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칼갈던 노인을 만났습니다.

2010.10.21 16:34

준용군 조회:836

뭐 저도 지금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라서지만..

 

 

 

 

제가 아침이 다되어 다들 출근하던시간에 기어들어와서 샤워하고 빨래돌리고 신발이나 빨다가 한숨 눈붙이다 일어나니 점심먹을 시간 다되어가더군요

 

담배하나 입에물고 기어나가 하늘을 보니 하늘이 그렇게 푸르더 랩니다.

 

가난한 골목 어귀에서 어느 남누한 노인네가 숫돌하나 들고 다 떨어진 가방하나매고 칼간다고 외치더랩니다.

 

마침 숫돌도 잃어버렸고 칼이나 갈자싶어 부르니 단돈 2000원이라 하더 라고요

노인네 힘들어보여서 음료수한잔이랑 담배한개피 드렸더니 맛있게 피우시더라 라고 보이더랩니다,

 

칼갈던 10여분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식들 장가보내고 애들살기도 힘들어서 용돈한번 기대본적 없다 하더군요

낡아 빠진 운동화에 남루한 차림의 노인네가 하루 종일 목청 터지도록외치면서 고목나무같은 손으로 칼을 갈아봐야 하루에 쥐어지는돈은 단돈  1-2만원 5000원짜리 식사도아닌 잘먹어야 짜장면한그릇 담배한개피가 반쯤 태워갈때즘 비벼꺼버리더군요 그리고 칼을 다져다갈고 다시 꽁초를 주워 피시더랩니다

 

한개피 더 권하니 극구 사양하며 이렇게안피면 하루에 한갑넘게 피운다고 담배 값이 부담되어 그런다 하더라고요

나라에서 늙어빠진 노인네라고 쥐어주는돈은 단돈 9만원

저렇게 하루종일 걸어다니면서 목청터지게 소리지르고 칼을 갈아봐야 손에쥐어지는돈은 단돈 만원

 

 

 

시큼한 콜라한잔 담배한개피 꼬짓꼬짓한 천원짜리 두장으로 너무 많은 걸  느껴버렸네요

흔히들 이런말을하죠 이런것을보고 측은해하면 그저 싸구려 동정심이라고합니다.

 

세상이 경멸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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