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외국인들과 일해온지 6년, 그나마 업무 관련해서는 잘 말하지만 나머지 생활영어에 들어가면 급속도록 위축됩니다. 간단한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저질영어(Sucks English라고 놀리더군요.) 사용자인 저로서는 심도 있는 이야기는 괴롭습니다. 심도있는 이야기라면, 회사나 업무분야(간단한 통계/금융)가 아닌 철학/종교/취미/정치/경제에 대한 정도의 이야기지요. 영미 드라마에서 배울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가장 힘든게, 회의때 영어로 막 말을 하다가 감정적이고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 말할 때에는 한국말로 하고 통역 해달라고 합니다. 뉘앙스가 상당히 중요하고 어휘선택이 중요한데 그걸 잘 못하거든요.(한국말도 못하지만.) 제가 요즘 망신당한 것들은 이렇습니다.

 

1. 거짓말 잘 하는 외국인 동료

 

 자꾸 거짓말을 해서 제가 몇 번이나 주의를 줬는데, 화요일에 폭발해서 제가 상당히 강력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욕'을 안하니까, 화를 못내겠더군요. 뭔가 따끔하게 쏘아 붙여야 다시는 안저러는데, 인도인 3류 영어와 한국인 3류 영어간에는 감정 전달이 안되네요. 그나마 다른 분들은 다들 피해 다니고, 상대해 주는게 저밖에 없어서인지 저한테만 오네요.

 

 감정을 전달하고 설득을 해서 동감을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식을 전달하고 동의를 받아서 이해시키는 것은 되는데 말이지요. 멘탈리스트를 보면서, 제가 사고방식이 잘못 되었나 생각도 해보는데 영어 문제인듯 합니다.

 

2. 비합리적인 이유에 대한 변명

 

 제 외국인 상사가 만나면 싸우는 타부서 내국인 상사가 있습니다. 어제 그렇게 말리는데도 친히 가셔서 대판 붙고 왔습니다. 제가 '그러한 것은 감정적 소모이니 가급적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시죠.'를 영어로 못했습니다. 번역기에 넣고 돌려서 어휘를 고려해 봤는데,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감정적으로는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오늘도 못말려서 결국 대판붙었습니다. 으아, 싸우면 안되는데 내가 중간에서 잘못해서 그런 것인가 하고 봅니다. 그 사무실 사람들이 저보고 당분간 내려오지 말라네요. 어흐흐흑...

 

3. 감정적인 이유에 대한 이해

 

 일을 하다가 보면 사람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Process Innovation과 같이 남들이 하는 업무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지요. 외국인들은 이러한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냉정한 편이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자산이지, 지껀가?라는 개념이지요.

 

 이런 부분을 영어로 설명하고 납득을 시켜야 하는데, 다 감정적인 것이고 말하고 상당히 어려운 것입니다. 근데 과장이라고 저보고 시키고 답답하네요. 오늘은 타부서에서 같은 부서의 직원을 까는 메일 받고 고민중입니다. 월요일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영어가 장벽인지 아니면 제가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입니다. 숫자, 통계 그리고 프로그래밍이나 일이라면 명확하게 설명하겠지만 감정과 사람에 대해서는 영어로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문제는 이제 관리자라서(물론 업무는 업무대로, 관리는 관리대로) 이러한 책임에 대해서 자유롭지가 않네요.

 

 언제쯤이면 저러한 수준에 도달할까요? 어떻게 실력을 늘릴 수 있을까요? MBA 다녀온 상사에게 상의를 해봤는데, '니 영어가 영어냐? 근데 학원은 아닌 것 같다.'라고 하네요. 금요일 저녁에 일하다가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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