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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덕후틱한 제목의 책이냐구요? '군사' 관련 내용을 담는 책이기는 하며 그것도 '밀덕후'의 성지인 20세기의 전쟁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결코 밀덕후가 '하악~하악'하며 읽을 책은 아닙니다. 군사적인 내용이 있기에 군사와 병기에 대해 단 하나의 흥미도 없는 사람이라면 읽기 거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20세기의 전쟁에서 벌어진 실패 사례들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작전과 첩보의 실패 사례, 실패한 병기들의 개발 과정의 문제점, 겉보기엔 성공한 듯 하지만 그 과정의 삽질(?)이 심각한 사례들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실패 사례는 '사람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이미 문제점은 충분히 드러났음에도 그것을 은폐한 경우, 아랫선의 문제 보고를 윗선에서 무시한 사례, 경쟁자들을 분석하지 않고 자기 만족으로 작전을 짜고 무기를 개발한 무뇌아들, 그냥 남들의 좋은 것만 아무런 분석 없이 따서 무기를 만들다 삽질한 사례 등 대부분의 문제는 '사람'의 잘못임을 지적합니다.

 

일본의 발전소 참사도, 우리나라의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도 사실 그 문제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사람'들이 무시하고 가볍게 여긴 결과 참사가 커졌습니다. 대부분의 사고와 실패는 결국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보이는 경고를 무시하고 일을 벌이기에 벌어집니다. 이 책은 그것이 극단적으로 커진 사례를 보여주며, 여기에서 보여주는 사람들의 삽질은 결국 우리나라와 전 세계가 지금도 벌이는 삽질과 비슷합니다.

 

군사 관련 책이기는 하나 내용이 무겁거나 너무 어렵지 않고, 쉬운 문제로 되어 있어(가끔 오타가 보입니다만) 읽기는 편한 책입니다. 책 값도 저렴한 만큼 어떠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머리를 쉬는 차원에서 읽어보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추신: 이 책은 2권까지 나와 있는데, 1권에서는 처음부터 '대한민국 독립을 도운 일본인 3인방'의 한 명인 무다구치 렌야의 삽질기를 보여줍니다. 그 인간의 행적을 보면 우리나라 6.25때 일부 장군급 지휘관들의 무능함과 오버랩이 되며, 그 인간들만 없었어도 통일은 되었거나, 최소한 지금보다 덜 피를 흘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독립을 도운 3인방, 반대로 말하면 일본제국을 말아먹은 3인방들은...

 

- 도조 히데키(전시 내각 수상. 무리한 통치로 결국 핵을 맞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 츠지 마사노부(일명 작전의 신. 황당한 전략과 전술로 과달카날을 비롯한 남방작전을 말아 잡수신 분. 하지만 자민당 의원까지 해드신 극우.)

- 무다구치 렌야(버마 방면 군 사령관. 보급을 무시한 침공 작전으로 병력의 90%를 말아먹고 자신은 부정부패로 얼룩져 버마전선을 말아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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