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했던 사촌형이 영원히 떠났습니다.
2011.04.06 05:50
마음 아픈 이야기 이지만, 이래저래 생각이 나서 주저리 적어봐도 될까요?
큰집의 큰 아버지는 유독 큰 아들을 사랑하셨고 박사 아들이라며 매우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줬습니다. 그 큰아들이 장가를 가서 아들을 낳자 그 손자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며 벌써부터 생각을 하고 계셨다죠. 큰 아버지에게는 차남도 있었는데요. 이 둘째 아들에게는 항상 엄하게만 대하셨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그 큰아들이 엄한 아버지의 성격을 닮아서 같이 자기 동생에게 엄하게 대했습니다.
제 기억에 고등학교 때 까지 정말로 친절하고 같이 많이 놀아줬던 둘째 형이었는데요. 대학을 어디로 갔는지 잘 듣지 못했고, 그 다음에 서울에 취직하러 갔다고 했는데, 그 뒤로도 연락을 못하다가 언제부터인가 가족이랑 틀어져서 큰집 제사때 안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2007년도에 제가 부천에 살 때 정말로 몇년만에 만나서 남자 친척들 끼리 술마시고 연락처 주고 받고 그랬네요. 그게 마지막일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때도 장난감들를 많이 만지고,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집에 큰 LCD가 있고 그런것에 재미를 느끼던 형이였는데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서울 생활하기 쉽지 않은데 친구는 많은 지 직장일은 순탄한 지 잘 몰랐습니다.
오늘 한참 제 결혼 이야기 때문에 대전의 어머니와 국제전화를 할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이래저래 선물 물품을 같이 이야기 하시다가 "아들, 그런데 오늘 나쁜 소식이 하나 있네. 어제 OO형이 자살을 했대. 그렇게 집에서 차남은 안 챙기더니만 너무 외로웠나봐."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남에게 그렇게 친절하고 재미있었던 형이 어째 가족이랑 트러블이 생겨서 결국 이렇게 까지 왔나 놀랐습니다. 대학 졸업했으면 성인이고 가족과 소원해도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할 수 있는게 아닐까 라고 도 생각했습니다만, 우울증 증상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가끔 겪었지만, 이거 정말로 무서운 병이죠.
이래저래 말씀이 길어졌습니다만, 우선 출가한 다 큰 성인이였으니 큰아버지나 그 가족이나 누구 한명을 탓을 하기도 힘들고요. 저도 가끔 형을 네이트온에서 봤을 때 말을 못 걸은게 지금도 한이 됩니다. (이제 형 아이디는 리스트에서 지워야 겠네요.) 그리고 우울증은 정말로 무서운 병인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정말로 앞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 항상 주변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나 자신도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다닐때 설날이면 큰집 다락방에서 모여서 동그란 딱지를 갖고 놀던 생각이 많이 기억나네요. 웃는게 참 멋있었던 형이었는데 말이죠. 에휴...
코멘트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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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4.0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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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감사합니다. 힘내서 결혼식장에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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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4.06 06:14
어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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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감사합니다. 저도 남동생이 있는데요. 너무 엄하게 대하면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메일 보내서 지금까지 빚 100만원을 탕감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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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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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많이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남들에게 잘 하면서 살아야 겠다고 다시 다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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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록알밥
04.06 07:42
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무 외롭지' 않도록 해야 겠어요. 제 주변 사람도 다시 한번 챙겨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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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4.06 07:52
안타깝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상황을 보니 제 경우와 조금은 비슷한 느낌이네요.
저도 둘째거든요. 장남만 편애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죠.
형과도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 형으로 부터 잦은 구타을 당했거든요.
남동생은 눈치가 빠른편이라 형 옆에 붙어지만 여동생이 저를 많이 위로해 주었죠.
그래서 어렸을 때 형이나 남동생이랑 놀았던 기억보단 여동생이랑 놀았던 기억이 더 많아요.
지금도 형이나 남동생과는 썩 좋은 관계라고 할 순 없지만...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아버지께서 하셨던 행위들도 가부장적이고 약간은 독선적인 성격탓이라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해요.
형도 결혼해서 출가했고... 남동생도... 여동생도 모두 결혼하고 저만 남아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네요.
옛 일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나가서 살고 싶지만... 늙으신 아버지를 보니 측은하기도 하고...
그렇게 애지중지 아끼던 큰아들은 집에도 자주 오지 않는 걸 보며 내가 떠 안아야 할 짐인가 보다 생각해요.
사는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쉬운 것도 아니고... 견뎌내야죠.... -_-
파리님도 힘내시고... 떠난 사람은 고이 보내드리는 것이 맞는 듯 하네요. 위로를 전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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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단 가족들에게 잘하는것이 중요하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행복하세요 케이퍽 가족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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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04.06 08:24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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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울증 생각보다 무서운 놈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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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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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더이상 외롭지 않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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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
04.06 10:0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위로 누나, 아래로 남동생 있는데 제가 제일 많이 이쁨받고 자랐음에도... 지금 저를 보면 참 부끄럽네요.
그래도 동생은 기죽지 않고 저보다 더 잘 지내서 제가 참 많이 미안하더군요.
파리님 덕분에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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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은 가족분들 상심이 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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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글 입니다..
우울증은 병입니다. 혼자 어떻게 안되는 것이지요. 혹시나 내가 우울증에 걸린것 같다..생각하시거나 주위에서 '너 좀 이상하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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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힘내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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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쟁이
04.06 11:13
에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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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4.06 11:42
명복을 빕니다...
우리 사는 세상.. 둥글 둥글 살아야 하는데... 마음이
안좋네요.가족들에게, 가까운 이들에게 더 잘 해줘야하겠다 생각하면서...
우리 사는 삶들이, 너무 힘든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큰아이, 작은 아이.. 장녀, 장남에게 신경 더 많이 써주고... 더 같이 놀아주고..
같이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생각합니다.속마음은 안그럴지 모르지만, 아니... 속마음도 그런데요...
저 아이에게 공부하지 말라고 합니다. 먼저 인간이 되야한다.. 성격이 좋아야한다.
집안일도 해라... 그러는데...우리나라 부모들, 너무 공부, 공부 하는것 같네요.../ 집안일 돕는것도 안시키는것 같고..
제가 범생이로 살아보니, 범생이, 좋지 않더라구요... 물론 행복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 자신이 행복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데...공부만 잘하는 것...보다, 성격 좋고, 둥글 둥글하고... 자신이 맡은일 잘 헤쳐나갈
능력.. 자신감.. 어느정도의 공부(전 그것이 우리나라 공교육.. 중간정도의 성적혹은
중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 취업하는데 힘들겠죠 !!! 악순환..의 반복)
초등 5년, 중 2... 너무 바쁘게 사는것 같습니다...
아이, 컴 많이 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컴 부팅 패스 문자로 가르쳐줘야겠네요 !
(오늘만...)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희 집도 남자가 저뿐인지라 거의 왕따죠 ㅠ_ㅠ
스트레스 받고 하면 하루종일 걸어 댕기면서 이것저것 보며 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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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04.06 15:49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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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다 떨쳐버리고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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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4.06 19:1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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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kyll
04.06 19:38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타깝네요.. -
SON
04.07 08:1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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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보이는 이나라..모두 웃고 있지만 그 이면엔 깊은 슬픔이 암덩어리처럼 자라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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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
04.07 09:0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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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제가 서울에 올라갈 때마다, 아니면 채팅창에서라도 자주 만나서 말을 걸어볼 껄 .. 이라고 후회가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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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네요.
에고....
힘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