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패닉 상태입니다.

2010.11.11 23:47

야다메 조회:1539

아주 오랜만에 들어오네요.

올해 상반기까지는 회사일이 그렇게 바쁘지 않았는데,

7월부터 갑자기 바빠져서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직급대비 책임이 더 많은 일을 맡아서요.

실수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몇일전...11월 2일 새벽에 장모님께서 돌아 가셨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을 10년 넘게 앓아 오시다가 병원에서 편안하게 눈 감으셨습니다.

의사가 중환자실로 옮겨서 인공 호흡을 하겠냐고 하길래,

가족들이 모두 그냥 편안하게 가시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장모님 임종을 보겠다고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처제가 교통사고로 같은날 죽었습니다.

장모님보다 한시간 먼저 갔습니다.

신랑이랑 애들 둘 데리고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다 멀쩡한데 혼자만 그렇게 되었네요.

작은애는 차 밖으로 5미터를 튕겨 나갔는데, 팔다리에 찰과상 정도인데...

동서가 계속 운전하다가, 처제가 운전하겠다고 해서 운전대를 넘긴지 15분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갈거면 혼자가지 딸자식 데려가는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는지...

어떻게든 막아주시지...

누구를 탓할수도 없고....

무슨 이런 운명이 있는지....

영정사진 두개를 걸고 장례를 치뤘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나니, 패닉 상태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해도 멍하고...의욕도 없고...

동생과 엄마를 한꺼번에 잃은 마누라 맘은 오죽하겠습니까.

내색도 못하고 그냥 하늘만 원망스럽고...그렇습니다.

모든 정황을 정리하면....운명이라는 말 밖에 안나옵니다.

어르신들도 그러더군요.

운전을 안해도 죽었을 운명이라고요.

장모님이 딸을 너무 사랑해서 데려간거라고....

 

정리하다보니 처제가 보험을 참 많이 들어놨더군요.

이리 될걸 알고 그랬는지....

 

고생만 하다가 간 처제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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