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읍. 교실에서 쫓겨났어요.

2010.11.08 21:47

파리 조회:1593

한달 넘게 주 이틀 고등학교에 가서 물리를 가르쳤는데요. 애들이 이번에 시험 성적이 너무 낮게 나왔다면서 저를 쫓아냈습니다. 방금전 교장한테서 전화가 와서 더이상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이만 물러나라고 하네요. 그래도 일주일에 이틀은 꼬박 와달라고 합니다. -_-;


다행히 제 영어의 문제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저보다 더 영어 듣기 힘든 사람이 제 뒤를 이었거든요.


문제의 발단은 원래 담당 교사가 아파서 한학기동안은 가르치기 힘들고, 그래도 학교는 계속 나오고요. 어차피 일주일에 이틀은 그 학교에 가는 제가 있고, 그 다음에 비자격 교사 한명이 더 있었습니다. 각자 자기가 가르치고 싶을 때만 한다고 하니 저는 땜빵식으로 불려나갈 때마다 가르쳤습니다. 시험문제 출제할 때도 이거 내도 되는 문제냐고 몇번을 물어봐도 자기가 가르쳤으니 괜찮을꺼라는 식으로 건성건성 대답받고 그랬거든요. 그러다 일이 터지니 그냥 저만 다 몰매를 맞네요.


국제 사립학교라 그런지 애들이랑 안 친해 놓으면 살아남기 힘드네요. 전원이라고 해봤다 8명 밖에 없지만, 그 전원이 교장실에 찾아가서 이번 시험 성적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지난번 가르쳤던 그 교사(저)는 뭔말하는 지 모르겠다. 세명 교사들이 자꾸 바뀌어서 싫다. 이렇게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그중에 가장 시끄러웠던 애는 지난번 영국으로 일주일이나 놀러갔다와서 수업을 5시간이나 빼먹은 애고, 의외로 그 애가 성적도 가장 잘 나왔는데, 자기 기대치보다는 낮았나 봅니다. 나머지 애들은 그냥 따라온것 같고요.


아무튼, 저도 "동료 교사들에게 실망감을 느낀다."가 시작된것을 보니 학교에 적응해 가는 것 같습니다. 방금 교장 선생님 이야기의 촛점이 제가 주어가 되어서 제가 어떻게 일을 전개해 왔고 그 결과 제가 어떤 평가를 받았다고 결말이 맺어지더라고요. 저는 그 동안 항상 물어봐가며 했고, 대부분 동료 교사들이 시키는 대로 따라했지만 그런 말은 없더라고요. 이런 평을 받을 때 보여줄 반박 자료들을 충분히 만들어 오지 못했던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수업료 비싼 사립고등학교니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일주일에 이틀 학교 나가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대신에 더 이상 수업 가르치는 일은 없을겁니다. 부담이 덜해지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네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21259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46250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59098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82099
6584 패닉 상태입니다. [44] 야다메 11.11 1560
6583 한밤중의 산책? 혹은 운동? 아니면 헛걸음.... [3] apple 11.11 1301
6582 국민이 정권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14] cloudn1ne 11.11 1624
6581 담배값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9] 준용군 11.11 1541
6580 [펌] 코엑스에 ‘쥐 옷’ 입은 여성 등장 화제 [6] 하얀강아지 11.11 1498
6579 [장발장™] 졸업 사진 전시회합니다.. 안바쁘신분들은 한번 구경오셔요^^(시간장소는 내용에 있어요) [6] file 장발장™ 11.11 1425
6578 구케퍽...아이폰당.. [10] 이끼낀돌 11.11 1912
6577 각지역 기상 리포터 나와주세요~ [9] 미케니컬 11.11 1214
6576 G20 경제훅가~ [8] file Mongster 11.11 1302
6575 아하하 omap 3440 [모토글램]vs 스넵드래곤 htc -_-vs S5PC111[겔럭시] [4] 준용군 11.11 2366
6574 SK텔레콤쓰는분들 무료메시지1800건 받아가세요. [9] file cloudn1ne 11.11 2024
6573 [펌] "그냥.. 이래.. 우리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11] Alphonse 11.11 2833
6572 G20을 보면 너무 이미지 마케팅만 하는 거 같아서 별로에요. [9] 가영아빠 11.11 1293
6571 빼빼로 얘기는 그만해야겠네요. ^^ [4] file 포로리 11.11 1279
6570 솔로부대 탈출 시도기 -미케니컬판- [13] 미케니컬 11.11 1356
6569 빼빼로 얘기가 나와서... (3) [3] Alphonse 11.11 2040
6568 빼빼로 이야기 나와서.... (2) [부제:솔로탈출 시도기] [짤방투척] [9] file 백군 11.11 3802
6567 빼빼로 얘기가 나와서... [9] file 포로리 11.11 1988
6566 케이퍽이 옆동네 보다 좋음점 [9] 미케니컬 11.11 1427
6565 게임 중독은 정말 아이에게 몹쓸 짓이군요. [11] matsal 11.11 1388

오늘:
5,234
어제:
9,761
전체:
18,582,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