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진짜 쪽팔리는 얘기여서 감추고 싶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슬쩍 꺼내 봅니다.

혹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성 싶어서요...

 

얼마전에 가족들이랑 외국엘 다녀 왔는데요,

열심히 목록 만들고 준비하고 하느라고 제법 정성을 들였답니다.

기본 필수품, 옷, 돈 등등...물론 가는 곳의 정보도 많이 모았죠.

그리고 출발 전날 저녁에 짐을 쫙 싸서 모아 놓고 잠을 잤습죠.

 

패키지를 이용했었는데 출발시간이 아침 9시 40분인데 7시 10분까지는 오라고 하더라구요.

가벼운 마음으로 짐을 다 챙기고 인천으로 출발했습니다.

휴일인 토요일 아침이라, 차를 좀 밟았더니 6시 50분 정도쯤 도착하더군요.

공항 도착 직전 이런저런 얘길 하다 보니,

 

아뿔사......여권이 없는 겁니다......

 

저는 마눌이, 마눌은 제가 챙긴 줄 알고 있더라는...

 

순간 앞이 노래지더군요.

여권 두고 탄다는 얘기 안들은 건 아니지만, 그건 진짜 여행 왕초보나 덜떨어진 사람들의 얘기로만 알았는데..

(참고로 저는 KAL 30만 포함하여 총 50만 마일 정도의 마일리지가 되니 초보는 아닙니다)

 

이 순간 서로 상대방을 원망해봐야 아무 소용 없다라는 걸 알기에

비난이나 고성, 책임 추궁 등은 피하면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짱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얘기를 해보니 4명의 여권이 식탁 위에 있다는 건 알겠더라구요...ㅎㅎㅎ

 

대안1은 다시 집에 갔다 오는 것인데,

우선, 시간이 좀 빨라도 분당 집을 왕복해 오기는 불가능하더군요. 편도로 1시간 넘게 걸릴테니...

왜냐면 최소한 8시 40분 가지는 여권이 와야 한다고 하니깐...

 

그래서 제가 대안2로 퀵서비스를 찾았습니다.

평소 거래하는 곳이랑 여기저기 전화번호를 수소문했는데,

문제는 휴일날 아침이라 직원들이 늦게(8시 이후) 출근한다고 하고

더우기 분당에서 인천까지는 자동차 전용도로라 오토바이로 배달이 불가하다고 하더군요.

몇 군데 연락해보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 한숨을 쉬는데

(비용은 10만원 부르더군요. 서비스가 되면 감지덕지지만서두...)

 

마눌이 아줌마의 힘을 발휘하더군요.

평소 왕래가 잦은 윗집 아줌마한테 전화를 해서(아이가 같은 학년이라)

집 자물쇠 비번 갈켜 주면서

여권 미리 챙겼다가 퀵 아저씨 오면 전달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 아줌마가 여권 갖고서는 퀵을 기다리는데,

그걸 보고 있던 회사원인 위집 아저씨가

통화내용을 듣더니 오늘은 퀵이 안될거야라면서 사정이 급하니 내가 그냥 다녀오겠다라고

자원등판을 해주시기로 하셨다지 뭡니까....

 

전화기 너머로 그 얘길 듣는 순간

안도의 한숨이...... 휴...

 

만약 공항에서 여권 때문에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면

평생을 두고 두고 까이고...

되새기면서 까이고...

숙성시켜서 까이고...

잊어 버릴만 하면 다시 꺼내서 까일 무소불위의 소재임은 불문가지...ㅠㅠㅠ

 

친절한 이웃을 둔 덕분에

평생까임의 공포를 겨우 벗어나서

무사히 출국하여 면피할 수 있었습니다....   만쉐이...

(물론 여행 와중에 마눌이 이 얘기를 일행들한테 재방, 3방하는 통에 얼굴을 못들었지만서도.....)

 

아줌마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윗집에는 당근 감사의 표시를 여러차례 했습죠....

 

해외로 나갈 때는,

아무리 익숙하다고 해도 기본적인 것을 한 번 더 챙겨도 나쁠 것이 없을 듯 합니다.  

 

결론은, 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자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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