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철학적인 얘기는 아니고요.


여러모로 확인해보면 제 눈은 초록색약(deuteranomaly)인 것으로 나옵니다. 가장 흔한 종류의 색약이기도 하죠.

인구의 5%정도에서 나타난다나? 아마 이 정도 확률이면 KPUG 회원 분들 중에 저 말고도 해당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참고로 초록색약은 원추세포 중 초록색을 감지하는 M 원추세포의 민감 파장이 약간 적색 쪽으로 치우쳐 (대개 534 -> 498nm)

적색을 감지하는 L 원추세포와 감지파장(420nm)이 더 겹쳐서 초록색 계통의 분간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둔감한 것이라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Color_blindness#Dichromacy 에 올라와 있는 3개의 그림을 보니까 딱 알겠더군요. 저는 2번째 그림에서

숫자가 전혀 안 보입니다. 여러 화면에서 다 열어봐도 마찬가지. 여러분도 한 번 확인해보세요.



어쨌든 대다수의 사람과 미묘하게 보는 게 다르다는 건데... 확실히 풍경 같은 걸 볼 때 푸른 잎과 붉은 꽃 색깔이 어우러져 있을 때

다르게 보이는 것 같네요. 이것이야... 각자 알아서 보이는 대로 감상하면 그만입니다. 옆사람에게 '난 이게 이렇게 보여' 하면

'어? 내가 보는 것이랑 좀 다른데?' 같은 얘기는 주고받을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풍경같은 것 말고 표지판, 표시등 같은 데에서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부모님이 우려했던 게 신호등

색깔 구별 못하는 것 아니냐였는데 (실제로 일부 국가는 면허를 못 따도록 되어 있죠) 다행히 기존의 전등식 신호등은 전혀 

구분하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면허도 문제없이 땄습니다. 하지만 LED 신호등으로 넘어오면서 살짝 문제의 소지를 엿봤습니다.


전자제품 보면 3색 LED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번에 대략 주황-노랑-초록을 표시해주죠. 풀컬러 LED 전광판이 본격

등장하기 전까지 LED 전광판에서 흔히 쓰여왔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LED는 제 눈으로는 그냥 기본적으로 노랑색과

'무언가 다른 색' 등 2개의 색으로 보입니다. 전자제품의 상태표시등으로 이런 걸 쓰는 제품 보면 짜증나게 마련입니다.


요즘 보이는 LED 신호등 대부분은 적/황/록 3색이 제법 분명하게 파장이 구분된 편이고, 그렇지 못해도 초록과 나머지 색은 잘 구분

되게 초록이 좀 청색 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초창기에 봤던 일부 신호등은 초록마저 3색LED에서 봤던 그런 색이었습니다.

졸지에 애매한 색들의 향연이 펼쳐지더군요. 쩝. 순서로 구분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것 말고도 표지판이나 지도에서 색깔을 약같 옅게 해놓으면 제 눈에는 색이 섞여버려 애를 먹습니다. 옅은 주황과 연두색

정도에 해당하는 색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인데... 그냥 둘이 다 뭔가 옅은 갈색 비슷하게 보이곤 합니다. 아마 만든 사람 눈엔

분명히 구분가는 색들이었겠죠.



딱히 장애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저런 상황이 발생할 땐 난감하긴 하더군요. 사람이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만들어놓고

잘 만들었겠니 하고 있지 정작 어떤 사람 눈에는 희한하게(?) 보일 것이라는 걸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ㅎㅎ 설계나 디자인

하는 쪽 분들 한 번 생각해 볼만한 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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