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의 세계화에 대한 짧은 생각
2010.12.28 10:16
안녕하세요. 우산한박스 입니다.
작년 즈음부터 떡볶이 열풍이 불어서 작은 떡볶이 프렌차이즈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또한, 범정부 차원에서 떡볶이의 세계화 나아가 한식의 세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는 정부관료들은 뭐가 똥이고 뭐가 된장인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국제적 감각의 부재가 불러온 헤프닝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고 정주영 회장님의 말투를 빌자면..
" 먹여봤어? 해봤냐고? "
외국인들에게 실제로 먹여보았을까요?
외국인들은 떡볶이를 어떻게 느낄까요?
대개의 외국인들에게 '떡'이 주는 식감은 낯설기 그지 없습니다.
동북아 문화권을 제외하고는 떡과 같은 식감을 주는 식재료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카자흐스탄에 설을 보낼 때, 어렵사리 큰 돈을 주고 가래떡을 사다가 동네 분들께 떡국을 대졉해드렸습니다.
결과는 꽝! 국물은 맛있다는데, 떡 특유의 식감은 도저히 입에 안맞는다는군요.
마치 타이어 또는 고무를 씹는 느낌이랍니다.
비단 카자흐스탄인들만이 이러한 식감에 익숙치 않은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다른 글들을 검색해보아도 이렇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떡볶이를 세계화 하고 싶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철저한 현지화' 만이 답입니다.
인도의 커리가 일본의 카레가 되었듯, 포크커틀릿이 돈가스가 되었듯, 스시가 캘리포니아롤이 되었듯.
그렇게 자연스레 해당 문화권에 스며들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예를 들자면.. 떡 특유의 식감을 약화 시킨다던지, 다른 재료로 대체한다던지 해야겠지요.
이것을 고민해야하는거지..
이런건 정말 쓸데 없는 공론이라 생각합니다.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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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28 10:54
머.. 얘기해봤자 뭐하나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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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미국인이 우리나라 떡에 대해 느끼는 걸 알고 충격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쫄깃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데, 미국인들은 이걸 기분나쁘게 질기다고 생각하더군요.
문화차이가 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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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가 답이죠
많은 분들이 필리핀에서 팥빙수를 시도 했지만 결과는 꽝
그들의 할로할로를 도저히 이길수가 없었다네요
태국에선 붕어빵이 잘되는데 필리핀에서는 이마저도 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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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라는게 참 골치아파요. 전 샌프란시스코에 나름 괜찮다는 곳에서 연어스테이크를 먹어보고는, 생선을 먹는 수많은 방법중 참 맛없게 먹는 방법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도 왜 그렇게 먹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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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28 16:24
연어 스테이크는 'rare' 를 시켜먹음 됩니다. 비슷하게 먹을만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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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떡뽁기 잘 먹습니다 ㅎㅎㅎ 제가 한국어를 가르킬떄 학생들에게 해준적이 있는데... (떡뽁기 떡도 아닌 떡국용 떡) 잘 먹었습니다.
중국은 잘 먹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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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12.28 15:27
저는 현지화에 대해 글쎄요...입니다.
현지화라는 이유로 굳이 더이상 떡볶이가 아닌 새로운 음식을 떡볶이라고 만들어야 할까요?
그곳에서 떡볶이를 원한다면 그렇게 현지화 되어갈수도 있겠지만 싫다는 걸 그렇게까지 바꿔서 팔아야하는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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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28 16:28
저는 우리 음식을 파는 것을 우리 문화를 판다고 봅니다. 사실 우리가 우리나라에서 먹는 세계 여러나라의 음식.. 모두 우리나라화 된 음식들입니다. 그나라에서 먹던 그대로.. 절대 아닙니다. 아주 간혹 있을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환영받기 힘듭니다. 심지어는 맥도날드니 피짜헛 같은 것도 미국에서 파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럼 어차피 우리 음식이 아닌데 그딴거 왜팔아.. 장사가 되니까죠. -_-;; 한류 드라마를 팔고, 케릭터 상품을 팔고, 음식도 파는 겁니다. 일종의 브랜드죠. 중국산 벤쯔.. 그딴거 왜팔아 싶지만 벤쯔라 팔리는 겁니다. 우리나라에 팔리는 벤쯔랑 미국에 팔리는 벤쯔가 같을까요 ? 당연히 다르죠. 현지화 합니다. 음식이라고 다를거 하나도 없습니다. 그걸 왜 굳이 벤쯔라고 불러야 하느냐 라고 질문하시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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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렁컨 라이스 에 넘어갑니다. ㅋㅋ
막걸리의 세계화를 위해서 막걸리의 영어 이름을 짓는다고 농림수산부에서 공모전을 한 일이 있습니다.
우승 선정작이 뭐었을까요?
무려......
"Drunken Rice"
이정도의 국제 감각을 가진 분들이 오죽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