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론 뿌듯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중요한걸 빼먹은 느낌입니다.
2011.03.21 01:31
어제 친한 동생과 저녁먹으면서 한탄아닌 한탄을 했습니다.
학교에 너무 남자밖에 없다고.
나이 25살.
여자를 여자답게 만난 적이 몇 번이 있는지..
손가락 다섯개가 많을 정도입니다.
그 동생이 다니는 곳은 그래도 성비가 grotesque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제가 다니는 곳은.. 정말 숨이 막힙니다. 공대는 언덕으로 분리시켜 놓아서 캠퍼스의 절반은 남자만 살아요.
고등학교때 가끔 듣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공대에서 10몇년만에 여자가 한명 들어왔다고 했었어요. 그 과에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고.
그래서 그 과의 대선배가 재학생들과 교수님께 금전적 지원을 받아서 입학한 여자아이에게 마티즈를 사 주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게 그냥 공대의 현실을 희극화한 이야기로만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픽션인줄 알았죠..
그런데.. 저 사건이 생긴 곳이 제가 다니는 학교였습니다. 기계과.
푸핫. 정말 -_-;.. 남자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한참 과제하다가 집에 왔습니다.
전공서적 Reading Assignments하고, 리포트도 쓰고, 코드도 보고, 교양서적도 읽고, 인터넷 강의도 들었습니다.
뭘 좀 한 것 같습니다. 뿌듯합니다.
그런데.. 마음 한켠은 허전합니다.
언제까지 혼자 살아야 하나.
항상 공부 끝나고 늦은 밤에 집에 들어갈때면..
뿌듯함과 동시에 허무합니다.
이 늦은 시간에 전화할 사람도, 전화 올 사람도 없구나.
25년간 뭐 하고 살아온 걸까.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은 서로 애쓰지 않아도 잘 맞는다고 하던데
저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애를 쓰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데..
성비가 맞는 동아리에 가입하니, 막상 학교생활에 좇겨서.. 제대로 참여도 못하고
교회를 2년정도 다녔는데, 생활패턴과 잘 안 맞는 것 같아서 그만 나가려구요. 진심으로, 일요일이라도 늦잠을 자야 다음주의 생활이 됩니다. -_-;;
잠이나 자렵니다. ㅜㅜ
내일 과제하려면 몸에 힘이라도 있어야죠.....
코멘트 26
-
몽배
03.21 05:37
-
클라우드나인
03.21 20:14
새로운 내일을 기대합니다.. ^^
힘내야죠 ^^
-
넘 공부만 하지 마세요..
저는 학부시절 4년 내내 연애만 했지만(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공부하고 싶지만).... 돌이켜 보면 학부땐 jack-of-all-trades가 아닌, 탄탄한 기초세우기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클라우드나인
03.21 20:24
제 성격이.. 무언가 못 배우고 넘어가는게 있으면 '두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연애를 못하고 넘어가면 아쉽기만 하구요. 그래서 사랑에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아주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이 그러더군요.
사랑은 공부와 교환하는 개념이 아니라,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언제쯤 이런걸 느끼게 될까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
맑은하늘
03.21 10:32
힘 내시길... 연애도 좀 하시구요...
학창시절, 연애 안한것이 후회되는 1인... 사랑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지 않나, 잠시 생각해 봅니다.
// 많이 피곤하시겠지만, 가끔... 예배 드리는것 잊지 마시구요... 아침마다 말씀 한구절 씩 보시구요 //
-
클라우드나인
03.21 20:25
그 중요한걸 빼먹고 살아가는 느낌이예요 ㅜㅜ
나중에도 지금 시기에 연애 안한걸 크게 후회할 것 같아서.. 나름 노력은 하고 있는데
워낙 경험이 없다보니...
성경말씀은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
zekyll
03.21 10:52
25세시라구요? 아직 시간은 많고 많습니다.. =)
(저도 32살밖에 되지는 않지만.. 조급해 하지 마세요.)
-
클라우드나인
03.21 20:27
뭐든 조급하면 일을 그르치는 것 같은데 차분히 생각해야겠네요.. ^^
-
맑은샛별
03.21 12:10
너무 오래 여친이 없으면 연애세포가 죽는다고 하던데... 전 아마 완전 말랐지 싶어요. -0-
공부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이성과 데이트도 하세요.
바람둥이가 될 필욘 없지만... 연애는 삶을 활력이 넘치게 하는 것 같아요.
-
클라우드나인
03.21 20:28
데이트할 이성을 찾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여자를 정말 모르나봐요. 컴퓨터는 그래도 모르지는 않는데..ㅜㅜ
-
다마네기
03.21 14:03
정 안되면 프린세스 메이커가 되시는 것도...
요즘... 내게 맞는 여자를 찾느니 내게 맞는 여자를 키우자...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ㄴ-;;
-
클라우드나인
03.21 20:29
몇살짜리를 키워야할까요;;
일단 4살은 최소한 어려야겠죠? ㅋㅋ
-
김강욱
03.21 14:37
25세시라구요? 아직 시간은 많고 많습니다.. =)
(저도 42살밖에 되지는 않지만.. 조급해 하지 마세요.)
헤헷...zekyll 님 쏘리~♪♬ 쏘리~♪♬~♪♬
-
클라우드나인
03.21 20:29
차분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
-
큐브
03.21 14:39
25살이시면 저랑 동갑이네요 ^^ 일단 반갑습니다 ㅎㅎ
근데 꼭 학교에서만 여자를 찾아야 하나요?
저는 한번도 학부에서 여자친구를 만나 본적이 없네요.
심지어 CC를 해본적도 없습니다.
찾아보면 이성을 만날곳은 많아요.
정말 연애하고 싶으면 길을 걷다가 괜찮은 여자분이 있으면 말 걸면 되잖아요.
세상의 절반은 여자입니다.ㅋ
-
클라우드나인
03.21 20:30
워낙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도 어렵네요.
그나마 학교에 있으면 반강제로(?) 자주 보기라도 하는데..
학교밖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
큐브
03.21 14:45
음,.공부하느라 바빠서 연애를 못한다는건 맞을수도, 틀릴수도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고시생들도 연애 잘 해가면서 하루에 순 공부시간 11시간씩 찍어요.
계속 공부하다가 1주일에 한나절 정도는 여자친구 만나서 스트레스 푸는것도 참 좋은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이번에 개강하면서 소개팅이 몇 자리 들어왔는데
저랑 나이도 같으시고 하니까.
혹시 관심있으시면 하나 하실래요?;;;
-
클라우드나인
03.21 20:33
고시생이 11시간이면 시간이 부족한게 아닐까요?
사법고시 기준으로 합격자 평균이 순수공부시간만 15시간이고, 그냥 고시생 최저시간이 10시간으로 알고있습니다.
고승덕씨는 17시간이구요..
저도 잠깐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14시간정도가 롱런가능한 체력적 한계였는데
여기서 하루 연애시간 3시간정도 빠지면 11시간이 나오네요.. ^^;
-
2월의언덕
03.21 15:36
학교에 꼭 이성이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요.
여대에는 과가 아니라 학교 전체에 남자라고는 없지만 그래도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니까요. :)
-
클라우드나인
03.21 20:36
그러고 보니 여대다니는 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려나요? ^^;;
-
해색주
03.21 15:41
저는 25살 겨울에 결혼했는데요. 연애 별거 없습니다. 그냥 손잡고 만나고 행복하고 그러다 결혼하고 애생기고 남들처럼 사는거죠. 근데 한국에서는 남들처럼 살기가 정말 힘드네요. 아, 고등학교때 문과 간 것을 요즘에서야 진지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
뭔가 엄청나게 부럽습니다..
-
클라우드나인
03.21 20:38
그런 행복이 좋아서요.. ^^; 지금은 혼자서 살아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언제까지 혼자서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가끔 들구요.. 부럽습니다. ^^
-
훗. 29되실때까지 안생길겁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공대 기계설계과 나와서 회사에도 남자들만 바글거리고...
아하하핫~ 아무렴 어때요~ 이렇게 한평생 살다 가는거임~ 아하하하하하핫
-
클라우드나인
03.21 20:39
으하하핫.. 이렇게 살다 가야하는건가요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일 뿐이니.......!!
뭔가 슬퍼요 ㅜㅜ
-
왕초보
03.22 07:22
남중 남고 공대 군대 실리콘밸리까지 철저한 테크트리를 탔는데 결혼하게 되네요.. 토닥토닥.
남고..공대..그리고 쭈욱~
동감합니다..
힘냅시다.. 내일은 뭔가달다라지겠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