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사람은 참 귀가 얇은 동물입니다.

제 평소 지론대로라면 아이는 <절대로 뛰어놀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키워왔습니다. 일주일에 2~3번 가는 40분짜리 문화센터 수업도 모두 활발하게 뛰노는 것만 시켜왔거든요.

그런데, 요즘 애 할머니/할아버지로 부터 유치원 얘기가 나옵니다.

사교성의 발당을 위해서 유치원에 보내자고요.

그래서 그럴까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뭐 4세부터 보통 유치원에 보내더군요.

그래서 저하고 집사람하고 둘다 알아보니, 대부분이 일명 '영유', 즉 영어유치원들에 보내고 있었습니다.

4세 아이가 가서 주당 17시간의 영어 수업을 소화해 내는 세상이 제가 살고 있는 세상이더라고요.

게다가 영어수업이 아니더라도 영어로만 원내 생활을 한답니다.

수업료도 대단하더군요. 70~140만원 사이입니다. 여기에 특별활동비용 + 간식비 등을 더하면 20만원 정도 플러스 되고요.

지론만 믿고서 이런 것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런지 이건 완전 신세계입니다.

하지만 저나 집사람이나 '영유는 무슨, 그낭 반일반 놀이방에나 보내자. 그것도 주3일 정도만' 이라고 결정을 대충하고서

애 할머니/할아버지한테 말씀을 드렸더니만

글로벌 시대에 뒤처진 인재가 된다는 둥, 애 공부 안 시킬것이냐는 둥, 다른 애들 영어로 얘기할 때 얘만 말을 못해서

왕따되면 어떻게 하냐는 둥 얘기를 계속 하시더군요. >_<

집사람 이런 말에 살짝 넘어갔습니다. 공부는 잘 했음 좋겠다고 하더군요.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고요.

저는 뭐 이런 말씀드리면 참 속없는 애비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이미 끊어놓고 다니는 아쿠아리움연간회원권도 있는데, 롯데월드 자유이용권을 끊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임직원할인티켓을 각 7.2만원을 주고서 2장 구매했습니다. 벌써. ㅡ.ㅡ;

'짜잔~ 크리스마스 선물~' 하면서 3식구 가입하려고요. 꿈나무회원은 롯데카드를 이용하면 4만원 돈이면 되더라고요.

하여튼 공부야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등생부터 시작하면 되고, 그전에는 실컷 놀았음 하는게 제 지론이고 심정이라서요.

그런데, 이제 애 삼촌까지 가세해서 저를 압박해옵니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애가 뒤처질거라고요. 회사동료들도 한마디씩 거듭니다.

요즘 영유안보내는 애가 어딨냐고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영어수업시간에 애 자신없어서 말도 못하면 어떻게 할거냐고요.

일주일을 이런 말들을 들은 덕분에 귀가 조금 얇아졌습니다.

진짜 저만 갈라파고스에 살고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참 신기합니다. 도대체 얼마들을 벌길래 영어유치원에 한달에 100만원이상씩 척척 넣으실까요.

전 애기 장난감 + 책 + 옷 + 문화생활만 해도 딸내미한테 월 50만원은 족히들어가서 애 키우는게 돈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결국 다른 사람들은 자식들한테 월50 + 교육비100 + 알파를 쓰고 있었다는 것인데 말입니다. 허허.

대한민국 참 희안한 세상이 되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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