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체제로 가나보군요.
2010.11.18 23:52
결국 이렇게 되나보네요. 안타깝습니다.
먼저 저는 오너경영체제가 나쁘기만 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의 것을 옳은 것이라 말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만
오너 경영체제가 부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보는 것도 이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근대화를 시켜 온 서양을
수십년만에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동양의 오너경영체제와 연고등용주의입니다.
이 부분에선 많은 이견이 있겠지만, fact만을 놓고 보면 동양의 근대화에서 오너경영체제와 연고등용주의는 결코 나쁜 성적표를 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뛰어난 성적표를 냈고요.
1990년 후반의 아시아 경제 대란의 원흉은 서양 투기자본의 동양 침투가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하고
이 위기를 기회삼아 서양에서는 아시아의 오너경영체제와 연고등용주의를 폄훼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서양에서도 이처럼 단숨히 자기네들 나라 만큼 따라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 때문이라 생각하고요.
영국이 200년 걸쳐서 발전해 온 산업발전을 대한민국은 30년만에 이루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서양에서 위기를 느낄 만도 하죠.
자유무역이 무조건 좋다고 세뇌를 시키는 것과, 그들 서양이 자유무역으로 성장했다고 뻥 치는 것처럼
오너경영체제와 연고등용주의가 무조건 나쁜 것이고 피해야 할 절대 악으로 분류하는 서양 관점에서의 분류도 뻥이라 생각합니다.
IMF를 잘 생각 해 보면 답이 나오겠죠. 서양이 얼마나 뻥을 쳐 댔는지..
물론 저는 오너경영체제와 연고등용주의가 좋다고만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듯, 위와 같이 빠르고 집중적인(intensive) 산업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을 말한 것이고
단점은 많은 분들이 다 아시는 비리와 노동력 착취 등의 선진국에서 중요시하는 것들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선진국은 사실상 2차산업이 거의 죽어서.. 1:1 비교하기엔 무리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 견해로는 삼성이 오너경영체제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삼성이 사회에 끼치는 악이 많고 도덕적으로 부패한 오너집단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오너경영체제를 없앤다고 해서 부패가 근절되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부분은 기업이 선진화 되면서 개선이 된다고 생각하지, 되려 퇴화한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정부가 퇴화하면 기업이 퇴화될 수는 있겠지요. 지금처럼 -_-;)
기업에게 있어서 갑은 정부이고, 정부가 선진화되면 기업도 선진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상위 10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대한민국이 이렇게 변하려면 정부가 선진화되어야 하고, 국민 스스로도 정부 선진화를 요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정부가 선진화 될 것이라 생각하면, 기업도 맞춰 따라가게 된다고 보고요.
소비자적인 요구도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 환원률 등의 복지 지표를 보고 기업 서비스 구매를 판단한다든지 하는 일이 생길 것이구요.
선진국에서 이미 선례가 있는 일이라 이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만 쓰고..
본론인 이재용 얘기로 들어가서.
이 사람이 말아먹은게 뭐뭐 있나요?
삼성영상사업단
삼성자동차
e-Samsung
제가 아는 것만 세개인데 더 있겠죠?
이건희 입장에선 오너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하겠지만
여태까지 탄탄한 산업구조를 가진 삼성을 이재용이 홀랑 말아먹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삼성은 핸드폰 시장 점유율을 잃기가 대단히 어려운 회사입니다.
먼저 마케팅 능력이 엄청나죠. 별것 아닌데 대단한 것으로 표현하거나 뇌리에 각인시키는 마케팅이 아주 뛰어납니다.
그 다음.
주요 부품을 자사나 자회사 조달이 가능합니다.
전 이 부분이 핵심이라 생각하고요.
CPU(ARM), 베터리, RAM, ROM, 모바일카메라, 디스플레이(OLED, LCD), PCB에서 쓰는 각종 부품.
모두 다 자사나 자회사에서 조달이 가능하죠.
htc가 점유율이 내려갈 조짐이 보이자 스펙으로 장난치는데
삼성은 차세대 cpu를 먼저 탑재해서 출시하면 게임 끝인 상황입니다.
AMOLED도 모회사 갤럭시 팔아먹는데 거의 전량 납품해서
넥서스원, 디자이어등의 디스플레이가 LCD로 변경되는 설계변경이 있었고요.
모토로라도 부품을 사다가 조립하지, 직접 만들진 않습니다.
노키아도 마찬가지고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양적인 점유율도 중요하고..
삼성은 기업 구조가 점유율을 잃기가 대단히 어려운 구조입니다.
물량이나 스펙에서 따라올 수 있는 기업이 없습니다.
애플처럼 소프트웨어 특급 최적화를 하는 등의 '매우 센세이셔널한' 작업을 하지 않는 이상
기성제품은 삼성 핸드폰을 압도할만한 회사가 없습니다.
위의 예는 핸드폰만 적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크게 차이나는 것은 아닙니다.
주요 부품 상당수를 자사나 자회사에서 조달하고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가진 것은 공통입니다.
이슈화 시키는 데에도 능하죠.
트랜드를 이끌지는 못하겠지만
트랜드를 대중화 시키는데에는 재주가 좋습니다.
삼성의 주요 핵심 부품 중 AMOLED는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는데
제 기억으로는 돈이 없는 상황에서 이 라인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오너경영 체제가 아니라면 내리기 힘든 투자였다고 생각하고요.
이재용이.. 오너가 되면
과연 지금과 같은 삼성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요?
삼성은 망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구조지만
이재용이 앉으면 순식간에 그간 쌓아놓은 산업적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용은
실무 경험도 풍부했을 것이고
세계 최고의 경영수업도 수천회 들었을텐데
저 나이가 될 때 까지 말아먹기만 하니..
경영은 저 사람 적성에 안 맞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군요.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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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록알밥
11.1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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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비슷한 느낌의 글을 본거 같았는데...cloudn1ne님 글 이었군요제가 그냥 좀 비관적인 글만 쓰는것도 같지만 나름 이유있는지라...삼성 하면 뭐 떠오르십니까?반도체?핸드폰?남들 만든거 대량으로 때기해서 시장장악하는게 삼성의 특기죠비단 삼성만이 아닐겁니다.한국의 독자적인 상품이미지가 없다는건 이미 경제적 상식 아닌가요?마케팅? 아직도 유럽이나 미국에선 삼성 일본기업으로 아는 사람들 수두룩 합니다.단순히 서양인들이 동양을 무시하고 관심없다는점을 벗어나삼성이 나름대로 노린점도 있습니다.현대가 혼다를 그렇게 하듯이...이제 배운지 가물가물해서 몇년도 인지 기억이 잘 안납니다만오우치의 Z이론이 아마 이런경우 좀 인용할 만 하지 않을까 싶군요일본계 미국인 학자인 오우치가 동양 즉 일본과 서양의 조직문화를 비교해 z유형을 만들었습니다.일본식의 가족주의 경영 J와 미국식의 합리경영 A를 비교하면 J식 경영이 낫다 다만 책임은 개인책임인A식이 낫다 라는 식의 결론인데문제는 그 바탕이나 기본이 합리적인가 라는게 관점인데밑도끝도없이 현삼성의 체계를 논한다는건...서양도 이미 일본식 가족경영을 도입한다던지 하는 논의나 실제 경영은 있었습니다.그러나 실제 어떤일이 벌어졌는지 결과는 좀 이상하군요미국의 경영이 망하진 않았습니다.일본의 경영도 지금 상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답이 아니었죠어떤 경영형태나 조직문화도 결국 대외적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한것과경영이나 이런것 이전에 금융과 제도와 그 전부를 총괄하는 정치권과 FRB의 운영과 그 기조의 인물등전체적인 기반이 문제가 된겁니다.투명하고 합리적이고 도덕적...이거 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만미국식 제도나 일본식 제도나 그 어떤 제도라도 그 위에서 부터 무너지면 타격이 오게 됩니다.문제는 이번 G20도 그렇고 그전 경제 위기도 그렇고 누가 책임을 졌나요?어떤 대책이 나왔나요?없습니다.삼성이 무슨 체계로 가던 기존의 한국의 경제성장은 대기업에 집중해서 키워왔습니다.무슨일이 있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죠현대가 족벌식 체제가 무너지고 조각조각 낫다고 망했나요?일본의 미쯔비시가 마츠시타 곤로스케가 무너지고 망했나요?삼성이 이씨 일가가 손을 뗀다고 망할까요?보시다시피 어떤 얼간이 하나가 자동차며 이것저것 손댓다가 삼성을 휘청하게는 했을지언정아직도 멀쩡합니다.거꾸로 말하면 설령 경영체계를 미국식 경영으로 바꿔도 별일 없을겁니다.그런거 관계 없는거죠 사실 지금 윗대가리는 일본식 이라도 삼성의 몸통은 이미 극도의 경쟁체제죠또하나의 가족? 진짜 웃기는 소리죠제가보기엔 아무 관계없는 일들을 기본을 제외한체 꽤 진지하게 생각하시는게 아닌가 싶군요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그냥기본을 일단 지키고 거기서 욕심부리고 잘못된 짓 하면 책임지게 하면실제 값이 나옵니다.하긴 그게 안되니 문제고 이런 생각도 하게 되는거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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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근무해본 경험에서 말씀드리면, 삼성의 오너 경영체제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AMOLED의 부분은 언뜻 경영자의 결정으로 무리한 투자의 결과라고 하시지만, 제가 다녔던 회사(계열사)가 초기 개발을 담당했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전문이기 때문에 시작은 했으나, 설계상에서 반도체 공정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어 여러가지로 지연되었지요. 이걸 삼성 사장단 회의와 구조본에서 전자로 넘겼습니다. 돈은 되나 개발이 더디다는 이유였지요. 제가 옆에서 본 바로는, 그 일 이후에 제가 근무한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전사 사장단 탓을 엄청했었습니다. 분명한 수익이 되는 사업인데 또 뺐겼다고(전자는 사장이 여러명, 우리회사는 1명).....
회사 고참들 또 당했다고 했지요. 예전에 TFT LCD도 뺐겼기 때문에....
당시에 전해들은 근본적인 이유는 삼성전자가 수익을 많이 내는 사업을 유지해야 표면상 전자의 대표로 있는 회장이 건재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하나, 이건 내부적인 문제지만, 삼성의 가장 큰 문제는 주변 기업과의 관계가 참 애매하다는데 있습니다.
제가 일할때 납품 부품에 대한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했습니다. 제 담당은 아니었지만, 동기 친구 담당 테스트를 도와 주었는데, 이 친구가 특정 업체 불평을 했습니다. 몇번이나 불합격 테스를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꾸 테스트 의뢰가 들어오고, 위에서도 좋은 결과 보고서를 기대한다고....... 알고보니 그 업체가 가족 일가가 운영하던 회사더군요. F마트를 운영하는 회사의 계열사.
결국 같은 부품 납품하던 업체가 짤렸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 문 닫고........
확인되지 않는 소문에는 그 망한 회사에서 일한 사람들이 그 회사로 갔다고 하더군요.
일하던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세상 물정을 그 정도까지 알기에는 너무 어렸다고나 할까.......
이런 것이 삼성의 현재 문제점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면성을 보면, 삼성이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같은 기업이 적어도 10개는 되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좋지만, 그 결과 이면에 억울함을 당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런지.
회사에 있을 때, 여러가지 회사 규정 위반으로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정작 정치자금 문제가 터졌을때
그 규정을 만든 사람들은 잘 빠져나가더군요, 그런 돈이면 직원들 잔업비라도 더 주겠구만.......
삼성은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에 저는 싫어합니다. 어느 회사나 이런부분이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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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경영체제의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오너가 없는 회사에서 근무 해 보니 오너체제의 장점이 부럽기만 하더군요.
하지만 몇 가지 장점 빼고는 대부분의 반응이
삼성의 북한 김정은 대항마 출시 라는게 지배적입니다.
부자는 삼대는 간다고 했지만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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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투
11.19 12:27
삼성 "목장 사업 진출설"이 사실인 모양이네요.... '대항마'...^^
오너체제.....재산의 대물림......재산 대물림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 합니다만...... 대물림 과정에 문제가 많죠. 또, 오너체제 유지를 위해 "장학 사업"을 하고 있는것 같은데...... 김용철 변호사님이 생각나네요.
부품의 자급자족....... 품질 좋은 부품 만들어서 공급하면 좋습니다....다만 모 자동차 회사이야기를 해보면...
자동차 회사를 떠나...(커다란)외쿡 기업들은 품질 좋은 부품있으면 부품사서 조립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더군요. 반면, 모 자동차 회사는 품질을 떠나..... 대충 엇비슷하게 만들어서 장착합니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고생이고, 가격이 저렴하냐 하면, 가격은 세계 일류급. 어떤분이 자동변속기 가격을 비교해서 작성한 글을 보았는데....자동변속기 가격이 일류급이더군요. 부품의 자급자족이....이런 피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기업이 오너체제 경영이라는 이유만으로 크게 성장했을까요? 살펴보면... 다른 이유들로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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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피자 사태에서 불거진...
과연 계열사가 계열사에 납품하는게 정당한가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의문이 필요합니다.
순환출자를 이용한 문어발식 확장이 우리 대기업의 성장 발판이니까요.
과연 사다쓰는 것 보다 계열사에 납품받아 오는게 품질이나 주주의 이익에 합당한가?
왜 외국 기업은 사다쓰는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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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재벌기업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삼성일가의 처신은 문제가 많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물려주려고 하는 이재용 씨는 경영능력에 있어서는 여러번 무능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재벌의 폐해이고 대단한 기업을 위태롭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번 건은 할 수만 있으면 뜯어말려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화 되려면, 먼저 '도덕적'이어야 되지 않을까요?
경영이나 경제 이론에 대해 모르지만,
그냥 돈 잘버는 건, 그냥 돈 잘버는 걸로 끝인거죠.
삼성이 우리나라의 선진화에 이바지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개조하여, 자기네들 돈 더 벌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