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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 한 연예인에 대한..

2010.02.15 11:00

Dr.Aspirin 조회:1042 추천:2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또는 5학년때 집이 여의도와 아주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오후,  방송국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 녹화방송  "모이자 노래하자"라는 프로 녹화에 빠짐없이 간 적이 있었습니다.물론 녹화끝나고 주는 상품에 눈이 멀어서 갔었지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 1등 상품이 알루미늄 배트라 꽤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여의주 주변 귀가길엔 아이들 돈을 뺏는 나쁜 형님들이 포진해 있어 1등 상품인 알루미늄 배트는 늘 약탈(?)의 대상이었죠.)

 

어쨌든 매주 방송국에 가긴 했는데 거기서 프로 녹화전에 우왕좌왕 하는 아이들의 자리를 정리해주거나 혹은 조용히 시키거나 하는 사람들이 몇 몇 있었는데 그중에 한 명이 악명이 높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러면 큰 일 나겠지만, 아이들이 떠들면 온갖 쌍소리로 욕을 하면서 조용히 시키기도 하고 심지어는 아이들을 때리기도 했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자리를 못잡아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절 불러내더니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귀-싸-대-기를 때렸습니다. 그리곤 경비원들에게 저를 데리고 나가라고 해서 끌려 나간 일도 있었죠. 정말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그런데 자존심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그 놈의 알루미늄 배트가 뭔지, 그리고도 또다시 방송 녹화현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대학교 들어가고, 아르바이트로 잠시 방송국 일을 하다가 우연하게 그 사람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틀림없는 그 얼굴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그 얼굴 그대로 였습니다. 송해님이 진행하시던  "전국노래자랑"에서, 그것도 초대가수로 출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분의 노래 제목만 이야기해도 다들 아실 정도니 당시에도 잘 나갔던 가수였겠지요. (지금도 그 노래만 거의 20년 가까이 사골국물 우려먹듯 우려먹고 계시네요)

 

초대가수로 웃으면서 노래하던 그 모습이 제겐 참 충격이었습니다. 제 기억속에 그 얼굴은 항상 욕을 입에 달고 험상궃은, 정말 잊혀질래야 잊여질 수 없던 그런 모습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참 좋아하는 가수라 속좁게 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 그리곤 연예인이란 그런 것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 자기가 했던 예전의 일들을 기억이나 할까요? 아직도 26년이나 지난 지금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하겠는데...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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