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 유도..
2010.12.17 09:52
어제 의료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회사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회사에서 가까운 옆 건물의 건강진단 전문 건진센터에서 받았는데 아주 가관이네요..
원래 일반 내시경은 별로 안좋아하고 수면 내시경을 하려 했는데, 오후에 중요한 일이 있어 이번에는 그냥 위조영술로 하려 하니 병원에서 노골적으로 싫어하는군요.. 아마 의료보험 수가가 차이가 많이 나나봅니다.
처음 접수하는 아가씨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안내해 주었지만 약먹고 몽롱한 기분에 중요한 업무를 할 수가 없어 조금 기다려도 조영술로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각 단계에 만나는 사람마다 계속 내시경으로 유도하려고 하는군요.. 언제 될지 모른다, 얼마나 기다릴지 모른다.. 내시경이 요즘 추세다..
한 5번은 물어봤습니다. 마지막에는 X선 촬영 대기하고 있는데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요즘 추세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위 조영술 해주기 싫은 티를 너무나 냅니다.. 슬슬 화가 나서 그러면 아예 안하겠다고 해주고 대기 의자로 돌아왔는데 앞에 계시던 어르신도 같은 문제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셨나봅니다. 큰소리를 내시니 부랴부랴 그 어르신 먼저 모시고 들어가서 위조영술을 합니다. 한 5분도 안걸리더군요..
대기시간 어쩌고 저쩌고는 모두 내시경으로 유도하기 위한거고, 그 유도에 걸리지 않고 위조영술 하겠다고 한 사람은 그 어르신과 저 밖에 없는 듯 했습니다. 결국 저는 그런 엉터리 병원에 내몸을 맡길 수 없기에 그냥 나왔습니다.
병원도 수익사업이고, 위 조영술이 내시경보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면 한두번정도 권하는것 까지는 이해하겠습니다.
하지만 끝끝내 화를 낼때 까지 집요하게 군다는 것은 아마 병원 원장이나 그쪽에서 단단히 교육을 시켰다는 의미이겠지요?
평소에도 과잉진료 유도로 유명한 병원이긴 했지만 이정도까지 할지는 몰랐습니다. 꼭 용산에 다녀온 기분입니다.
"손님.. 그건 구형이예요.. 이게 더 좋아요~~~"
다시 갈 일은 없지만 적어도 경고라도 주어야 할듯 해서 공단에 민원 넣어놓았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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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12.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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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17 10:21
손님 맞으실래요 ?
까지 나오겠죠. ^^ 조영술과 내시경이 진단할 수 있는 수준에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합니다만. 건강보험이 그걸 내주는지 의문입니다. 40살에 나오는 거 한번 해줄까 말까 할텐데요. 어차피 '수면' 부분은 민간보험이 아니면 해주지 않을 것이고요.
그리고 그 권유하는 사람들.. 의사는 없을테고. 그냥 교육받은 그대로 행동하는 분들일 겁니다. 또 다른 사람이 다른 단계에서도 권유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을 수 있고요. 공단에서도 신문에 나지 않는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엉뚱한데로 불똥이 튀어서 다른 선량한 병원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저런 짓하는 병원은 기름칠도 잘 할 것이거든요.
제대로 진찰을 받으시려면 잘 한다고 소문난 곳에 가서 받으시는게 좋을 겁니다. 의사도 차이 많이 나고요. 병원도 차이 많이 납니다. (의사랑 병원이랑 비슷한듯 해도 많이 입장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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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진단 항목 중 혈액 검사와 같은 것은 그냥 기계에 돌려서 나오는 수치이므로 아주 구형 기계만 아니면 대략 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세밀한 검사는 기본 건강진단에서는 검사해주지도 않구요..
하지만 내시경이나 위조영술과 같은것은 어차피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이기에 의사가 얼마나 꼼꼼히 잘 보아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왕초보님 말씀대로 잘한다고 하는 곳에 가는 곳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단에서 시행하는 직장 건진은 2년에 한번인데 너무 엉터리입니다. 문진 코너에서 의사가 물어보는건 모두 같더군요..
"어디 불편한데 있으세요?"
어제는 그 말 대신 "왜 내시경 안하세요?" 였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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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12.17 11:16
저도 왕초보님 말씀처럼, 건강보험에서 수면내시경을 지원해줄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만.. 그것보다도요... 병의원에서 자꾸 소비자들에게 더 부담이 될 수 있는 검사 쪽으로 유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비보험으로 진료한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뒤탈이 없다는 것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자꾸 건강보험공단 쪽에 뭔가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을 많이 발생시키면.. 나중에 돌아오는게.. 병의원 실사거든요. 첨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진료다.. 환자를 위한 진료다 하면서 보험청구할 수 있는 저렴한 검사를 하다가도.. 결국 비보험이 진리군.. 하면서 맘을 독하게 먹는, 그런 병의원 원장들이 나오게 된다는거죠.
저도 말로 들은거라... 얼마만큼 진실인지는 잘 몰겠어요.
조만간
"위 내시경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라고 이야기 하겠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