내 앞에 눕혀 놓으면 혀로 눈물 핥아주고...
그럴 때마다 '아~ 이 시키... 어떻게 알았지? 이런게 동물적 감각인가...' 생각합니다.
저 전에는 폴리 품에 안겨서 운 적도 몇 번 있어요.
방바닥에 옆으로 누워서 울고 있는데 폴리가 제 앞에 와서 앉길래, 마주보게 눕혀 놓고
"폴리야 언니 좀 안아줘" 하고 폴리 팔을 벌려서 폴리 가슴에 얼굴을 대고 막 울었습니다.
자꾸 도망갈라고 해서 꼭 붙잡고 있었죠. ㅡ_-;;
요즘은 안길 남자는 있는데... 울 일이 없네요 ^^;;;
10년째 저 삑삑이 장난감 하나로 엄청 신나게 잘 놀고, 착해요.
삑삑이를던져줘라.jpg
새벽에 밥 달라고 밥그릇 긁으면서 깨우는거랑,
저 늦게 들어올 때 아빠 듣고 깨시라고 막 복식 샤우팅으로 짖는 거
빼면 다 이쁩니다.
오줌똥도 화장실에다가 잘 싸고... (치우기까지 하면 더 좋겠지만... )
10년동안 우리집에서 식구들한테 부려준 재롱이랑,
집에 들어올 때마다 앞발 높이 들면서 격하게 꼬리치고 환영식 해주는 거
저 놈 땜에 웃었던 거... 다 하면 한.. 5~600만원 쯤은 되는 거 같은데,
10년 동안 사료랑 간식비용, 3년 전 자궁축농증 수술로 100만원 쓴 것 포함 때마다 각종 예방접종, 심장사상충약,
아플 때마다 동물병원비용, 기타등등 빼고나니 대략 200?? ㅎㅎ
이제 10살인데, 앞으로 우리 멍멍이가 5년 만 더 살아줬으면 좋겠네요.
코멘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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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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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daisy
09.13 13:32
흑... 눈물나게 왜 그러세영 ㅠ_ㅠ 요크셔테리어죠? 이름이 뽀삐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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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 집에 아롱이라는 개가 있었는데..
어느날 사라졌다죠.. 요 근래 와서야 기억이 났습니다.
미드 friends에 보면 로스가 치치 라는 개가 목장으로 가서 잘 살고 있을꺼라고 회상하며 모니카에게 동의를
구하는 장면이 있는데 저도 약간 그런처지였다죠.. =_=; 몰랐습니다. 진짜 창원고향집에서 잘살고 있는줄로만..
하아 아롱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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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흥흥...;;
93년도 부터 키웟던 멍멍이 3마리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고 있답니다..
사진도 이제 몇장 남지 않았는데 한번씩 보고 싶을때가 있어욧..ㅠ_ㅠ;
절대 다시는 멍멍이 안키울꺼닷 라고는 하지만 집에 멍멍이 ..
번개치고 천둥치면 잠을 못자게 해욧..ㅠ_ㅠ
예전에 키운 녀석은 잠만 잘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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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키우던 고양이, 강아지 두 마리... 보고 싶어요.
있을 땐 이뻤는데 없으니 정말 허전하더군요...
마음 약해서 키우지 말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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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데이지님 글에 자꾸 염장이 스리슬쩍!
난 이제 죽어도 애완동물 안키울꺼임.
기쁨을 포기하면 아픔도 피해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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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록알밥
09.13 14:00
참.. 동물을 안 키워본 게 어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 아이가 태어나면, 꼭 동물과 함께 자라게 하고 싶네요.
결국, 우린 우리 얘기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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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9.13 14:02
200만원 있으면 당장 결혼할수 있슴.
그 기쁨이 백만배는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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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13 14:07
2백만원만 있음 당장 결혼한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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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daisy
09.13 14:10
낭구쌤이 우리 왕초보님에게 꿈과 희망을 주시는군여~
과연... 암흑 속 광명인가... 희망고문인가... ㅡ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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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13 14:13
둘다 아니예요. 그런 꿈도 희망도.. 그냥 없이 사는 법을 배웠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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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말도 있더군요.
Stay hungry, Stay foolish, Stay hungry, Stay foolish................
뭔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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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9.13 19:22
단지, 없어도 사는 법을 사는 아는 사람끼리 만날 확률이 적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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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사진으로만 봐도 늙은 티가 나는군요.
보통 강아지들이 몇 년까지 사는 지는 잘 모르지만
고양이를 잃어 버린 적이 있고 이사하면서 이별을 좀 해 본 경험으로는
한 동안 그리움이 많이 남아있죠.
왕초보님 강아지는 노환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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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daisy
09.13 18:39
저 털은... 늙어서라기보다는 (늙긴 했지요 10살 되어가니까...) 미니핀 믹스견이라 털이 길게 자라요
딱 저 정도로 지저분하게 자랍니다. ㅎㅎ 그래서 한 번식 밀어주지요.빡빡 -
김강욱
09.13 19:23
제 냥이도 보고 싶어요. 너무 순한 넘이라, 많이 기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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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9.13 20:55
제 냥이도... 이곳에도 몇 번 사진으로 올렸었는데... 보고 싶네요.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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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9.13 22:52
부모님댁... 강아지가 생각나네요.. 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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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13 23:27
나이가 많이 들면 털이 저리 되는게 아니라 숭숭 빠지죠.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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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조금 울컥해서 댓글 안달았는데요..
예전에 키우던 울집 "짱구"가 보고 싶어요ㅜㅜ
남의 집에서 데려다 키운 애라 애기적 사진도 없고, 잘해주지도 못했고,
그놈 성질이 드러웠는데... 괜히 다른 강아지 키운다고 보내버렸죠.
지금도 후회하고 그 경험때문에 강아지를 키울 생각을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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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
09.19 12:48
사진 파일명 보니 번뜩합니다...
>>>>삑삑이를던져줘라.jpg<<<<<
저도 항상 사진 저장할때 뭐라 이름지어야 하는 걱정했는데..
그냥 문장을 넣으며 되겠다 싶네요...^^
그리고 이런글을 보면 저도 강아지를 너무 키우고 싶군요...
흥
살아있을때 준 기쁨들 만큼 죽는날 어마어마한 아픔을 돌려주죠. 그 아픔들이 잊혀질때쯤은.. 그냥 이뻤던 기억들만 남는답니다. 마지막 싸늘히 식어가던 체온이 아직 느껴지네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